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지금 저인 것 같습니다 ㅠㅠ 진학 예정인 랩에서 졸업프로젝트를 하는데요 저희 교수님은 제가 열심히 하고 재미있어한다고 띄워주시고 진학 말씀도 드리기 전에 제 연구 도와주시겠다고 빵빵한 교수님들이랑 매주 미팅하게 해주시고 (덕분에 아주 바쁩니다...) 지피유도 사주시고 밥도 사주시고 벌써 랩 소속된 것처럼 대해주시는데
저는... 너무 못합니다. 제 학점은 2.9/4.3이고요. 학부때 우울증 이슈로 많이 놀고 공부를 안했습니다. 그나마 C가 안나오고 B가 나오는 분야로 진로결정한 건데요. 아무래도 A는 안 나오는 불성실 학생이었으니까 전공지식이 꼼꼼하진 못하고 좀 어설프고... 텍스트 공부하는 습관이 많이 안 잡혀 있습니다.
나쁘게 말하면 나는 내신식 시험보다 연구가 좋다, 압박이 없고 자유로우니 이번엔 잘할거라고 자기위로를 하며 사실상 도피성 대학원을 왔다고도 할 수 있겠죠. 지금 학점으론 취업을 못하니까! 어릴 때부터 골방 연구자 타입이란 말은 들었는데 그래도 전공이랑 이렇게 안 맞는 놈이 어떻게 에이스가 되겠냐... 같은 자괴감도 요즘 많이 드네요.
아 왜 심란했냐면요 제 공부 지도해주시려고 섭외된 다른 분야 교수님이 공부를 많이 헤야할것같다 그렇게 설명하면 큰일난다 (전공 얘기는 아니고 연구 내용인데 제가 흔치 않게 노베이스에서 시작해서 자꾸 빵꾸가 남) 이거와 이거의 차이가 뭐게요? 아 모르네~ 하면서 장난도 치시고 글고 이 사이트에서 이런것도 한번 공부해봐라~ 하셨는데
제가 배경지식 공부는 허술하게 하고 챗지피티 없으면 아무것도 모르면서 괜히 연구하는 척한다고 나댔나... 싶어서 아차 했습니다 너무너무 제 자신이 부끄럽고 자신감도 공부습관도 없도록 살아온 과거가 싫어서요 ㅠ
하나하나 알려주시고 도움 주시는 교수님께 너무 감사하고 학부 때 무기력하던 시절과 달리 쉽게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환경이라 무너져도 다시 일어나고 싶고 교수님이 뭘 시키시면 다 해와서 성장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하지만 버티는 근력이 안 길러져서 끈덕지게 이해할 때까지 텍스트 봐야 하는 걸 아는데도 미뤄버리게 되네요... 머릿속에서 날아가면 안 날아갈 때까지 보면 되는데! 참 제가 밉습니다
제가 진짜 무능력해서 자책해도 어떻게 처음부터 잘하겠어~ 해주셨던 착한 교수님이셨는데 이번엔 진짜 못참으셨는지(?) 공부할 것 이것저것 지도편달해주신게 너무 감사하면서도 자기확신이 없어서 멘탈이 흔들렸네요. 또 못해서 실망시켜드리면 어떡하지? 하는 마음이 큽니다.
저는 심지어 정식으로 뽑힌 연구생도 아니고 졸속 전형이라 더 자신감이 없네요ㅠㅠ 교수님이 자신감 가지라 해주셨는데... 사람은 쉽게 안 바뀌고 일단 공부를 해야 믿을 구석이 생기겠죠? 김박사넷에 이 글만 올리고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와중에 주말출근도 한다고 자꾸 유세부리고 생색내는 제가 참 바보같네요 연구생은 처음이라 너무 설레고 기쁘고 행복합니다 요새... 매일 출근하고싶어요 제 자리가 있고 컴퓨터가 있다는게 너무 감사해서 눈물나요 받은 만큼 열심히 해야겠어요 눈물흘릴 시간도 없게 공부할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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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5개
2025.07.10
누적 신고가 20개 이상인 사용자입니다.
네 이런거 쓸 시간에 공부좀 하세요...학점 2점대면 진짜 난감하네요. 와 씹 나 개미쳤다 할정도로 죽어라 하셔야되요. 그냥 님 기준에 열심히 했다 정도가 아니라...
대댓글 1개
2025.07.10
따끔한 조언 감사합니다....
