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을 잘 달진 않지만, '제가 아이 인생을 망친 걸까요...' 라는 내용 때문에 지나칠 수가 없네요.
서강대나 한양대나 인생 살면서 큰 차이가 없습니다. 더 큰 차이는 학생 개개인이 만들어나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양대 나와서 백수로 살수도 있고, 서강대 졸업하고 MIT 유학갈수도 있죠. 다 본인이 하기 나름입니다.
그런데, '본인이 하기 나름'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꺾어버리는 것이 바로 지금 부모님이 하고 있는 치맛바람입니다. 1. 컴퓨터쪽 전문가도 아니신것 같고 2. 취업분야 전문가도 아니신 것 같으며 3. 심지어 학생때 공부를 잘하신것 같지도 않군요. 즉, 길라잡이로서의 역량을 아무것도 갖추지 못했으면서 티끌같은 디테일에 집착하고 계신다면, 자녀의 성장에 가장 중요한 '본인이 스스로 해내는 능력'을 처참하게 짓밟는 결과밖에 남지 않습니다. 자녀분 죽을때까지 평생 케어하면서 사실건가요? 설사 그런 능력이 된다 하더라도, 그 방법은 가장 사랑하는 자식이 가장 덜 사람답게 사는 결과가 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부모가 해야 할 역할은 사람으로서 최소한 갖춰야 할 도리를 할 수 있도록 가이던스만 주고, 나머지는 자녀가 스스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To do list를 적는게 아니라 Not to do list(열심히 노력하지 않고 결과만 좋기를 바라는 태도 등)만 어른의 관점에서 교육하는 것입니다.
이런얘기 해도 바뀌시지 않을 가능성이 99%라는걸 알고 있지만, 1%의 가능성 때문에 남깁니다. 솔직히 말하면 학부모님은 전혀 걱정 안되고, 저 환경에서 자라고 있을 자녀분이 매우 걱정됩니다.
어디서부터 글을 시작해야할지 모르겠네요... 다음 학기(23년 가을)를 마치면 졸업이고 현재(여름 학기)는 심리학 계열 회사에서 인턴십을 다니고 있습니다. 그냥 단순한 계획이지만 졸업 후에 24년도 전기에 한국 대학원을 진학하고자 했었는데 번아웃인지 준비가 미흡해서 생기는 두려움인지는 모르겠지만 '과연 대학원을 가는게 맞을까, 내가 대학원에서 연구든 공부든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어 고민이 많습니다.
저는 20학번으로 코로나를 직격탄으로 맞았어서 3년간 제대로 된 대면 활동에도 참여를 못했고 올해 봄에야 처음으로 대면 학기를 들었는데... 4학년으로서 조언을 들을 선배가 없어서 난감하더군요. 해외대학에 재학중이라 교수님들도 한국대학원에 대한 정보가 많지도 않습니다. 다 핑계처럼 들릴지 몰라도... 심리학과도 전과한 것이어서 3년도 안되는 시간동안 (휴학이 있었어서) 학점도 나름 채우고, 경제적으로 풍족한 편도 아니라 알바 기간만 해도 그중 1년 반 정도됩니다. 이렇게 열심히 달려오고, 임상심리사를 꿈꾸면서 대학원 진학에 많이 가까워졌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대학원생 커뮤니티나 교수님에 대한 평은 다 좋지 않은 말들이 대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대학원 가려면 학점 쌓아야돼, 스펙 있어야돼'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정작 대학원은 어떤 곳인지에 대한 고민이나 제가 쌓고자 했던 스펙이 정작 교수님들이 좋게 볼 스펙인지, 선배분들이 보기에도 괜찮은 스펙인지는 생각도 안했더군요. 엎친데 덮친격으로 대학원에 대한 안 좋은 평은 가고자 하는 의지도 사그라들게 하는 상황입니다.
정말 진심으로 도움받고 싶은 부분이 많은데 상황이 하나부터 열까지 어려워서 두서없이 글써봅니다... ㅎㅎ 김박사넷 어제 가입하고 너무 답답해서 글 써보는건데 이야기라도 나눠주실 분들이라도 있으면 감사할 것 같아 적어봅니다 🥲
+) 지금 막연하게 떠오르는 질문인데 혹시라도 글을 다 읽으시고 답을 해주실 천사분들이 계실 수도 있으니...! 써놓기라도 하는게 좋을 것 같아 씁니다!
1. 임상심리학 계열로 진학 시에 필수적인 스펙이 뭐가 있을까요? 해외대학 졸업자라 영어 성적은 필요없다고 들었고, 현재 인턴쉽이랑 연구 경험(학교에서 연구 수업이 있습니다! 수업명에 Research 단어가 들어가고 교수님 연구를 돕는 수업입니다.), 그리고 당연히 학점 정도만 생각해봤는데... 더 있을까요?
2. 대학원... 평이 너무 안좋았어서 여쭤보는거지만, 진짜 나쁜 점 밖에 없을까요? 임상심리사가 꿈인지라 석사 학위는 필수인데, 그렇다고 학위'만'을 위해서 공부하는건 제게 득이 아닌 것 같아서 '대학원을 진학해서 정말로 배우는 것'이 뭔지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적어도 하나라도 있어야... 대학원 진학에 동기부여가 되고 달려볼 생각이 들 것 같습니다...!
3. 아직 교수님들 컨택도 시작 못했습니다... (이건 명백히 제 잘못입니다 너무 뭐라하지 말아주세요... ㅠ) 지금이라도 CV, 교수님 연구에 대한 질문 및 관심, 연구실 참여 의지 등 포함해서 컨택 메일을 보내는게 맞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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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2023.10.27
꼭 대학원을 한국으로 가셔야만 하는 이유가 있나요? 지금 어느 나라에 계신지는 모르겠지만 북미쪽에서 임상심리사는 꽤나 알아주고, 취직 걱정도 덜하고 연봉도 꽤나 높은데, 한국은 안그런걸로 알고있거든요. 그리고 안정성을 뒤로하고 학문적으로 봐도 북미에서 임상 프랙티컴과 연구가 훨씬 활발하고 잘 잡혀있는 걸로 알고있어요.
저는 지금 북미에서 공부중인데, 여기 임상심리 대학원은 임상 이론 콜스, 병원이나 클리닉에서 프랙티컴 (실무), 그리고 연구 과제를 5-6년 안에 석박통합으로 마치고 나서야 register 될 기본 자격이 주어집니다. 한국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네요.
2023.12.02
이제 와 확인하실지는 잘 모르겠는데, 우선 임상심리 지망이라면 DSM5를 달달달 외울 수준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R과 파이썬을 만질 줄 아셔야 하구요. 통계에 대한 이해도도 필요합니다.
영어랑 연구와 업무 등 어느 정도 정량적인 것이 있다고 하시니, 대학원 진학 자체에 큰 어려움은 없으실 듯 합니다.
2023.10.27
2023.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