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과정 진학을 염두에 두고있는 석사 졸업 예정자입니다. 사실 지금 하고 있는 분야에 대한 애정도 있지만 2학년 당시에 눈 공익판정이 나면서 공군 직업군인을 생각하다 포기하게 되어 관심있던 분야의 공부를 일단 끝마치고자 학석사연계과정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어느정도 반강제적으로 진행되었음에도 새롭게 뭔가를 배우는것 자체를 즐기는 타입이라 교수님께서 시키시는 것마다 막히는 것 없이 어찌보면 평탄하게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대체복무 문제와 박사진학에 대한 문제입니다. 교수님은 나름 충분히 spk도 갈 수 있다고 고평가해주시지만 제가 보기에 저는 상황이 잘 맞아떨어졌을뿐 다른 분들에 비해서 준비도 능력도 현저히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고등학교때 수시를 대충 막썼다가 다른 곳에 못가고 들어오게된 학교다보니 주변에 저만큼 공부에 열정이 있는 친구들이 없었을뿐이지 저는 벌써부터 재능의 한계를 느낍니다. 지금은 어떻게든 교수님 관심에 답하고자 매일 2시간가량 수면하며 버티고 있지만 몸 건강이나 성장속도나 바닥을 드러내는 것이 눈에 보입니다. 최근에는 그렇게 몸건강이 나빠지다보니 성과가 떨어졌고 성실성이 줄어들은 것 같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저는 석사학위 취득후에 개인적으로 하고싶었던 다른 공부나 취업으로 넘어가려고 했습니다만 교수님이 적극적으로 반대에 나서셨습니다. 다른 연구실 선배나 같이 과제하면서 만난 선배님들도 비슷한 답변이신데(물론 이런 심적인 문제들은 말씀드리지 않았었습니다) 이를 어찌해야하나 걱정입니다. 가족들과 친인척들도 박사를 하는쪽의 입장입니다. 이쪽은 어머니나 다름없는 이모님마저 본인이 죽기전에 박사단걸 보고싶다고 하실 정도입니다. 정말 미칠것같습니다.
이렇게 주변에 밀려서 박사를 진학하는게 맞는건지 애초에 대학원에 온게 잘못이었는지조차도 후회가됩니다. 저처럼 주변에 밀려 진학하신분이 계신지 혹시나 극복하셨다면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아니면 이런 주관적인 목적없이 괜찮은건지 조언을 듣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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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개
2021.04.26
저는 제가 하고싶어서 선택한 길임에도 그만두고 싶었던 적 많았습니다ㅠㅠ 석사처럼 2년으로 정해져있는 것도 아니고, 박사를 하면 아무래도 교수님마다 다르지만 최소 4년이상 공부를 더 해야합니다. 물론 교수님과 주변 선배들이 박사학위를 추천하실 정도로 본인이 석사과정을 열심히 하고 잘 하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본인 의지가 없다면 4년은 견디기엔 너무 길고 힘든 시간일 것 같습니다. 본인 의지로 들어와도 중간에 그만두고 나가는 분들도 엄청 많습니다ㅠㅠ 조금 더 고민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박사는 스스로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글쓰신 분은 연구실 생활을 정말 열심히 그리고 잘 하신 덕에 주변의 기대를 받게 된 것 같네요. 주변의 기대에 떠밀려서 박사를 하시는 건 비추입니다. 저도 지난 시간이 정말 지옥같이 힘들었어요. 물론 배우는 점이 많았고 원없이 연구했기 때문에 행복하면서도 지옥같았던 시간이었습니다(박사 온 걸 후회하는 의미로 쓴 게 절대 아닙니다.). 주변의 말들을 다 지우고 오롯이 글쓰신 분 본인만을 생각했을 때 의미있는 결론을 내시는 게 좋겠습니다. 가끔 정말 박사했으면 좋겠다고 생각되는 후배들이 있어서 저도 모르게 추천? 같은 걸 계속 했던 적도 있는데.. 이 글을 보면서 반성하게 되네요. 그 후배들도 이런 생각을 했을지 모르겠네요.. 잘하고 똑똑한 친구라서 아까운 마음에 박사를 계속 권했는데 정작 그 힘들어하는 마음은 봐주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어찌되었든 글쓰신 분께 가장 좋은 선택을 하셨으면 합니다. 주변에서 그렇게 박사를 권할만큼 잘하시는 분이라면 어디를 가도 꿀리진(?) 않으실겁니다.
제가 박사를 생각하는 후배들에게 항상 던지는 질문이 있습니다. '이러이러한 이유 때문에' 박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이러한 이유에도 불구하고' 박사를 하려는 목표가 있느냐는 것입니다. 처음에 박사를 시작할 때 나름의 이유가 있고 목표가 있겠지만, 박사과정은 여러모로 지옥같이 힘든 기간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어려움을 견딜 본인만의 확고한 목표와 이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석사와는 달리 기간도 정해져 있지 않고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터널을 혼자 묵묵히 걸어가야 하는데 그 과정이 쉽진 않습니다. 연구를 해보셨으면 아시겠지만 성공한 연구를 위해선 무수한 실패사례가 필요하고, 이런 수많은 좌절을 딛고 일어설 이유가 있다면 박사과정을 끝까지 마무리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됩니다. 저도 박사과정때 어려운 점이 많았기 때문에 박사과정을 선택한 것을 후회하지 않더라고 한번 더 하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습니다. 선택과 실행은 항상 본인의 몫입니다. 그 선택이 옳은 것인지는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알겠죠.
2021.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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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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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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