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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하고 석사지도교수님 오랜만에 뵈었습니다.

IF : 2

2020.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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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67


석사학위 받고 연구소 다니다가 다른 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석사 때 지도교수님은 같은 학교 랩장 선배였다가 교수님으로 임용되신 분입니다.


저랑 같은 지도교수님을 모신 선배님이자 석사지도교수님이셔서 사이가 좀 각별했습니다. (스승님께서 별세하시고 절 맡으신 터라 큰오빠와 막내동생 같은 느낌이기도 했습니다.)


취업 후 박사학위를 다른 곳에서 받는 것도 조언 많이 해주셨고, 졸업하고 인사드리러 갔을 때도 엄청 반겨주셨죠.


과제 같이 하자, 회의하러 한 번 와라, 하셔서 오랜만에 뵀는데 여전히 반가웠고


뭔가 좀 뭉클? 한 기분도 드네요 ㅋㅋ


학위과정 당시에는 엄청 엄격하고 기준도 높고 많이 혼나고 밤도 많이 새고..


남들 다 하는 고생 저 역시 하고 살았는데 타학교에서지만 박사학위 받고 나니 뭔가.. 


학생이라는 느낌보다는 약간 연구원처럼 대우해주시는 게 느껴져서 괜히 좋았습니다.


예전에 김박사넷 게시판에 박사학위 못 받아도 되니 지도교수 죽었으면 좋겠다고 글을 썼었어요.


오랜만에 뵌 석사지도교수님이 아직도 그런 마음이 드냐, 이제 그만 마음에서 놓아라,


고생 많이 한 거 안다, 이제 다 끝났으니 학위 받은 것만 생각해라, 하시면서 달래주셨습니다.


죽을 때까지 그 사람을 더 볼 일은 없겠지만, 박사학위 받은지도 이제 곧 1년이 되는데..


그 트라우마는 쉽게 지워지지 않네요.


혹시나 이 곳을 종종 보시는 교수님들께서 이 글을 읽게 되신다면..


단지 엄격하고 무섭게 혼내고 밤을 새우게 할 정도로 공부 많이 시키고 일 많이 시킨다고 학생들이 교수님을 미워하지 않는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학생이 잘 되길 바라는 교수님의 진심은 통하기 마련이니까요. 


저는 박사학위 지도교수를 논문도장기계라고 부릅니다. 도장만 찍었기 때문입니다.


졸업논문 데이터도 연구소에서 가져온 걸 썼고, 논문도장기계는 제가 했던 실험 규격조차 모릅니다.


그 사람의 이름 중 성씨만 들어도 경기를 해요. 죽이고 싶다, 정도의 분노가 아닙니다.


온갖 거짓말, 부도덕한 행위, 인건비 회수, 논문지도력 -100.. 거기다 성희롱과 성차별 발언.


그 사람도 여기 종종 들어오니까 아마 이 글을 읽을 겁니다.


공대에 돈 벌기 위해서 온 조교수, 이제 부교수로 승진했고, 학생들 등골 빨아서 과제 연명하면서


전공과 다른 학과에 들어와서 제 박사논문 데이터 해석도 제대로 못했던, 그러고도 부끄러움조차 몰랐던 그 사람은 여전히 그러고 산다고 들었습니다.


박사학위와 인건비를 주는 조건으로 SCI 논문 2편, KCI 논문 3편 이상을 3년 안에 내라고 했던 거래 내용, 그러고나면 바로 졸업시켜주겠다, 3년보다 먼저 그 조건을 만족하면 3년까지는 인건비 보장해주고 추가로 과제든 뭐든 아무 것도 시키지 않겠다고 해놓고 술 상무까지 시키고.. 


나중에 거래한 내용에 왜 약속을 어기고 잡일도 점점 늘어가고 과제 보고서, 제안서, 영수증 처리까지 시키냐고 따지고 들자


"니가 정말 그걸 해낼 줄은 몰랐어." 라고 했던 말, 기억합니다. 


학생이 정말 잘 되길 바라고 혹독하게 이끄는 교수님은 과정 당시에는 너무 밉고 그래도 나중에는 많이 남는게 있었고 감사하단 생각도 들고 종종 뵙게 되지만..


