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박사졸업생이 생각하는 대학원진학 학교관련 질문에 대한 답변

오랫동안 김박사넷을 봐오던 박사졸업생으로 그냥 사견을 적어봅니다. 길지만 도움이 되면 좋을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와보니 갑자기 신고20개가 돼있던데 어떤 글에서 신고를 받은지 개인적으로 이해가안되지만, 상황관련해서 직설적으로 답변을 드리다보니 기분이 상하셨던 분들이 있으셨으면 사과를 드립니다.

저는 K대 인기랩이라는 곳에서 학위를 받고, 1년여간 정출연에서 포닥도 해보고, 해외포닥도 해보면서 주변에서 겪어본 사견을 바탕으로,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는 대학원 진학할때 학교에 대한 사견을 공유하고 마지막으로 김박사넷을 떠날듯합니다. (아마 하이xxxx에서 종종 뵐듯합니다.)

가장 많은 분들이 질문하는게, "spk vs 자대/타대 랩" 질문인것 같습니다.
물론 모든분들이 spk인기랩을 갈수있으면 좋겠지만, 저도 당시 운이좋게 원하는 랩에 갔을뿐이지 많은분들은 spk에 크게원치않은랩(혹은 신생랩) vs 자대/다른좋은대학 괜찮은랩 을 비교할겁니다.
우선 이 질문에 대한 확실한 답변은 누구도 제시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spk원치않은 랩 가서 오히려 대성한 분들도 있고, 비spk 랩가서 잘풀리신 분들도 계시고, 반대로 비spk갔는데 연구도 생각보다 안맞아서 후회하는 사람도 있겠죠.
이렇게 사람들마다 같은 상황에서도 다른 결과들을 얻기에, 주관적인 해석이 다를수밖에 없죠.
저또한 주변에 많은 출신들을 만나보고 대화도 해봤지만, 저는 spk에서만 생활을 했기에 다른분들이 어떻게 느낄지는 잘 모릅니다.

하지만, 확실하게 말씀드릴수 있는것은 본인이 목표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먼저 정하고, 그 방향성에 맞춰서 선택을 하는걸 추천드립니다.
작게는 석사만 할지, 박사만 할지가 될테고, 크게는 학위 후 사기업을 갈지, 정출연을 갈지, 학교를 갈지를 정해야 됩니다.
박사까지 하신다는 가정하에 제 사견을 공유드리겠습니다.

1. 우선 사기업을 가실거면 spk출신들에 대한 대우가 확실히 다른건 사실입니다. 제가 학위를 받을 시기에 제가 CV 업로드를 안했음에도 어떻게 정보를 알았는지 삼전, 하이닉스 여러 팀에서 오퍼가 상당히 많이 왔습니다. 제 주변 연구실들은 인기랩이든 비인기랩이든 대부분 저와 동일해서 저는 이게 당연한것인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차후에 정출연에 있을때 타 과기원 및 인서울상위권 대학교 분들 얘기만 들어도 꼭 그런것 같지는 않습니다.
사기업은 연구핏도 보겠지만, 계략적인 방향성만 맞으면 되고 그냥 적당한 인재들을 뽑아서 다시 재교육해서 쓰겠다는게 강한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spk학위자는 충분히 검증된 인재라는 편견때문인지 몰라도, 취업이 어렵진 않아보였습니다.

따라서, 사기업을 목표로 하시는분들은 연구핏이 사기업과 아예 연관성이 없지않은이상, 최대한 높은학교로 가시는게 유리할때가 많을거라 생각합니다. 최소한 제 주변 k대 전화기/컴싸 학위자들을 기준으로 말씀드릴때 사기업은 골라서 가는 느낌이였습니다. 물론 삼성리서치 처럼 최근 핫한 곳들은 들어가기가 쉽지만은 않아보였습니다.

2. 학계로 갈 경우 결과적으로 말씀드리면 무조건 연구실적이 뒷밤침돼야 합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학교와 연구소를 조금 나눠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정출연의 경우 위에서 언급한대로 연구실적이 없으면 spk 인기랩 출신이든 뭐든 상관이 없습니다.
또한 분명히 말씀드릴수있는데 연구소에서 공고만 보고 지원하게되면 본인 실적이 월등하지 않는이상 거의 안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실제로 많은 공고가 각 실에서 특정인물을 뽑기위해서 공고를 내는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공고가 특정 인물에 유리하게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게 포닥이든 정규직이든지요. (아닌경우도 분명 있지만 대다수의 경우입니다.) 하지만 특정인물에 유리하게 공고가 났음에도 실적이 월등한 다른 사람이 지원하게되면, 모든 심사위원들이 실적이 월등한 사람손을 들어주게 됩니다. 따라서 기회가 주어질때, 그 기회를 잡아내는건 본인 능력이여야 됩니다.
이런 과정을 감안하시고 생각하시면 정출연에 들어가는경우는 첫번째로는 커넥션, 두번째로는 본인 실적이 중요합니다.
커넥션은 같이 과제를 하면서 알게되는 분일수도 있고, 랩선배/교수를 통해 연결된 경우도 있고, 본인이 학회 혹은 메일을 보내서 본인어필을 하는경우 등 다양합니다.
제가 예전에 1년가량 있던곳은 에트리였는데 당시 선임이든 원급으로 들어온 동기(포닥/정규직)들 보면 출신들이 상당히 다양했습니다. 저는 원래 알던 박사님이 해외포닥가기전에 돈도 벌겸, 본인이랑 같이 연구하고 좋은논문쓰자고 제안해주셔서 갔습니다. 또한 실에 들어와도 다른분들께 본인 출신을 말할일이 거의 없습니다. 특히 학부를 물어본 분은 같은K대 출신인분이 과고/학부를 술자리에서 물어본것 제외하고는 한번도 없었습니다.
저또한 1년동안 출신을 말하는게 "학교가 근처라서" 등의 말로 간접적으로 드러낸게 전부였습니다.
여기에서는 정출연 들어가기위해서 학부 혹은 대학원 간판이 좋아야된다고 말하지만, 절대 아닙니다. 본인 실적 및 커넥션으로 누구나 들어오는곳이 정출연이며, 물론 시기운도 있어야됩니다.
물론 KIST의 경우에는 정출연중에서도 준교수급으로 해외포닥 경험도 필요하는등 조금 다를순 있습니다.
또한 spk출신인 것을 알게되면 다들 기대치가 높으시기는 합니다. 이건 그동안 출신 선배들이 좋은모습들을 많이 보여준 까닭이겠죠. 하지만 결국 spk출신이라고 누가 이끌어주는건 전혀없고, 본인 실력으로 평가받게됩니다.

