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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이 수정되지 않는 박제글입니다.

슬기로운 대학원 생활을 위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2024.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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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박사과정에 들어가면서 이래저래 고민이 생겨 몇 자 적어봅니다.

우선 제 고민은 '슬기로운 대학원 생활을 위한 마음가짐'입니다.

저희 랩은 신생랩으로, 제 밑으로 후배만 있는 상황입니다.
제 나름대로는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기 위해 실험도 열심히 하고 교수님께서 시키는 일도 열심히 하며 좋은 저널에 논문도 내는 등 성과도 냈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교수님께서 애정을 가지고 잘 이끌어주셨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랩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박사과정에 들어선 지금, 몇 가지 고민이 생겼습니다.

1. 좋은 선배가 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제가 꼰대처럼 느껴집니다.)
- 제 밑으로 여러 후배들이 들어오면서 괜찮은 후배도 물론 있지만 뺀질거리고 남탓하는 후배도 있었습니다. 또한 적극적으로 배우려 하지 않고 그저 잘난 자기만을 믿으며 몇 달간 똑같은 실험을 반복하는 후배도 있습니다. 이런 후배들을 보면 내 일이 아니니 신경을 쓰지 말자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왜 대학원에 와서 시간을 낭비할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신경쓰지 말자니 제가 졸업한 후의 랩이 걱정이 됩니다.. 물론 잘하는 후배도 있어 랩이 굴러가긴 하겠습니다만 제가 방임하는 것이 저에겐 좋겠지만 결국 후배들이 성장하지 못하는 데에 영향을 미칠까 걱정됩니다.. 너무 과하게 걱정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2. 적당히 신경끄는 방법
- 후배들이 실험 후 뒷정리와 같은 기본적인 것을 안 지킬 때마다 몇 번 지켜보다 잔소리하지만 그때뿐 몇 일 지나면 똑같아집니다.. 이젠 같은 말 반복하는 것도 싫고 뒷정리 안 되어 있는 것을 보면 화가 납니다.. ㅋㅋ 저야 몇 년 뒤에 졸업하지만 그 이후로도 학생들이 더 들어올텐데 비싼 장비를 막 사용하는 게 너무 보기 안 좋습니다. 또한 제 기준에서 뒷정리는 당연하고 기본적인 것인데 하지 않는 후배들이 답답합니다. 기타 실험과 관련한 것도 있으나 뒷정리로 예를 들어 적어보았습니다.

3. 시킨 일 군말없이 하는 방법
- 교수님께서 저를 믿고 일을 맡겨주시는 것에 너무나도 감사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할 일이 맞나 싶은 일도 가끔 있습니다. 다른 학생의 것도 제가 phenotype을 보라 하시는데, 예전에는 다른 학생의 것이니 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이제는 제가 한번 해보면 좋겠다 하십니다. 믿어주심에 감사하고, 또 고참이기에 할 수는 있겠으나 예전과 말씀이 다르시고 이게 제가 할 일이 맞나 생각이 듭니다. 물론 제게 도움이 되고, 다른 학생들도 제가 모르는 무언갈 더 하고 있을 테지만요.. 대학원생으로써의 마음가짐이 부족한 탓일까요?

4. 교수님께 후배들의 진상 고자질
- 대학원 생활을 고작 몇 년 했지만.. 그 동안에도 기상천외한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만 교수님 귀에까진 들어가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주변 대학원생과 이야기 나누면서, 그런 일이 있었는데 교수님께 왜 말씀드리지 않았냐는 대답을 들을 때마다 말씀드렸어야 했나.. 그러기엔 나만 참으면 되는 일인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보면 그 학생이 짤릴만한 일이라 저로 인해 나가게 될 것 같아 내심 걱정되어 말씀드리지 않았습니다.. 한편으로는 하나하나 말씀드리기엔 제가 그릇이 크지 못하다는 생각도 들고, 교수님도 크게 받아들이시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여러분은 말씀드리나요? 그렇다면 어떤 일을 말씀드리시나요?

저는 연구가 좋고 재미있습니다. 인간관계로 인해 연구를 포기하고 싶지 않아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제 멘탈이 좋지 않은 편인가 싶기도 하여 조언을 구하고 싶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런 사소하다면 사소한 문제들로 골머리 아프지 않을까요.. 요즘 더 신경쓰이는 것 같아 이렇게 긴 글을 작성하였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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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개

2024.04.21

1. 제 생각에는 랩을 이끌어가려면 어느정도 좋게 말하면 사람을 휘어잡는 카리스마, 나쁘게 마랗면 꼰대기질(?)이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저처럼 우유부단하거나 아 그래요? ㅇㅋㅇㅋ 하고 해버리면... 교수님이 통제가 다 안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꽉막힌 행동보단 적절한 합의점을 찾는게 좋지만 그게 쉽진않네요.. 제 성격이 애당초 쎄질않아서 ㅠㅠ

2. 여기도 뒷정리 안하는 인간들 꼭 있습니다... 적어도 후배들은 계속 지적해야해요 몸에 베일때까지.
근데 나보다 윗사람은 말해봤자 의미없습니다. 깜빡하는 경우라면 다행인데 계속 안하면 어휴..
그런 경우는 걍 랩미팅때 공개처형해야죠. 꼭 정리해주세요. 계속. 계속. 할때까지.

3. 시킨 일 없이 하는것도 중요한데, 교수님들은 거기서 한 두단계 더 나아가서 너 스스로도 뭔가를 깨닫는게 있으시길 원합니다.
근데 말씀하신건 후배 실험을 너도 해봐라..하는건데 그냥 크로스체크 차원에서 하시는 걸 수도 있습니다.
누구는 재현되는데 누구는 불가능하면 안돼잖아요.

4. 진상 고자질이란게 정확히 저도 어떤건지 모르겠습니다만,
내부 트러블은 본인 선에서 컨트롤 해도 소용 없으면 교수님께 말씀드리는게 좋구요.
그 외에는 타 실험실간의 트러블이 터지지않는 이상 크게 신경안써도 될 것 같아요...
(타 실험실 기기나 장비를 써야하는데 무단으로 썼다거나, 예약시간보다 초과해서 썼다거나, 망가뜨렸다거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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