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은 선동에 취약하다. 어떤 영향력이 있거나 사회적 지위나 명망이 있는 사람이 하는 말은 아무렇지 않게 믿는다. 정치적인 사안이 아니더라도 결혼하고 애 낳으면 망한다, 오마카세, 치킨 유행, 패션스타일, YOLO 인생, 헬조선 드립, 인싸 아싸, 직업은 사짜직업이 좋다, 맛집 등등 어떤 사안과 취향 의견 등 남들 따라하기 바쁘다. 거의 사이비 종교와 흡사하다. 맹목적인 교주의 말에 추종하는 신도들처런 사람들은 유행과 유명인의 말을 믿는다. 만에 하나라도 그말에 의문의 제기하거나 따라하지 않으면 사이비 종교 교주가 말하는 믿음이 부족해서 그렇다는 식으로 한 사람을 거의 반ㅂㅅ을 만든다. 참 아이러니하다. 그렇게 개인의 생각과 개인의 가치관을 중요하다고 입으로 책으로는 떠들면서 정작 하는 행동들 보면 정반대다.
대학원와서 너무나도 신기한 현상을 목격했다. 하루는 나와 실험을 같이하는 윗 박사님께 실험설계를 왜 이렇게 했는지 물어보니 돌아오는 대답이 몰라 교수님이 이렇게 하라했어라는 대답이였다. 정말 어이가 없었다. 실험설계에 대해 새로운 의견과 더 나은 의견을 제시하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왜 그렇게 했는지와 실험을 이렇게 진행했을때 생기는 문제점에 대해서 충분히 대화하고 따져야 하는거 아닌가? 당대 최고의 학자들이 낸 이론도 사실이 아닌것으로 판명되거나 반만 맞는 경우가 많은게 과학이라는 학문의 보편적 현상이다. 근데 단순히 교수님이 말했다는 이유로 맹목적으로 받아들인다? 어이가 없었다. 이것 말고도 많다. 윗 사수가 평소와 다르게 실험조건을 잡아서 실험을 하라고 내게 지시하니까 나는 의아해서 왜 실험조건을 바꿔야하냐고 물어봤다. 몇번 대답해주셧는데 내가 기존에 알고 있는 지식과 이치가 맞지않는 얘기를 하셔서 정중하게 질문했다. 그랬더니 마치 나를 싸가지 없는 학생 취급하며 그냥 하라고 했다.....너무 어이가 없었다. 한국인들 중에는 질문 하는 행위를 질문 받는 당사자 본인의 능력에 대한 불신으로 받아들이거나 기존체계를 반발하는 반동분자로 생각한다. 그렇게 학교에서 질문의 중요성이라고 강조하고 가르쳤지만 정작 본인들도 늙은 꼰대들과 같은 행동을 한다.
휼륭한 학자 또는 사회구성원이 될려면 본인의 가치관과 지식체계가 확립이 되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꾸준한 공부와 더불어 끊임없이 질문해야하고 생각해야한다. 실험실 인생 8년동안 그냥 맹목적으로 실험하는 연구원분들이 참 많이 봤다. 더 나아가 아무 인생의 설계없이 단순히 할게 없어서 석사해야지 박사해야지 포닥해야지 이런다. 너무 어이가 없다. 제발 생각을 갖자. 우리는 뇌를 가졌고 생각하는 능력을 부여받았다. 수동적인 지식 습득만으로는 능력있는 연구원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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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1개
2023.06.11
맹목적으로 실험하는 연구원들 머리속을 들여다봤음? 스스로 생각하고 있으실수도 있고 글쓴분하고 말하고 싶지 않을수도 있고. 혼자 생각하기 좋아하는 분들이 있고 남들 생각에 관심많고 질문하기 좋아하는 분들이 있음. 질문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하면됨.
대댓글 1개
능글맞은 프리모 레비*
2023.06.12
너무 궁색.
2023.06.12
교수님 시키는 대로 안하면 그 자리에서 실험을 계속 할 수 있을지 모르겠음
2023.06.12
되게 웃긴 글이네
체한 아담 스미스*
2023.06.12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적으셨지만, 저도 오랬동안 똑같이 느꼈던 부분입니다. 전 유학 나오고 확실히 느꼈어요. 한국인들이 외국인들에 비해 자주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이 한참 부족하다는걸.
연구하는데 이 능력이 특히 중요한데, 한국인들이 막대한 공부량에 비해 연구 역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한것도 이 때문이라 봅니다. 남 눈치 보는 문화도 그렇고, 모든 현상을 공통 기준으로 억지로 서열화하기 좋아하는것도 개개인이 현상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능력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해요. 코로나때 우리나란 마스크 쓰기 참여율이 높은데반해 서양은 낮은 것도 우리가 특별히 의식이 깨어 있어서가 아니라, 자주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져서라고 생각해요. 광우병 파동, 황우석 사태 다 같은 맥락이라 봅니다.
이유는 교육문제라고 봐요. 한국인들이 초1부터 고3까지 배우는 내용은 짧게 요약하면 문제 출제자의 의도 파악입니다. 내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는지보다 남이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더 중요했고, 독창적인 생각보다는 가장 general한 생각이 항상 정답이었죠.
