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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연구실을 가야하는가 (1): 사실 학벌은 중요하지 않다.

IF : 1

2022.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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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61

: 안녕하세요, 이번 2월에 기계공학 쪽에서 박사를 받고 대전의 한 정출연에 근무중인 아무개입니다. 먼저 자극적인 제목으로 어그로를 끌은 점 사과 드립니다. 문장의 전체는 사실 이러합니다: 사실 (정출연을 가기 위해서는) (내가 연구 실적이 돋보일 정도라면) 학벌은 (생각보다) 중요하지 않다. 누군가는 반박을 위해 누군가는 위로를 위해 들어오셨을텐데 두 분다 실망하셨을 수도 있겠네요.

이런 어그로성 제목을 쓴 주제에 제 학벌을 숨기는 것은 너무 비겁하겠죠. 저는 소위 hss 라인에서 학석박을 모두 마치고 연구 실적(1저자)은 탑티어 2편/Q1 4편으로 총 6편의 SCIE 논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논문의 개수가 연구자의 실력과 정비례한다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지만, 실적만 보았을때 저보다 실적을 많이 낸 학계 프레시 박사는 꽤 드뭅니다.

여기 커뮤니티에서는 <학벌이 중요하다 vs 중요하지 않다>로 매일 피터지게 싸우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이 싸움은 사실 <학벌이 중요해야된다 vs 중요하지 않아야 된다>의 의견차이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연구실적과 학벌이 둘 다 좋은 분들은 이 싸움에 참전할 필요가 없으니 보통 둘 중 하나가 결핍된 분들이 논쟁에 참여하시는거겠죠.

어디 설문조사를 보니 진보든 보수진영이든 본인은 합리적인 중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높다고 하더군요.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SPK부터 제주도의 대학까지 학계의 꽤 많은 표본을 보고 그동안 객관적인 통계를 내보고 이를 여러분들과 공유하고자합니다. 분야마다 차이가 있을 수도 있으니 참고 용으로만 봐주시길 바랍니다. 그전에, 대학원 학벌이 좋으면 좋은 랩이 많아지기 때문에 연구 실적이 좋을 확률도 당연히 높아집니다. 여기서는 그러한 연관관계는 완전히 배제하고 정량적인 실적과 학벌로 비교하겠습니다. 추가적으로 전공유사도는 당연히 중요하지만 같은 조건으로 가정하였습니다.

(1) 대기업 목표(삼전, 현차 등) - 학벌 > 실적
- 확실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학벌이 실적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생각보다 간단한 이유인데, 아무리 대기업이라도 대부분의 부서는 연구다운 연구를 하기에는 사실 어려운 실정입니다. 그렇다는건 이 사람의 연구 소양을 평가할 필요도 능력도 떨어진다는 말이죠. 기업은 'A 매커니즘 규명에 성공하여 B 모델링을 C 논문에 출판한 연구진'이라고 홍보하는 것 보다 '서울대 출신 연구진'이라고 홍보하는걸 좋아합니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학벌에 대한 기준은 높지 않은 편인것 같습니다. 연구중심대학으로 불릴만한 대학이면 손해보지는 않는 것 같네요.

(2) 정출연 - 학벌 < 실적
- 정출연은 대기업과 달리 실제 본인들이 벌려놓은 연구과제를 잘 마무리지어주고 논문도 써줄 박사를 필요로합니다. 정출연도 연구다운 연구하기 힘들다라고 말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연구성과에 논문 출판은 항상 포함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저희 분야에서 학벌에 상관없이 저 정도로 실적을 낸 박사들은 대부분 정출연에 잘 자리를 잡더군요. 실적이 좀 적지만 유명한 랩이라 이득보는 경우는 있지만 실적이 많지만 생소한 랩이라고 손해보는 경우는 드문것 같습니다.

(3) 교수 - 학벌 ? 실적
- 유감스럽게도, 교수로 임용될 정도의 분들은 제가 평가할 레벨이 안됩니다. 한국에서 일할 사람들 중 연구를 제일 잘하는 사람들이 지원하다보니 실적은 기본적으로 좋으며 그 중 학벌까지 좋은 분이 되시는 것 같습니다. 간혹 그중에서도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가진 분들은 학벌과 상관없이 임용되시는걸 보았지만 그런 일은 대다수와 멀어보입니다.

