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2년제 전문대학 졸업하고 군대다녀온 뒤 취업해서 3년간 일했던 직장인입니다. 지금은 그만두고 백수네요
제가 전문대학을 재학중일때 공학도로써 포부인지.. 꿈을 나름대로 갖고 살았었습니다.
그렇게 졸업을 하고 전문대학을 나와서 의미없이 일하고 있으면서 나중에 인생 헛살았다고 느낄게 안봐도 보이더라고요.
그래도 나름 열심히 해서 중소기업 치고 연봉을 많이 받았다고 느꼈습니다. 26살에 3500에 연구수당 계산해보니 세전으로 4000이 조금 안됐었네요.
의료관련 장비 개발업체에서 기계설계를 맡았는데 처음엔 정말 나사를 어떤걸 쓸지, 부품 선정을 왜 이걸로 했는지 ? 모든게 다 궁금했었지만 1년을 채우기도 전에 자연스럽게 깨달아 버렸습니다. 그냥 용도랑 규격이 맞으니까 쓰는걸...
남 실수는 까내리기 바쁘고, 본인 실수는 감추기 바쁘고.. 적응이 될만 하면서도 정말 질리는 그런 상황이 자주 있었습니다.
그런 상황들이 일하면서 회의감이 들게 하였고 그 뒤론 중소기업에 미련같은게 하나도 없어졌습니다. 물론 생계유지를 위해 일하는 시간동안 정말 열심히 했지만 당시 팀장님이랑 따로 얘기하고 추가근무는 절대 안했습니다. 퇴근하고 7시에 집에 와서 밥먹고 담배피는시간 제외하고 잠들기 전까지 공부만 했네요.
처음에 전공 책을 펼쳤더니 정말 하나도 기억이 안나더군요.. 그래서 한 일주일간은 선행으로 어떤게 필요한지 검색만 하고 정리만 했습니다. 쫒아가보니 그 끝엔 고등학교 수학이 있더군요 ;; 정말 부끄럽지만 이악물고 EBS보면서 처음부터 다 했습니다.
고등학교 수학 - 상/하/1/2/미적분
대학교 과정 - calculus 미분적분학 / 크레이지그 공업수학 상/하
이렇게 하다보니 1년 좀 안걸렸습니다.
그리고 정말 쪽팔리지만 사이버 학사도 했고..
그렇게 하고 토익공부랑 전공이랑 병행했습니다.
2년제라서 어느정도 짐작하겠지만 살면서 영어를 제대로 써본적이 없기에 준비하고 시험을 봤는데, 제 인생 첫 토익 점수가 335점 이였습니다. 토익에 손댄지는 1년 반정도지만 하다가 안했기때문에 점수 상승폭이 높진 않아서 지금은 700 중반~후반으로 오가네요....
이런 패배자 인생이 불쌍해 보였는지는 모르겠지만 합격하면 받아주겠다고 하신 교수님이 계셔서 개나소나타를 타고 열심히 보고 왔습니다.
내가 무슨 연구겠냐고 수차례 되물어보고 혼자 공부하면서 나름대로 꿈도 더 생겼고 꼭 목표하는바 이루고싶네요.
여기서 가끔 대학원 글만 접해보다가 붙든 떨어지든 마지막이라고 생각해서 후회없게 한번 글 싸질러봤습니다.
욕하시고 비난하셔도 괜찮고 제 이야기에 관심가져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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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개
2021.11.19
밑바닥에서 독하게 올라온사람이 가장 무서운법... 합격후에 축 풀어져있던 저를 돌아보게 되는 글이네요
2021.11.20
본인이 연구 하고 싶으면 하는거죠. 욕하고 비난할 건 또 뭐 있나요?
2021.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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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수 박사님이란 분이 계십니다.
https://people.llnl.gov/choi15
스탠포드대학 Farhat랩에서 박사 받고, 지금은 미국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에 계시죠.
이 분, 한국에서 대학을 못 가셨어요. 군대 제대한 다음에 미국으로 건너가 전문대 (커뮤니티 칼리지) 부터 시작해서, 코넬대학교로 편입하고, 그 뒤에 승승장구하셨죠.
뜻이 있으면 길이 있습니다. 전문대를 나오건 고졸이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기왕 고생하는 거면 빡세게 한다고 생각하고 미국으로 가세요. 한국은 학벌/파벌주의가 크게 작용해서 힘듭니다.
님이 제 사촌동생이라도 그렇게 하라고 얘기했을 겁니다. 님께 10년 뒤를 기대해 봅니다.
2021.11.19
2021.11.20
2021.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