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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이 수정되지 않는 박제글입니다.

석사 3학기, 자퇴를 고민중입니다.

2025.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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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석사 3학기째이고, 이제 다음 학기면 4학기차인데 자퇴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학부 4년 졸업 이후 기존에 다른 전공과 관련한 다른 필드에서 일을 1년 정도 하다가, 1년간 대학원 입시를 하고 석사과정으로 들어와서 지금은 스물아홉입니다.

직종전환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절반, 재밌고, 연구를 해 보고 싶다는 마음 절반으로 원하던 학교에 인턴생활 없이 바로 연구실에 들어오게 됐습니다.

처음에 들어왔을 때에는 아직 연구가 어떤 방향으로 이루어지는지 잘 몰랐기에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하다 생각하여 교수님께서도 그렇게까지 부담을 주시진 않았는데, 막상 연구를 하려다 보니 어떤 주제를 생각해 보아도 다 안 되는 이유가 보이거나 이미 비슷한 연구가 있더군요.

다른 박사과정 선배들이나 동기들 일을 도와주면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겠지 싶어서 도움을 줘도 막상 제 연구에 대한 아이디어는 떠오르질 않아서, 공부는 많이 했는데 결과적으로 남 좋은 일만 하고 졸업은 앞둔 채 논문에 대한 방향성도 잡지 못한 상태입니다.

석사 2학기차가 됐을 때 원래도 우울증을 앓고 있었던 것이 너무 심해져 하루에 다섯 시간을 울고, 새벽 5시가 되어야 겨우 잠에 들었습니다. 차에 치이면 쉴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고, 죽고 싶은 충동이 너무 심해서 교수님과 면담 후 휴학을 한 학기동안 했었습니다.
휴학한 기간 동안은 쉬면서 여기저기 여행이라도 다니니 마음이 편하긴 했습니다. 실제로 건강도 많이 좋아졌었고요.

복학을 하고 다시 연구를 하려고 하니 이전과 마찬가지로 좋은 아이디어는 없고, 브레인스토밍을 하고 연구 주제를 잡으려고 열심히 공부를 해 봐도 답이 없는 것 같아서 건강과 정신이 다시 악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시작한 거 어떻게든 끝내면 되지 않을까 했는데 시간만 흐르고 어느새 3학기가 됐습니다.

연구실 분위기도 각자도생하는 분위기라 온보딩이나 사수도 없었고, 더군다나 교수님도 학생들에게 오더를 주시는 분이 아니라서 붕 뜬 채로 오래 있다 보니 더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정작 제가 더 열심히 찾고 노력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아서 동기들은 벌써 졸업하거나 논문을 냈는데 한심하네요.

최근에는 그래도 제 논문을 써 보라고 하던 교수님도 다른 학생 논문을 돕고, 거기서 파생해서 학위논문 제출하고 졸업하라고 한 이후로 랩미팅도 사라졌습니다. 참여하고 있는 사업이 있어 졸업 시기를 늦출 수 없기에 교수님도 최후통첩을 하신 건 알지만, 스스로 연구자로서는 완전히 낙제점이라고 생각하게 된 게 이때쯤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끝은 봐야지 하면서 버텨 왔는데, 막상 다른 학생을 도와서 논문을 쓰려고 해도 파생할 만한 게 보이지 않아서 이대로 가면 졸업은 못 하겠구나 싶은 생각이 먼저 듭니다. 건강도 많이 악화되어서 졸업보다도 내가 먼저 부러지겠구나 하는 생각도 크네요.

막상 자퇴를 생각하니 그 이후엔 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더 모르겠어서 두려운 게 더 큽니다. 이 나이에 경력도 단절된 상태로 취업을 하자니 취업시장은 얼어붙었고 자퇴 후 몸과 마음을 가꾸고 다시 석사를 하기엔 나이가 너무 많고 똑같은 고초를 다시 겪게 될 것 같아서요.

어떻게든 졸업을 하고 취준을 하는게 베스트라는 건 알지만 이미 망가진 채로 능률도 안 나오는 걸 억지로 쥐어 짜내면서까지 졸업을 해야 하나 고민입니다. 목표로 하는 직장이 이 학위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그것 하나만을 보고 온 거였는데, 정작 제 몸과 정신이 견디질 못하니 허탈하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유롭게 의견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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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2025.11.03

매주 한 편이라도 논문 리뷰를 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반 년, 1년, 수 년 간 했는데도 시야가 트이지 않았다고 생각되면, 망설일 필요 없이 다른 길로 가시면 됩니다. 또한 분야마다 다르겠으나, 일단 부딪히기가 가능하다면 이것도 방법입니다. 남들 다 해본 실험이라도 뒤따라서 해보세요. 석사로서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하고 뜻 있는 길이며, 운이 좋으면 여기서 새로운 관점을 얻게 되겠지요. 단지 그 뿐인 심플한 이야기입니다.
스트레스는 스트레스라고 여기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누구나 알 테고, 사람이라면 똑같이 헤쳐나가지 못 할 정신적 난관입니다만, 그럼에도 지금의 작성자 님께서는 초조해 보이시고 스스로에게 과한 시련을 주고 계신 듯 하여 뻔한 말씀을 드립니다.

2025.11.03

잘은 모르겠으나 글쓴 분께서 많은 심적 고생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상황 속에서도 어떻게든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신게 느껴집니다 비록
성과가 없다고 할지라도 글쓴 분께서 피땀흘려 들인
노력은 언제고 자산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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