제 생각이 해묵은 논쟁의 어떤 해답을 줄 리는 만무합니다. 하지만 두 집단 모두 조금은 진정하시고 좋은 연구 더 많이 하시는데 힘쓰시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이 글이 여러분들에게 도움이 됐을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제 불면증에는 도움이 된 것 같네요. 반응이 좋으면 연구실 고르는 방법과 같은 후속글도 써보겠습니다. 그럼 모두 건강하시고 좋은 논문 많이 쓰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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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6개

2022.03.29

좋은글 감사합니다

2022.03.29

동감합니다. 하지만, 대체로 좋은학교에서 좋은실적이 많이 나오긴 한것도 팩트고, 주변환경에서도 워낙 임용을 목표로하는 실적괴물들이 많아서, 본인 실적에 대해서도 겸손해지게 되는것같네요. 저도 기계과 spk에서 학위를 받았고, 석~박 학위과정중 정량/정성적으로 괜찮은 실적으로 졸업했으나(졸업당시 글쓴이분과 정성적인 실적은 비슷하고, 정량적인게 좀더 많은듯하네요) 주변(특히 연구실선배)에서는 정말 말도안되는 실적으로 졸업한 케이스가 많다보니 제가 전혀 월등한 실적이라고 생각되지 않네요..
하지만 학사면 백번양보해 이해하지만, 박사까지 졸업한 사람이 학교간판갖고 자랑하고다니는건 직접적으로는 본적이 없으나 상당히 추해보입니다.. 저또한 학교보다 저희연구실에 대한 자부심이 상당히 높은편이고요..

대댓글 1개

IF : 1

2022.04.01

저 또한 동감합니다. 저도 학계 동료들 보면 연구 좀 한다는 친구들은 어차피 스스로 답들을 찾아오기 때문에, 좋은 학교의 가장 큰 장점은 오히려 자극 받을 수 있는 선후배들이 많다는 것 같습니다.
진지한 라이프니츠*

2022.03.29

정출연 논문 출판은 기관에 따라 비정규직 인원의 이름은 고의적으로 누락되기도 합니다. 가려면 정규직으로 가세요.

대댓글 2개

2022.04.01

누적 신고가 20개 이상인 사용자입니다.

팀에 '나의 아저씨'가 있으면 좋겠어요..
진지한 라이프니츠*

2022.04.07

동일직급 동일 업무 하는 사람을 풀칠해서 영수증이나 붙이는 경리 알바와 동급으로 보는건가요?

2022.03.29

누적 신고가 50개 이상인 사용자입니다.

글쓴이 학교 학석박이면 학벌도 좋고 실적도 좋은 편에 속한다고 봄,,,정출연 근무하다가 학계로 나가는 경우도 있고,,,출신 연구실도 괜찮았을 것 같음

2022.03.29

누적 신고가 20개 이상인 사용자입니다.

음.. 이 글 자체는 맞는 말씀인 것 같은데 보통은 교수 자리를 염두에 두고 학벌을 바라는게 아닌가요? 솔직히.. 해외 경험도 없고 포닥도 하지 않고선 보통의 공대 분야에선 교수될 수는 없는데 그 두 가지를 위해서 학벌이 꽤 필요한 것 같습니다.

대댓글 2개

IF : 1

2022.04.01

맞습니다. 사실 교수가 되려면 좋은 학벌+좋은 실적 거기다가 해외 포닥 경험까지 필요하니 실로 어려운 일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연구를 잘하고 좋아해 하다 보니 교수가 되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지만 교수가 되기 위해 대학원을 진학하는 것은 꽤나 세드엔딩으로 갈 확률이 높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1), (2)에 더 비중을 둬서 말씀드렸습니다.

2022.04.03

누적 신고가 20개 이상인 사용자입니다.

그 부분이 학벌에서 나오는 차이인 것 같습니다. S 출신인데 제 주변에는 대기업이나 정출연이 목표인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그냥저냥 하면 당연히 가는 곳으로 생각합니다. 몇몇 좋은 정출연이나 기업 연구소 정도를 제외하고는요. 좋은 학교 일수록 평균적인 목표와 그것에 다다르는 어려움에서 차이가 나는 것 같습니다. 기업에서는 학부 학벌이, 정출연에선 출신 연구실이 대개 차이를 만드는 것 같아요.

2022.03.29

내용에는 대체적으로 공감하지만 학벌의 의미가 학부 학벌인지 대학원 학벌인지도 이야기가 많이 달라져요.
상대적으로 학부를 더 많이 봐서요.

