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부터 설명하겠습니다. 저는 미국에 이공계열 (엄밀하게 공대는 아님) 박사과정 중인 학생이고, 동일 학교의 CS교수님(인도 사람)의 수업을 들으면서 같이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다고 직접 찾아가서 컨텍을 했습니다. 이것을 1주차라고 하고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1주차 : 교수님 office hour에 찾아가서 얘기 나눔. 이 학교 다른과 박사 과정이라고 알려드리고, 주제 얘기 좀 하고, 펀딩은 내가 다니는 과에서 받고 있어서 괜찮다고 함. 그리고 교수님이 그럼 자기 논문들 좀 더 자세히 읽어보고 하고 싶은 거랑 알려달라고 함.
2주차 : 같이 일하게 되어서 너무 기쁘다, 감사하다, 미팅은 아무 때나 가능하니 교수님 편하신 시간으로 해달라 메일을 보냈는데 답장이 없어서 수업 끝나고 가서 말씀드림. 메일 읽어봤다고 하고 같이 일하려면 연구실 사람들 하고도 얼굴 터야하니 곧 시간 알려주겠다고 함. 물론 후에 아무 답장 없었음.
3주차 : 후에 아무 답장이 없어서 논문 중에 이 논문이 제일 마음에 든다. 이 주제로 후속 연구 하고 싶다. 메일을 보냈음. 역시나 답장 없어서 월요일에 수업 끝나고 찾아가서 혹시 메일 보냈는데 보셨냐고 여쭤봄. 그랬더니 이번주 수요일 3시에 연구실로 오라고 함. 그래서 수요일에 연구실 갔는데 아무도 없음. 혹시 연구실 잘 못 찾았나 해서 건물 다 찾아보고 다시 돌아오니 사람 몇 명 있어서 인사하고 교수님 안 오셨냐고 물어봄. 그런데 오늘 교수님 아예 오지도 않았다고 함. 게다가 얘들은 나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음. 그래서 또 수업 끝나고 찾아가서 오늘 연구실 갔는데 안 오셨더라 말하니까 미안하다고 하면서, 니가 하고 싶은 주제는 지도학생 중에 OO이가 하고 있으니까 일단 그 친구한테 메일 보내서 둘이 미팅 잡고 걔한테 일단은 배우라고 함. 교수님이 OO이한테는 얘기 해놓겠다고 함. 그래서 그 OO한테 메일 보냈고 2일째 아무 답장 없는 상태임.
최근 3주 동안 일어난 일이고, 공대 교수 혹은 인도 교수와 컨택해본 적이 없어서 이게 간접적인 거절인지, 걍 제가 2순위라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혹시 미국에서 공대 박사과정 중인, 끝내신 분들 중에 조언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교수님 연구실적이랑 졸업생들 커리어가 너무 좋아서 이분이랑 뭐라도 하면 좋겠지만 만약 이게 제가 알아서 떨어져 나가길 원하고 이러는 거라면 저도 빨리 다른 교수 찾아서 컨택해야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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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개
2024.09.14
걍 졸라 바빠서 정신머리가 없는거같음
2024.09.14
그냥 엉망으로 일하는 사람 같네요. 은근히 흔합니다 ㅋㅋㅋ
2024.09.14
가끔 있는 일인데 학생들은 속터지죠 ㅜㅜ
너그러운 로버트 후크*
2024.09.14
경험한 바로는 많이 연구실이 바쁜거같은데, 님이 오기전의 연구실도 컨트롤하기 어려운데 님까지 가면 더 심해질거같네요
2024.09.14
이건 받아준다해도 가면 안되는 곳인거 같은데요
2024.09.16
댓글들 감사합니다. 제 주변에도 물어봤는데, 거절이라기보단 그냥 신경을 안 쓰고 있다는 의견이 대부분인 것 같네요. 저도 마음 같아서는 제가 차버리고 싶지만, 이 교수님 연구실적도 너무 대단하고, 졸업생들도 다들 빅테크에서 잘 나가고 있어서 일단은 어떻게든 붙어있어 보려고 합니다. 혹시라도 저 같은 분들이 생길 수도 있으니 추후에 거절당했는지, 같이 잘 일하고 있는지 추가하도록 해보겠습니다.
2024.10.24
한 달이 넘게 흘렀는데, 후기를 남겨봅니다. 일단 1주일 정도 뒤에 OO이가 메일을 안 본다고 교수님에게 전했고, 교수가 자신은 cc해서 다시 메일을 보내보라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5주차에 OO이에게 답장이 왔습니다. 대략적인 내용은 이렇습니다.
나 : 반가워. 교수님에게 얘기는 들었겠지만 난 이런 이런 사람이고 교수님이 너랑 먼저 얘기해보라고 했음 OO : 반가워. 그래서 님은 지도교수 구하는 거임? 연구주제는 정했음? 나 : 나는 ~~과 박사학생이라 지도교수 구하는 건 아님, 이런 주제로 연구하고 싶은데 아직 확실하게 딱 정하진 않음. OO : ㅇㅋㅇㅋ 근데 알겠음. 그래서 정확하게 뭘 하고 싶은거? 나 : 나는 cs분야 연구는 처음이라 뭐부터 주제로 잡고 시작할지 모르겠는데, 너네 연구실 석사나 박사생들은 어떤 식으로 주제를 찾아봄? OO : 글쎄 난 잘 모르겠고, 난 첨부터 주제 정하고 여기 왔음. 뭐할지 모르겠으면 교수님 github에 수업자료 있는거 보셈. 나 : 오 고마워. 근데 우리 미팅은 어떤 식으로 할까? 님이 시간 안되면 내가 무조건 맞추겠음? OO : 확실하게 말하겠는데, 우린 아직 콜라보 시작한 거 아니야. 그래서 미팅 따로 할 필요는 없어. 콜라보를 하고 말고는 전적으로 교수님이 정하는 거야.
주고 받은 메일의 내용은 대충 위와 같고, 가장 마지막 메일은 정확하게 저런 말투와 길이의 메일이었습니다. 솔직히 OO이 절 아니꼽게 보는 게 티가 나서 교수님이 따로 어떻게 되어 가냐고 물어보기 않는다면 저는 이 교수와 연구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절 가르쳐줄 사수의 태도가 저딴 식이라면 제가 제대로 뭘 하긴 힘들 것 같아서요.
2024.09.14
2024.09.14
2024.09.14
2024.09.14
2024.09.14
2024.09.16
2024.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