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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대학원 졸업 전후 근무시간에 대하여

IF : 5

2020.11.06

7

9496

(스압주의)

얼마 전 글 몇 개 흘렸던 회사원입니다. 작년 이맘땐 박사디펜스를 준비하고 있었고요.

간만에 들어왔다가 근무시간 얘기 보고 또 썰을 털러 글쓰기를 눌렀습니다.

그냥 흘려 읽어주세요.

(금요일인데 불러주는 사람도 없고 집에서 향초 켜놓고 할일 없어서 쓰는것 맞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자율출근제였습니다. 대신 교수님이 아침에 찾을 때 없으면 뭐라 하는 그런 분위기ㅋ 그럼에도 다들 '자율출근제라며!'하는 정신으로 오고 싶을 때 알아서들 적당히 오는 멋진 분들로 가득한 곳이었죠(결국 교수님이 먼저 포기함).

-학교 앞(이라곤 하지만 집에서 연구실까지 편도 30분 소요...)에서 자취하던 저는 보통 10시~10시반 사이 출근을 했습니다. 초반엔 그래도 10시까진 갔는데... 말년차 되니 점점 늦어지더라구요ㅋ

-제 루틴은 이랬습니다. 7시~8시 사이에 일어나서 집앞 헬스장에서 아침운동을 살짝 조져주고 씻고 출근하면 저 10시~10시반 시간이 나왔어요. 운동 안하는 날엔 좀더 잤구요. 그러다 퇴근은 보통 8시쯤 했던 것 같네요. 10.5 to 8 (도어투도어 10 to 8.5) 정도의 스케줄이 나오는군요.

-정말 늦게 퇴근할 때는 보통 집가는 버스의 마지노선인 11시반, 혹은 아예 날짜를 넘겨 12시~1시에도 많이 퇴근했었습니다. 주로 8~9시쯤 막 뭔가 잘 되어가서 퇴근하긴 아깝고 에잇 일단 하던일 계속 해보자 하다가보면 10시반이 되어있고 그렇더라구요. 학기중에는 연구실 앞에서 집앞까지 가는 심야셔틀이 운행돼서 그것 타고 많이 다녔습니다. 셔틀버스 기사님들께 이 자리를 빌어 무한 감사를...

-주말에도 종종 학교에 나갔는데, 제 작은 노트북으로 작업하다 욱해서 학교행 버스를 타기도 했고... 뭐 그랬습니다. 주말에 나가고 들어오는 시간은 랜덤했는지 잘 기억이 안 나네요. 토요일 오전마다 랩미팅이 있던 고난의 기간도 있었는데, 오전엔 랩미팅하고 오후엔 힘들어서 뻗어있다보면 저녁먹을 시간 되면서 토요일이 삭제되더라구요.

★교수님들 주목★ 평일 랩미팅은 대학원생에게 필수/최고 복지 중 하나입니다.


-그 뒤로 1년 정도가 흘러, 이번주는 정말 루틴하게 8 to 7.5의 삶을 살아버렸더군요. 집에서 나가서 들어오는 시간으로 하면 7 to 8.5 정도가 됩니다. 그러고보니 대학원때랑 퇴근은 비슷한데 출근시간이 3시간 앞으로 갔네요...... 내가 그렇게 살고 있구나 지금.

-단순히 시간만 놓고 비교하긴 좀 어려운게... 업무 강도가 비교가 안됩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지금의 업무강도가 대학원 때의 3배 이상인 것 같습니다. 대학원 때는 연구 관련해서 수다 떨기도 하고(물론 연구 안관련해서 수다떨던 기억이 더 많음) 머리 식히러 잠깐 혼자 산책도 하고 커피도 마시러 가고 그랬는데, 얼마 전에 지금 제 부서 선배들이 그러시더군요. "우리가 어쩌다가 잠깐 커피마시러 갈 시간도 없이 일하게 된거지 요새?"

-그래도 회사에서 실험실을 바삐 오갈 때 보면 커피 들고 얘기하며 서 계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어째 저희 부서만 이런 것 같기도 해요.

-대학원때로 돌아간다고 해도(생각만해도 끔찍하지만), 지금처럼 살 것 같진 않습니다. 일단 몸이 힘들구요. 실험할 땐 몸이 바삐 움직이는 게 좋지만, 실험 결과를 정리하고 분석할 땐 약간 여유를 두는 게 개인적으로는 더 좋은 것 같습니다. 회사는 결과에 대해 고찰할 여유 따위를 주지 않고 결과물과 분석이 따다닥 나오기를 원하는 곳입니다. 때로는 시간이 조금만 더 있었으면 다들 더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을텐데... 싶기도 한데 쪼아대는 회사의 입장도 이해를 합니다. 시간과 질의 밸런스를 잘 맞추는 일이 필요한 곳 같아요.

-회사에서는 아 좀만 더 생각해보고 퇴근하자 이런거 없더라구요. 일단 일찍 출근하는데다가 쉴새없이 일하니 몸이 금방 지칩니다. 저녁 먹고 뭐 좀 하다보면 내일의 출근을 위해 얼른 집에가서 자야되는 시간이 나오기도 하구요.


-회사의 근무시간하면 주52시간 얘기를 또 해야죠. 정확한 계산은 봐도봐도 어려워서... 대충 매월마다 그 달의 주 평균 근무시간이 52시간을 안넘게끔 관리한다는 뜻입니다. 평일만 나간다고 치면 하루 평균 10.4시간, 여기에 점심저녁 먹는다 치고 1.5시간을 더하면 회사에 최대 하루 11.9시간을 머무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매일 8 to 8하면 52시간 꽉 차요.

-하지만 주말근무가 또 있죠... 초과수당을 위해 말그대로 생계형으로 주말근무를 하시는 분도 있다고 들었지만, 특히 젊은 직원들은 반드시 주말동안 봐야하는 일이 있지 않은 이상 어지간하면 집에 있으려고 합니다. 월초에 주말근무나 초과근무 달려놓으면 월말에 진짜 필요해질 때 근무 못하게 되는 수가 있어서 초반에 관리를 잘 해놔야 합니다.

-그렇게 근무시간이 평균을 넘길 위기(=합법의 가장자리)에 처하면, 그 주는 주말에 아예 회사 문을 못 들어오게 막아버립니다. 정말 과다한 경우에는 평일도 그렇게 만들기도 합니다. 저는 한참 바쁠 땐 주말에 종종 차단당해 봤어요. 차단 대상이 되면 미리 알림이 오기 때문에 모르는 상태로 입구컷 당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이상 5개월 연속 50+시간 초과근무한 직장인이었습니다.

이번 주말엔 월초부터 근무시간 관리를 위해(X) 쉬려고(O) 주말에 안나가기로 했습니다 아싸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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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개

2020.11.06

오.. 제 지금 연구실라이프도 비슷한것 같습니다. 운동도하고, 쉬고싶을때 쉬는데 역시 학생일때가 좋긴 좋은거군요
Georges Bizet*

2020.11.06

포닥하면 주 52시간 제약 안받고 자기가 하고싶은 연구 마음껏 하면서 대학원때처럼 일할수 있는게 회사보다 좋은 점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20.11.06

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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