박사논문도장기계처럼 전공까지 바꿔서 발전기금 내고 교수가 되면.. 본전 생각이 나서인지 학생을 "활용해야 할 인적 자원"이라고 표현하며 같은 돈 줬는데 성과가 안난다는 이유로 연구실에서 학생 내쫓고 하면.. 연을 끊는 게 문제가 아니라 죽어서도 용서받지 못할 괴수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냥.. 푸념이지만, 저는 이제 자리잡고 잘 지내고 있지만.. 아직도 몸서리가 쳐지곤 합니다. 


학생은 도구가 아니지만.. 정말 도구라고만 생각한다면, 적어도 버틸 수 있는 정도로 이용하면 좋겠네요. 


좋은 교수님들을 먼저 만나고 세상 쓰레기 괴수를 나중에 만나게 되어서 충격이 더 클지도 모르겠습니다.


인연은 끝났고 언젠가는 잊겠지만 아직은 잊혀지지 않으니 욕이라도 하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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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2개

IF : 5

2020.11.05

그 속에서 훌륭하게 살아내느라 고생했어요
Dante Alighieri*

2020.11.05

난 실험실 동기중에 전부 다 같이 알하는데 맨날 잡일많다고 투덜거리고 (심지어 본인인건비 나오는 과제보고서 쓰면서도 욕하면서 싫어하고 인건비는 아주 당연한 권리인 줄 암) 다른 사람 연구나 연구실 일이 밀려서 교수님 바쁜데도 자기 연구 바로바로 피드백 안해주면 교수님 악마 만드는놈 보고나서는.. 또 여학생들도 경악하는 피해의식에 갇혀있는 페미 동기도 보고나서는.. 이제 이런거보면 그냥 둘중 한명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지 막무가네로 편을 못들겠더라. 흠터레스팅.

IF : 2

2020.11.05

Adam Smith//
감사합니다.

Dante Alighieri//
인건비는 일을 하면 당연한 권리지요. 과제 1개를 아예 단독으로 맡아서 제안서, 계획서, 중간보고, 최종보고까지 하고, 나머지 과제 1개는 예산관리하고 입학 후 졸업할 때까지 SCI 2편, KCI 12편을 주저자로 게재했습니다. 이 정도 했으면 인건비는 당연히 제 권리입니다. 아, 학부생 두명 졸업논문도 실험부터 졸업논문 최종, 그리고 그 논문 KCI로 투고하고 게재할 때까지 지도하는 역할도 했네요. 그런데 그나마 주기로 한 120만원도 못 채워주고 다른 방에서 인건비 앵벌이까지 시킨 사람이니 욕할만 하죠? 랩 홈페이지에는 제 전공과 유사한 연구한다고 써있어서 갔는데 교내 연구센터의 부센터장이라 연구내용도 사기였어요. 그만두지 않은 건 어차피 3년만 버티면 된다고 생각해서였는데 말을 너무 자주 바꾸길래 수료하자마자 취업했더니 졸업해야되지 않냐고 하면서 SCI 한 편만 더 써라, 너 말고 쓸 사람 없다고 전화와서 질척거리더군요. 더러워서 하나 더 던져주고 졸업했습니다. 올해 4월에 최종게재까지 시켜줬네요. 제가 과정생일 당시 석사생 한명이 더 있었는데 도장기계가 돈내고 들어올 때 밀어줬던 학과장네 조카라서 걔는 혜택 많이 보고 졸업했습니다. 이렇게 상세하게 공개하는 건 그 도장기계가 이 글을 읽게 된다면 조금이라도 반성하고, 거기 남은 학부생, 아무것도 모르고 타대에서 진학한 저같은 학생에게는 이러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입니다. 저 졸업할 때 "내가 당신한테 못 해준게 뭐야?!"라는 말을 하더라구요, 미친 사람인줄은 알았지만 그 정도일줄은 몰랐습니다. 여기 글쓴 거 서울대 연구실 후배가 보고 도장기계한테 말 전해줬대요. 그 연구실 얘기라고, 인건비 토한 금액까지 똑같다고. 어쨌든 이 댓글도 곧 보겠죠? 늘 지껄였던 말들, 좋은 아버지, 신앙인으로 살려면 지금이라도 사람으로 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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