2025.07.10
일단 대학교는 비슷한 수준끼리 모아놔서 학점=노력입니다 저는 못하는 친구들 알려준 경험이 좀 있는데 못하면 열심히라도 하면 최상위권은 아니더라도 상위권까지는 가는것같아요 열심히 해보세요 본인 인생은 본인밖에 책임 못집니다 글을 읽어보면 공부를 싫어하시는것같아요
대댓글 2개
2025.07.10
들켰네요...ㅠ 고교시절 말고 공부를 한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이번에 안되면 제로부터 시작한다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2025.07.10
공부를 잘하거나 연구를 잘하는 학생들도 열심히 공부나 연구를 했기때문에 잘해진것입니다 그들도 못하던 시기가 분명히 있었을 것입니다. 무엇이든 노력이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2025.07.10
그래도 이렇게 글로라도 풀어내셔서 맘이 조금 나아지셨을 것 같아요.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하면 됩니다!
대댓글 1개
2025.07.10
응원 너무 감사합니다! 맞아요 일기를 썼네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2025.07.10
연구도 결과를 해석하지 못하면 꽝입니다. 그 결과가 우수한 결과인지 잘못된 결과인지 판별할 수 있는 수준의 이론은 잡혀 있어야지요.
다른 학생들 4년 걸리는 공부, 1년만에 끝마치려면 대단히 큰 노력이 필요할 것 입니다. 그래도 연구 하면서 불필요한 부분은 건너뛰고 빨리 볼 수 있겠지요. 하루라도 빨리 재수공부하듯이 공부하셔야 따라가실 겁니다.
대댓글 1개
2025.07.10
감사합니다. 남들 네 배의 노력을 들이겠습니다.
2025.07.11
누적 신고가 20개 이상인 사용자입니다.
흔히 학벌 때문에 학점이 크게 관심을 못받는데 (입시준비생 및 학부모 대상), 솔직히 학점이 매우 큽니다. 비슷한 동료들 사이에서 고학점은 그 자체로 인정을 받은겁니다. 학점 더 챙기시구요, 우울증 때문이다? 그건 핑계죠 솔직히. 저도 우울증 약 먹으면서 과탑했습니다. 객관화를 기반으로 남들 놀때 더 노력하셔야합니다. 억울해도 따라가려면 어쩔 수 없어요. 포기없이 얻는건 없어요
대댓글 1개
2025.07.11
감사합니다. 2년 동안 워라밸을 포기할 각오로...
2025.07.12
이번에 안되면 제로부터 시작, 워라밸 포기, 이런건 다른 대학원생들도 다 하는거에요. 님은 그런 대학웜생들보다도 더 열심히 해야하는 상황인데, 다른 대학원생들 중에서 열심히 하는 사람 찾고, 그 사람보다 5~10배는 열심히 해야합니다. 그러면 분야마다 다르지만, 실력은 몰라도 실적은 좋은 석사/박사가 될 수 있습니다.
2025.07.13
학부 학점은 그저 성실함, 노력에 대한 지표일 뿐이지 실제로 연구능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도저히 내미래에 도움 안될것 같고 듣기 싫은 수업의 고학점을 얻기 위해 비효율적인 시간낭비를 꾹참고 하는것은 특히나 어렵다는것에 공감합니다. 지금이라도 마음을 먹으셨다면 다행입니다. 다행히 성장을 지원해줄 교수님도 있고 좋은 환경인것 같은데, 거기에 챗지피티와 유튜브등 세상이 좋아져서, 노베이스도 노력만 하면 따라잡기 쉬운 세상입니다. 지피유 말씀하시는거 보니 AI계열일 거 같은데, 학부때 수업 하루 2~3시간 주 3~4회 듣던거 효율 꽉채워서 하루 10시간씩 매일 때려 넣을수 있어요. 심지어 제대로 공부했다면 아는게 많아질수록 학습효율도 올라갑니다. 항상 공부해도 다음날 공부할게 이미 넘칠겁니다. 열심히 하시면서, 도와주시는 분들에게 계속 도와주고 싶게 만드세요. 그래야 방향을 잘 잡을수 있고 그래야 앞선 사람들 따라잡을 수 있습니다. 방향과 노력만 맞으면 충분합니다.
2025.07.13
학부생 수준에서 엄청 잘해보여도 박사학위 받고 연구를 오래 해본 사람 입장에서는 비슷 비슷해 보입니다.
개인적으론 배움의 의지와 해내고 싶다는 의지가 강한게 오히려 더 긍정적으로 보입니다.