대댓글 1개
체한 아담 스미스*
2023.06.12
추가로 세계 최고의 사교육 시장도 빼먹을 수 없겠네요. 학원강사나 과외선생님들의 친절한 설명에 길들여져서 그런지, 대학원에서도 교수에게 똑같은 역할을 기대하는 학생들이 김박사넷에서도 많이 보입니다.
2023.06.12
실험에 대해 자유롭게 질의응답이 있어야하는건 좋은 관계라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그건 교수의 역할이고, 동료 연구자는 반드시 해야하는건 아니죠. 특히, 같이 실험하는 학생에게 그 이유를 일일이 설명해야할까요?? 저는 질문이 들어오면 일일이 다 대답해주고, 의견을 반영하여 실험을 진행합니다. 그렇지만 그게 도움이 되어서 그런건 아니예요. 순전히 그 학생에게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거죠. 그렇다고 해서 그 학생이 고맙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솔직한 마음으로는 그게 되는 사람은 따로 있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말은 아닌것 같네요...
대댓글 5개
2023.06.12
추가하면, 그냥 하라면 그냥 좀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대로 해오는 학생 자체가 우수한거예요...
밝은 앨런 튜링작성자*
2023.06.12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실험 수행자가 실험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부분이나 논리적으로 매끄럽지 못한다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한다고 생각합나다. 그게 과학이고 그게 배우는 학생의 입장이죠. 모든 실험에서 결과가 항상 좋게 나올 순 없습니다. 그때troubleshooting을 하거나 새로 실험을 다시 짜야할때 앵무새처럼 맨날 하던것만 하는 인간은 절대 해결 못합니다. 그리고 그런 능력을 가르치고 키우는 곳이 학교 대학원이라고 생각합니다.
밝은 앨런 튜링작성자*
2023.06.12
그리고 하라면 그냥 하라는건 쌍팔년도 군대에서나 하던 방식이죠. 물론 그런건 있습니다. 사정상 일단 바쁘니 실험 먼저하고 설명이나 질문은 나중에 해줄게라고 양해를 구한다던지, 이미 논리적인 설명을 분명히 했으나 상대방의 능력부족으로 이해를 못한다면 그냥 하는게 맞지만 그게 아니라 정말 적절한 지적에 대해서는 답을 하는게 맞죠. 만약 모른다면 모른다고 하고 반드시 알아가믄 과정을 거쳐야죠.
2023.06.13
1. 첫 번째 말씀하신 부분은 강력하게 동의합니다. 그런데 그건 너무 당연한거 아닌가요? 그 정도는 기본으로 해야죠... 제 말은 시키는 일 안에서 자기 재량껏, 알아서, 잘 해오는게 중요하다는겁니다. 논리적으로 말도 안되는 일에 따르라는게 아닙니다. 그 정도는 아주 기본적으로 해야합니다.
2. 어떤 실험이나 연구를 시키는 입장에서는 아주 강력한 동기와 아이디어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걸 수행하는 학생도 동일할까요? 어떤 업무나 연구를 지시할 때, 저는 매번 그 동기와 합당한 이유를 설명해줘야합니다. 목아프고, 에너지, 시간 등 모두 다 제 자신의 자원원을 써서요. 그런데 그걸 수행하는 학생은 어떻죠? 단순히 머릿속에서 조금 생각해본걸로 '자기는 합리적이고, 똑똑하니 너가 나를 설득해봐' 이런 태도를 한다면, 솔직히 저는 그런 동료와는 같이 일하고 싶지 않습니다. 적어도 토론을 하려면 최소한의 공부와 생각이 있어야겠지요. 그런것까지 제공한다면, 도대체 그 학생은 왜 필요한걸까요? 그 시간에 그냥 제가 하면 되는걸요.
이상은 제 실제 입장이고, 제 말은 너무 극단적인것보다는 중간의 적절한 지점이 있다는겁니다. 질의 응답? 좋지요. 합리적인 토론은 시행착오를 줄이고, 올바른 답을 찾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란걸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토론은 즐겁지 않나요?ㅎㅎ 하지만... 모든 상황에 적용되는건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너무 불필요하고, 소모적이에요... 그리고 솔직히 빨아 먹히는? 그런 느낌도 없지 않아있습니다. 그렇게 똑똑하면 혼자 다 하지, 왜 물어볼까하는 생각도 들구요.
밝은 앨런 튜링작성자*
2023.06.13
뭐 여느정도 공감은 하나 제글에 핀트를 잘못잡으신 것 같습니다. 본문 글에서 언급했듯이 자기가 하는 실험이 무엇을 하는건지 모르는 연구원분들 있습니다. 심지어 어떤 경우도 봤냐면 박사 논문 디펜스때 자기 논믄 figure가 뭔지 뭘의미하는지도 제대로 파악 안된상태로 발표하는 인간도 봤어요.... 즉 생각 없이 공장에서 물건 찍어내듯이 했다는거죠. 이런게 과학자인가요?그리고 자기 논리기준에서 석연치 않은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하는데 실예로 논문관련 데이터 뽑고 데이터 정리하는데 실험설계 문제점 발견하는 경우도 왕왕 있습니다. 그래서 질문을 해야해요. 물론 말꼬리 잡기식, 말싸움식, 자기 자존심 내세우기식 우기기는 쓰니 말대로 비효율적이고 소모적인거 맞습니다.