이 과정들을 종합하면, 정출연에 가고싶으신 분들은 연구실을 선택할때 첫번째로는 '연구실선배들의 진로', 두번째로는 '평균실적' 등을 확인해보세요. 신생랩일 경우에는 '해당교수가 정출연에 있다온 경험'이 있는지 보는것도 좋습니다.

3. 마지막으로 학교를 목표로 하시는분들이 있을겁니다.
학교는 정출연과 다르게 교수직자체가 학교간판이다보니 출신 학부 및 대학원을 많이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실제로 본인 학부/대학원이 여러 홈페이지 등에 쉽게 실리기도 한 직업이죠.
그러다보니 웬만하면.. 좋은 대학원을 나오는게 아주조금이나마나 유리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또한 같은 실적일 경우에 말씀이고, 당연히 본인의 실적이 월등해야지 지원자격이 주어집니다. 시기운도 정출연보다 훨씬 더 까다롭습니다.
여기에 많은분들이 해외박사 옹호하는 말씀들을 하십니다. 저또한 미국top3에서 경험을 하면서 미국좋은연구실에서 경험을 쌓고 연구진들과 교류하는게 상당히 좋다는 것을 알고있습니다.
다만, 최근 트랜드를 보면 국박들 임용되는 정도가 상당히 많습니다. 심지어 제가 K대에서 학위받을때 옆연구실 프닥이 국내top5대학에 임용된걸 보기도 했습니다. 그외에도 국박+해외포닥, 혹은 국박+정출연경력으로 교수되는 경우는 셀수도 없이 많습니다. 자랑일수도 있지만, 저희랩만해도 박사졸업생들중 교수하는사람이 열명은 넘습니다.
따라서 해외박사를 고민하시는 분들도 무조건 해외박사를 떠나면 좋은직장을 얻을수있다는 생각은 안하시는게 좋은 세상입니다. 절대적으로 국내에서 학위받는게 유리할지, 해외에서 학위받는게 유리할지를 따져보셔야됩니다.
오히려 해외유수대학에 가게되면, 국내에 비해서 더 좋은연구환경에서 연구를 할 수 있기에, 더 좋은 실적을 쌓을 수 있겠지? 라는 기대감으로 가는게 맞을겁니다.

따라서, 제 사견으로는 학교를 가시는분은 첫번째로 실적이 중요하고, 같은 실적을 쌓을수있으면 당연한 소리지만 좋은대학이 유리합니다. 하지만 분명 정출연에 비해서 출신에 대한 노출빈도도 높으며, 중요성도 높은건 사실입니다. 또한 정출연이랑 매한가지로 연구실선배들이 학교로 많이가면 서로 이끌어주면서 기회를 제공받기 유리합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본인 실적이 없으면 이런 인맥들은 쓸모가 없습니다. 학교는 본인이 목표한다고해도 될수있을지 모르는 것이니.. 사실 학교만을 목표로 두고 대학원에 오는건 추천드리진 않습니다. 박사학위를 받으면서 본인이 교수할수잇을지 감이 오게될겁니다.



글을 쓰다보니 결국에는 너무 뻔한 얘기들을 한것 같네요.
하지만 되돌아보면 저는 대학원을 준비하거나, 박사졸업할 시기에도 이러한 정보들이 부족했던것 같습니다.
저는 지도교수 혹은 주변선후배 등 여러사람들이 "넌 교수해야된다"라는 말을 워낙많이 해왔어서, 자연스럽게 이러한 길을 걷게 된것 같습니다. 어떻게보면 운이 상당히 좋은거였죠.

결국 어딜 가든지 본인 하기 나름인게 정답인것 같습니다.
선배들의 진로를 그대로 따라가는게 대다수지만, 좋은쪽으로든 안좋은쪽으로든 특출난 학생들은 분명 존재합니다.
그렇기에 인서울 중위권에서 학석박받아도 교수하고 잘사는 사람들도 왕왕 보이기도 하고, spk학석박인데도 취업 잘안된 사람도 보이기도 합니다.
본인이 학교를 결정하실때 미약하게나 도움이 되시길 바라며, 기왕 선택을 끝내신거면 최선을 다해서 최대한 좋은결과를 얻으시기를 기원합니다.
여기에 선배교수들도 많으실테니, 그분들이 저보다 더욱 좋은 코맨트들을 해주실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