물론 대학원 진학에 생각이 있으시다면 본인이 생각하시기에 부족하다고 판단이 되는 부분을 더욱 보충하시는게 중요할 것 같네요 :)
2025.07.13
이 글을 쓰고 계신거 자체가 레전드인 것 같습니다만
2025.07.13
학부가 많이 높나요...? 저희과만 그런진 몰라도 제 주변에서 B는 전범위를 이해하는걸 포기한 친구들이 맞고 만족하는 학점이었거든요. B,C가 많아 학점이 낮지만 이 분야만큼은 A가 나오는것도 아니고 B정도 맞는 분야로 석박사를 하는건 잘못된 결정같습니다
2025.07.14
저희랩 학생 한명이랑 비슷한 케이스네요 대학교 학점은 노력도 노력이지만 보통 요령입니다 중요한 부분을 집중해서 공부하는 요령 선배들에게 얻는 외적인 정보들을 얻는 요령 사실 이게 연구할때 필수적인 요령입니다
본인이 열심히 했는데 그정도라면 연구직 적성에 맞는건지 고민할 필요가 있어요
참고로 저는 그냥 이 아이를 졸업시키고자 실험과 구성도 제가 다 합니다 ㅠ 어쩌겠습니까 이미 받은 학생인데
2025.07.14
이친구 adhd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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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14
백퍼임
2025.07.14
이런글이 어떤 다른 학생에겐 위로가 되는 글입니다 잘되고자 하는 마음이 있기에 필요한 순간 열심히 노력하실분으로 보입니다. 힘내세요, 연구실과 교수님이 바보가 아닙니다 가능성을 보셨기에 뽑아주신것이고 조언과 응원도 하시는거죠. 날 못 믿겠으면 날 뽑아준 사람들을 믿어보세요 응원합니다
2025.07.14
adhd검사 받아보셔요. 그리고 게으른 바보보다 노력하는 바보가 백배 낫습니다
2025.07.15
글쎄요. 아직 연구생이잖아요? 생각해보시면, 연구생이 있고, 석사과정이 있고, 박사과정이 있지요. 지금 내가 연구생인데, 그동안의 나는 그런 삶을 살아보지 않았는데, 어떻게 하루 아침에 내가 마치 박사 학위를 가진 교수나 연구자처럼 생활하고 연구하고 고민하고 하겠습니까. 군대 가서 이등병이 힘든 이유는 20년 넘는 시간을 자유롭게 살다가 하루 아침에 통제 받으며 안 하던 짓을 하며 지내야 하니 힘든 것이지요. 싫으나 좋으나 그 생활을 이어가면 어느 새 익숙해지고 병장 달고 어느 새 전역을 하지요. 내가 생각하는 기준에 남들은 이런데 나는 왜 이럴까 하며 자책하지 마세요. 느리지만, 그렇게 묵묵하게 내 갈길을 가는 겁니다. 오늘 1시간 밖에 집중 못 했으면 내일은 1시간 1분이라도 집중해보려고 하세요. 오늘은 논문 초록 밖에 못 읽었으면 내일은 초록에 서론까지 읽어보세요. 그렇게 차근차근 나가려고 해보세요. 연구생에게 그 누구도 박사과정만큼의 기대치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하나라도 정확히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으면 그거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누군가가 이것과 저것의 차이를 모른다고 하면 그 차이를 공부해서 알면 되지요. 출발을 똑같이 하더라도 누군가는 나보다 빨리 달리고 누군가는 나보다 더 느릴 수도 있습니다. 결국 결승선에 통과하면 모두가 완주한 것이지요. 그러나, 중간에 남보다 느리다고 자책하고 포기할까 말까 고민하면 결승선이 한업싱 멀어보이지요. 오늘 내가 달리고 있는 이 레인에서 결승선까지 어떻게 완주할 것인가에 집중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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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15
제가 생각할 때 중요한 것은 하나라도 정확하게 이해하고 습득하는게 중요합니다. 박사 학위 받고, 자기 학위에 사용된 이론조차 제대로 설명 못 하는 박사 학위자들도 널렸습니다.
2025.07.15
일도 못하면서 정치질만 해서 될일도 안되게 만드는 인간들을 아직 못 보셨군요.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중이신것뿐이니 너무 자책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2025.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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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10
2025.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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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10
2025.07.10
2025.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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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10
2025.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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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10
2025.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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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11
2025.07.12
2025.07.13
2025.07.13
2025.07.13
2025.07.13
2025.07.14
2025.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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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14
2025.07.14
2025.07.14
2025.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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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15
2025.07.15
2025.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