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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과정 vs 제2의 인생. (인생고민. 내용깁니다)

2021.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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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사과정 졸업후 현재 모 대기업에 운좋게 취직하고 부서배치 받기전에 있는 28살 청년입니다.
석사과정을 들어가기 전만 해도 해외박사, 포닥 그리고 교수까지... 꿈이 매우 높았었던 저는
석사과정때 겪었던 프로젝트 동료와의 불화, 그리고 억울하게 누명을 쓰게 되어 지도교수와 불화로
연구자의 길을 다시 생각해보게 된 것 같습니다.
엄연히 제 잘못도 많지요... 누명을 괜히 쓰인것도 아니구요..
하지만, 석사과정때 나름 열심히 뭔가는 했는데 성과 낸 것이 없다고 생각하니
아쉬운감정도 들고 뭔가 이 길이 정말 맞는가 많은 생각을 들면서 졸업을 맞이했었습니다.
그래도 운좋게 대기업에 취직을 해서 다행이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네요.

그러나 본격적으로 회사생활 시작하기 전에
저는 앞으로의 제 인생을 그려보다가
요즘들어 제2의플랜이 떠오르고 그 길에 더 마음이 가고 있습니다.

제가 어느정도 마음이 기울여진 제2의 플랜은...
석사과정으로 마무리해서 회사일과 같이 병행하고 취미로써 제가 배우고 싶어하던 요리, 작곡, 디자인을 배우다가
나이가 어느정도 들어서 제 2의 인생을 맞이할 때 배웠던 취미를 토대로 무언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이러한 인생을 살려면 깔끔하게 박사과정을 포기하고 적당한 직급에 머무르고 적당한 돈을 벌다가 퇴사를 하겠지요...

그러나 욕심을 부리고자 한다면 (더 높은 직급에 올라가고자 한다면)
현실적으로 석사학위가지고는 힘드니 박사학위를 따야겠고...
이왕 박사학위를 딸거면 저는 더 넓은 세상을 위해 해외를 가고 싶습니다.
그래서 기업의 책임연구원 직을 맡든지, 교수로 인생을 살아가든지...

아무튼 요약하자면
석사 연구원으로써 적당히 돈벌고 인생을 평범하게 살다가 적당한 나이 (40~50)에 퇴직하여 제가 해왔던 취미생활로 제2의 인생을 살건가
욕심을 좀 더 부려 해외박사학위까지 받고 높은직급 혹은 교수가 되어 많은 돈과 명예를 부리며 호화롭게 살것인가

물론 인생을 살다가 저렇게 되리라는것은 100%없겠지요..
그렇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저의 플랜은 저렇게 두가지로 나뉘어질 것 같습니다.

두 플랜의 전제는, 결혼해서 가정도 꾸린다는 것을 가정한 것입니다.
이 전제 때문에 전자로 살려면 정말 돈버는게 지옥일 정도로 살아갈것 같긴한데
그렇다고 후자로 산다고해서 40대까지는 여유롭게 살 수 있을것 같진 않을거같고...
또한, 제가 정말로 해외에 나가서 5년, 길게는 6-7년까지 바라보면서 무사히 박사학위를 딸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향수병이 워낙 많은 전형적인 대한민국 정서를 가진 사람이고,
석사과정을 하면서 제가 생각했던 연구와 교수님들의 너무나 다른 모습들을 많이봐오면서
교수, 그리고 높은직급에 대한 회의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교수라는 직업을 비하하고 싶은 마음은 절대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교수라는 직업을 가졌을 때 60-70대까지 나이를 가져서
평생 연구를 할 수 있을정도로 연구에 대한 열정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박사학위를 위해서 제가 5-6년간 버텨야 된다면 거기서 몰려오는 불행도 감안하기 힘들것같구요..
하지만 제가 현재 마음이 기울었던 플랜B로 산다면 인생에서 박사학위에 대한 아쉬움도 들것 같구요.
욕심을 버리면 해결될 문제인것같은데.. 그게 정말 쉽지가 않네요.

아무튼 긴 이야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은 어느 인생이 더 좋을것 같은지 의견공유해주시면 감사합니다.
이미 오랜 기간 연구원으로 경험을 해보신 선배님들의 조언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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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개

칠칠맞은 피보나치*

2021.03.04

선택은 둘다 되고나서 고민하는게 맞는것같습니다. 두번째 조건을 인생의 선택지로 넣기에는 아직 준비된게 아무것도 없는게 아닌가요?
교수직을 생각하고 유학을 가신다면, 미국대학 30위권정도를 생각하실텐데, 그게 말그대로 가고싶다고 갈수있는건가요..
미래에 대한 고민을 지속적으로 하고, 목표를 높이두는것은 정말 좋다고 생각합니다만, 말그대로 두번째 옵션을 본인이 할수있는지, 그리고 어느정도로 간절한지를 모르겠네요.
그냥 단순히 지금같은 고민을 하시는거면, 주변사람들을 볼때 십중팔구 그냥 그자리에 남아있습니다. yk출신에 자대석사로 갔던애들중 절반이상이 다들 "박사는 유학갈생각"이라고 했는데, 그중 대부분은 그냥 자대박사중입니다. 유학간 친구들은 모두 반드시 유학갈것이라 생각해서 석사때 영어성적/연구실적에 시간투자 정말 많이하고 갔어요.
학부생들, 그리고 석사과정하는 사람들이 "나는 큰물에서 놀고싶어서 유학가야지!"라고 하지만, 사실 그중 어느정도나 간절하게 원하고 준비를 철저하게 하는지 모르겠네요. 솔직히 글쓴이분도 간절하거나, 준비가 되있는 분같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냥 대기업에 남아계실거면 spk 박사도 충분합니다. 주변에서 박사따고 정출연/교수는 몰라도, 대기업못간 케이스는 한번도 못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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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 5

2021.03.04

어느 길이나 단점이나 예상치못한 암초는 있을거예요. 석사때 별의별 일을 다 겪은 것처럼요. 회사에서 또 박사과정에서 다른 이상한 일이 없으리란 보장이 없지만, 보통 그런 돌발상황을 염두에 넣다보면 아무 결정도 못하게 되죠. 겪으신 것과 비슷한 일이 또 벌어지지 않게 적절히 대처하는 방법을 학습했다면 나한텐 된거 아닐까 합니다.
뭐가 내게 최우선일까도 좋지만 뭘 하면 내가 제일 덜 후회할까를 생각하는것도 때로는 나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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