2023.06.12
글쓴이는 뭔가 큰 깨달음을 얻었을 수도 있고 그게 정말 옳을 수도 있어요. 그런데 제가 대학원 생활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요. 옳고그름을 떠나 소통의 태도가 정말 중요하다는 사실이예요.
지금 쓰신 글을 보면서 저도 계속 맞아.. 맞아.. 하며 공감하고 읽다가 어느 순간부터 특히 마지막 단락에서 반감이 딱 생기더라고요. ㅠ
시간이 좀 걸려도 에너지가 좀 더 들더라도 서로의 입장을 배려하면서 소통하는 지혜, 그리고 소통을 하더라도 나보다 먼저 이 분야에 발담그고 있는 연구자를 존중하는 자세가 중요한 것 같아요. 그렇게 소통하다보면 서로 자연스럽게 질문을 할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가 조성되지않을까 합니다.
제가 만난 교수님들은 대학원생이 잘 몰라서 하는 질문도 성심성의껏 들어주시고, "근거 조사해와라. 나도 몰랐던 부분인데 자료 찾으면 나에게도 보여달라"하시더라고요. 그런데 결론적으로 한 겹만 들어가면 거의 다 대학원생이 잘 못 안게 태빈이더군요.
2023.06.13
국내 공과 대학원 (서포카) 석사 후 미국에서 박사과정 중입니다. 국내에서 본 경험은 정말 "하라는 대로 해"가 대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른 의견을 내세우는 경우 건방지게 보는 경우가 많았고, 제가 선택한 방향에 대해 설명하려 해도 그냥 하라는 대로 하라고 하는 경우가 많았죠.
미국 나와서는 백지에서 "너가 방법을 강구한 후 제시해봐" 하는 경우가 꽤 있더군요. 아직도 적응지 잘 안됩니다 ㅎㅎ
2023.06.13
좋은 글입니다. 생각하는 능력, 질문하는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정보의 홍수와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인해 더욱 이런 소양이 필수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2023.06.13
국내에서 박사과정 중인데, 교수님이 지시하신 대로 일을 안 해서 실험 결과가 좋지 않은 경우 교수님은 늘 시킨 대로 일을 하지 않아서 결과가 안 나온 거라고 하십니다. 하지만 교수님이 지시하신 대로 실험을 해도 실험 결과가 안 좋은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는 실험자가 실험을 제대로 못해서 라고 하십니다. 이게 한국의 현실인 것 같습니다. 교수님 by 교수님 이겠지만, 어떤 교수님은 학생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중요하게 생각하셔서 스스로 생각해 보라고 시간을 주시는 분이 있는 반면, 넌 생각하지 마 움직이기만 해 라고 주장하시는 분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보통 후자의 교수님들이 더 많으신 것 같습니다. 후자의 교수님 밑에서 졸업한다면 박사이긴 하겠지만, 물박사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2023.06.14
초중고등학교를 학원생활 하면 저렇게 됩니다. 질문을 해도 왜 그렇게 해야 돼요??? 당연히 이런 질문 받으면 답하기 귀찮습니다. 자신은 의견이 없는 거잖아요, 자기 생각을 밝히고 질문을 해야죠, Ted 이런 거 잘 보세요~ 어떻게 질문하는지, 고등학문을 하면 사고는 해야죠, 그리고 지시는 실행을 하고 질문을 하셔야죠~ 다 나름 이유는 있습니다. 지시를 안 받으려면 혼자 다 계획하고 결정을 하면 됩니다. 불합리해 보이고 잘못됐다고 생각하면 대안을 제시해야죠, 그럼 지시하시는 분이 판단을 하시겠죠,
2023.06.18
학생까지는 봐주겠지만 박사는 스스로 연구할줄 알아야 박사입니다.
2023.06.21
전형적인 맞기만 한 말이네요
2023.07.10
충분히 공감되는 말인데.. 진짜 생각없이 흘러가는대로하면 물박사 소리 듣는거라고 봄. 그리고 댓글 반응들이 비관적인게 더 충격 ㅋㅋ 어느 정도의 환경들이길래
2023.07.22
개인적으로 내가 학생들 지도할 때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 선배 프로토콜 그대로 쓰지 말고 뭐라도 찾아서 더 업그레이드 된 자신만의 프로토콜 만들기. 저거 안하면 이 실험에 이 시약이 왜 쓰이는건지 모르고 졸업하는 경우 태반.
2023.06.11
대댓글 1개
2023.06.12
2023.06.12
2023.06.12
2023.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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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2
2023.06.12
대댓글 5개
2023.06.12
2023.06.12
2023.06.12
2023.06.13
2023.06.13
2023.06.12
2023.06.13
2023.06.13
2023.06.13
2023.06.14
2023.06.18
2023.06.21
2023.07.10
2023.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