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국서 좀 어중간한 학부를 나왔고 그 열등감 때문에 유학을 나와 박사를 받았다. 주변에서 나와 같은 케이스들을 많이 본 결과 한국 들어가는 경우에는 결국 학부가 발목을 잡는 경우가 많았다.
서울에서 좋다는 대학에서 교수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노력 끝에 자기 학부보다 더 좋은 학교에서 교수를 하고 있다. 나도 그렇지만 이 친구 얘기들을 하면 다들 첫 마디가 '와 잘 됐네' 이건데 그 뒤로 따라 오는 말은 '학부가 거긴데 그 학교 교수가 됐어?' 이 이야기다. 그 친구들은 미국에서 꽤 좋은 학교에서 박사를 받고 서카포 출신 애들이랑 경쟁 했음에도 한국 사람들이 기억하는 것은 학부 출신이다.
사람들은 이 친구들이 잘 풀렸다고 하지만 그것은 그들의 학부 이후의 모든 노력을 고려하지 않은 정말 천박한 표현이다. 그들 모두 좋은 학교에서 박사를 받았고 그 후 몇년의 경력을 쌓고 나서야 그런 학교의 교수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예전에 랭킹이 꽤 높은 학교에서 박사를 하고 있던 한 친구와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박사과정에 있는 한인들은 다 서울대 카이스트 출신이라 지금은 자유롭게 얘기 하지만 한국으로 들어가는 순간 선택지가 달라지게 된다고...
결국 이 친구는 미국에서 조교수 경력을 몇년 쌓고 몇년간의 트라이 끝에 한국의 좋은 학교에 임용 되었다. 결과적으로는 잘 된거지만 같이 임용된 조교수들을 보니 국박에 국내 포닥이더라. 이 친구 얘기는 김박사넷에도 몇번 올라왔지만 댓글은 두 부류.
성공했네, 그 학부 주제에 vs 그 학부를 노력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겠나 존경한다. 교수를 평가하는데 20년전에 졸업한 학부를 거론한다.
그래서 아직도 한국은 학벌이 중요하다는 거다. 그래서 이런게 싫은 친구들은 미국에 남아서 교수를 하거나 회사를 가거나.. 뭐... 이런 평가에 초연할 수 있음 상관 없겠지만서도..
2023.05.29
2023.05.29
2023.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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