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서울 중상위권 대학에 재학 중인 4학년 공대생입니다. 고등학생 때부터 연구원을 꿈꿔왔기에, 대학원 진학은 당연한 선택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하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주변의 ‘무조건 취업’ 분위기에 영향을 받아 저도 점점 취업 쪽으로 생각이 기울었고, 정작 준비된 스펙은 없는 현실에 불안함을 느끼며 방황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저희 과 교수님께 고민을 털어놓았고, 교수님께서는 “일단 연구 경험을 해보는 건 어떻겠느냐”고 조언해주셨습니다. 저도 직접 연구를 경험해보면 대학원 진학 여부를 더 깊이 고민할 수 있을 것 같아, 교수님 연구실에서 학부연구생으로 활동하게 되었고 어느덧 6개월이 지났습니다.
이제 4학년 1학기가 끝나가는 시점에서 진로 결정을 앞두고 있는데, 솔직히 마음은 대학원 쪽으로 기울어 있습니다. 저는 제가 하는 일에 대해 전문성을 갖고 싶었고, 긴 인생에서 석사 2년은 값진 시간 투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고민도 큽니다. 지금 소속된 연구실이 저와 잘 맞지 않는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교수님은 정말 훌륭하시고, 연구 실적도 뛰어나십니다. 저도 나름 연구실에서 인정받고 열심히 활동 중이지만, 연구 분야 자체가 저에게는 큰 흥미가 없습니다. 또 교수님의 가르침 방식이 제 스타일과 다소 맞지 않습니다. 저는 명확한 지시를 잘 따르는 편인데, 교수님의 설명은 불친절(말이 엄청 빠르시고, 답을 알려주시지 않으십니다)하게 느껴질 때가 많아 의욕이 꺾일 때도 있습니다. 또 한 가지 고민은, 연구실에 상주하는 인원이 적고 수행 중인 과제가 많다 보니 다른 연구실에 비해 전반적으로 매우 바쁘다는 점입니다. 물론 실적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요소일 수 있지만, 주말이나 밤낮 가릴 것 없이 업무에 매진해야 한다는 분위기를 체감하면서 '이 연구실에 진학하는 건 나와 맞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 극단적으로는 취업을 하는게 더 낫겠다,, 생각까지 들고 있습니다. 이성적으로는 분명히 좋은 연구실이라는 걸 알면서도, 벌써부터 그 강도 높은 생활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지는 것 같아 스스로 겁을 먹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런 상황에서 석사 진학을 고민해도 되는지, 혹은 제가 지금 느끼는 불편함이나 고민들은 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한다면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하는 부분인지 궁금합니다. 과연 다른 연구실도 비슷한 분위기인지, 아니면 연구실에 따라 정말 천차만별인지 알고 싶습니다. 다른 선배님들께서도 “연구 분야가 잘 맞지 않으면 대학원 생활이 많이 힘들 수 있다”고 조언해주셔서, 이 부분에 대해서도 계속 고민 중입니다. 타대의 관심있는 분야 랩실을 컨택해봐야할지,,,그런데 다른 학교의 경우 대부분 석박사 통합 과정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경우가 많아, 지금 이 연구실 외에는 선택지가 없는 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진로를 결정해야 할 시점에서 현실적인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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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2025.05.14
연구 분야가 잘 맞지 않다고 느낀다가 분야를 바꾸는 가장 상식적인 이유이죠. 교수님의 지도 방식과도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교수님께 다른 분야를 하고 싶다고 솔직히 말씀드리고 다른 분야로 가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거기서 못 버티겠다고 느끼는 감정이 있다면 그것도 지극히 정상적입니다. 도망가는게 아니라 선택의 기회가 있을때 현명하게 하시는 것이니 본인이 생각하기에 맞다고 느끼는 선택을 하세요.
학부연구생이나 인턴 모두 그런걸 미리 경험해보기 위해서 하는거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스펙처럼 쓰이지만요.
2025.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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