대댓글 1개

IF : 1

2022.04.01

공감합니다. 대부분 학부 학벌에 더 가중치를 두고 사람을 평가하는 것 같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객관적?이라고 생각될 여지가 있는 것도 자명하고요. 하지만 본문에서는 편의상 학부/대학원 학벌 모두를 포괄해서 말씀드렸습니다.

2022.03.29

정출연 중에서 괜찮은 곳 오퍼 받으려면 국내포닥을 해도 괜찮을까요? 논문은 잘 써서 좋은 저널 억셉된다고 가정할게요!! 되도록이면 국내에서 하고 싶은데 정출연 쪽에서는 어떻게 평가할지 모르겠네요.

설중성 약대 나왔고 자대 대학원 진학 예정입니다. 분야는 화학쪽입니다
학계에 자리 못잡으면 대전 화학연구소나 Kist 가고 싶어요.

대댓글 1개

IF : 1

2022.04.01

(1) 취업을 목표로 하는 해당 정출연에서 포닥 (2) 해외 포닥/ 두 옵션을 추천드리고 싶네요. KIST같은 대형 정출연은 해외 포닥을 하시는 것이 더 유리할 수 도 있어 보이나 제가 그쪽 전공이 아니라 말씀드리기 조심스럽네요.

2022.03.29

대학교 나 교수 네임이라는게 좋은 결과에 의해 만들어지고, 따라서 뛰어난 학생이 들어오는 선순환 구조인데,

개인 경험을 가지고 학벌이 의미가 없다니요?

주위 사람들만 봐도 대학원 네임 + 교수가 가지는 영향력이 어마어마 한데

대댓글 3개

2022.03.29

혹시 국평오..??

2022.03.30

신고나 박죠 ㅋㅋ

2022.04.03

논문은 어케 읽으시지 궁금하네

2022.03.30

학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간판때문이 아니라 같이 공부하는 친구 동료들 한테서 받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고, 무엇보다도 깊이 공부하는 정도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카이말고 지방 과기원에도 있어봤고 정출연에도 있어봤는데, spk ky ssh 이하의 학부 출신들의 비슷한 특징이 학부전공이 부족한 경우가 많더라고요, 정립된 이론에 근거해서 설명하는게 아니라 이상한 뇌피셜 유사과학 하는 사람들도 많고...... 낮은 학부에서도 각성하고 뛰어넘는 경우도 있기는 할텐데 거의 없다고 보는게 맞는듯 합니다.

대댓글 1개

2022.03.30

각성하기가 쉽지 않죠.

2022.03.31

대중소, 정출연, 학교 모두가 학벌과 자격증이 중요시 되는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아니면 부모가 200억 이상 가지고 있던가?
학교 채용시 후원금 이야기를 하면 버스나 소나무를 싶어 줄 수 있거나...
정출연, "SKY, 박-석-학"순으로 계급이 나뉩니다. 하다 못해 과책이라도 하려면 "지잡대 박사"출신을
정출연, 과제평가위원도 선호 하지요! 중소기업도 마찬가지 입니다.
"박사"를 받고 정출연에 계신다니 5~6년 죽어라 연구개발, 과제(기획, 제품화, 특허 등)하면서 인적 인프라를 형성하고 중견기업(술이사, 상무 등)으로 이직하세요!

화난다고 단기간, 시야를 좁히지 말고 장기간, 넓게 보세요!
또 다양한 기술을 연마하시고...
지금 작성한 내용은 초딩의 투정 밖에 안됩니다.

대댓글 1개

IF : 1

2022.04.01

제가 그래도 나름 수능 1교시 과목 1등급이었는데, 이 글 만큼은 요지가 정말 이해가 안되네요. 예전 전문연준비로 TEPS 했을 때를 추억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2.03.31

잘 읽었습니다

2022.03.31

누적 신고가 20개 이상인 사용자입니다.

대한민국에서 학벌이 따지는 이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순간 본인의 업적이라고 내세울만한 게 없어져서 입니다. 결국은 SPK 입학한 게 인생최대의 업적이 되어서 그렇죠.

대댓글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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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01

깊이 동감합니다. 어쩌면, 취업 이후에도 본인 스스로 자랑스러울만한 성취를 만들 수 있는 기관에서 일하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이겠죠.

2022.04.05

ssh만 가도 대기업가는데 학벌영향 없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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