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 갖은 변화와 난관에도 정신승리를 참 잘한것 같음 크게 보면 한 분야 내에서 학-석-박 다 했지만 세부 전공은 다 다름
학부때 A전공: 공부는 재밌는데 취직 길이 안보이넹ㅜㅜ 전문성 있는 B전공으로 대학원 가야겠다..
석사때 B전공: 오오 이제 전문성 있어 not normal 해졌어 취업 잘 해보자 가즈아~ - 근데 다른 세부전공 (+타대학)에서 오니 진입장벽 씨게 맞음;; - 아니 뭐.. A도 하고 B도 하면 B 하나만 하는것보다 개이득아님? 멀티플레이어 가즈아~ - 확실히 대학원 레벨에서는 B 하나만 판 사람들한테 밀림;; - 열심히 B 공부하다보니 A+B 융합하면 되겠네!!! 역시 A 하고 B 오길 잘했어!! 합리화함 - 얄팍한 지식으로 A+B = C 전공 하면 되겠다! 판단하고 C 전공으로 박사 진학함
박사때 C전공: 학과는 조금 생소한데 교수님이랑 연구관심사가 잘 맞아서 옴 - 정작 C 분야 전공수업 들어보니... 음... 엄.... 이게 뭐지??? 신세계인데 이거 맞냐;;; - 한학기 정도 어리버리 타다가 C전공의 가치와 재미를 알아버림... 이분야 완전 개꿀 가즈아~ - 는 어림없지 2학기 끝나고 지도교수님 타 대학교로 이직하심 ㅎㅎ - 지도교수님이랑 관계는 좋으니 타 대학교 연구 인맥 하나 늘렸다 개꿀~ 눈물의 합리화 - D 학과에 나 받아줄 교수님한테 가서 저는 A, B, C 했지만 이거 다~~~ D랑 연결되는거 아시죠? 약을 팖 - D 학과로 전과해서 나의 내공을 전부 탈탈 털어서 D 분야 사람처럼 코스프레 함 - 교수님이 시키는거 하면서 Imposter Syndrome과 싸우기를 2년, 드디어 D분야 사람처럼 변신술 습득함 - 그러다가 말년차에 A+B+C+D 융합 연구를 할 기회가 와서 나의 연구 포텐이 각성함 - 결국 하고싶은 연구 다 해보고 졸업(이라고 쓰고 잡다하게 했다고 읽는다) - 서로 다른 각각의 연구를 진지하게 하다보니 시너지가 팍팍 난다고 생각하며 대가리 꽃밭 됨
끝난줄 알았지? 포닥때는 E 전공 맛좀 봐라 ㅋㅋㅋㅋㅋ - 여기도 학과는 생소한데 교수님이랑 프로젝트랑 잘 맞아서 오게됨 - 이제 코스프레도 안통하니 그냥 포기하고 내 할거 함;;; ㅎㅎ - CV만 보면 A+B+C+D+E 전공 다있고 완전 올라운드 플레이어임 인생 2회차 수준 - 정체성 혼란이 올때면 난 여러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척척박사라고 정신승리함 (아직 잔뼈임 안굵음) - 그저그런 잡학박사가 될 위기에 (사실 여기서 끝났으면 이렇게 미화글도 못씀) 취업 기회가 찾아옴 - 공고에 A+C+D 할 교수를 뽑는다고 함 엌ㅋㅋㅋ 소설도 적당히 써라 ㅋㅋㅋ 한사람이 그거 어케 다함???) - 는 개이득 바로 지원함 - 얘기 더 해보니 B랑 E 전공 한것도 맘에 든다네? 너네가 원하는 교수상이 만물박사였음??? - 뽑힘.. 이게 되네;;;
대부분 사람들이 그렇듯이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정신승리로 버텨냄 당연히 운도 좋았고, 결과가 과정을 미화한다고 생각함 본인 역시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지속적인 발전에 대한 고민을 하는 중
이 시점에서 하고싶은 말은 어느 분야나 명과 암이 있지만 밝은 부분에만 집중하며 주어진 일 열심히 하다보면 그 밝은 부분이 찬란한 빛이 되는 순간이 옴 조금 다른 분야를 가더라도 그것들을 관통하는 본인만의 이유와 스토리가 있으면 충분히 해볼만함 그리고 어떤 분야든 자기한테 맞는 자리 하나쯤은 반드시 있음 (타이밍만 조금 다를뿐) 아 물론 한분야에 쭉 있었던 사람들은 불확실성이 적고, 진로가 안정적인것 같음
결론은 분야를 막론하고 불안한 대학원 생활에서 스스로의 가치를 찾으려는 노력과 정신승리가 중요함 다들 긍정적인 합리화를 통해 자신감을 갖고 연구하시길. 화이팅!!
2024.01.21
2024.01.21
2024.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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