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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교수 잉용 후 넋두리..

2025.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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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김박사넷 눈팅족인데 ㅎㅎ 새벽에 넋두리나 좀 풀려고 글 써봄

나는 원래 응용 물리/수학 하고 싶었는데 어쩌다 보니 순수 분야 대학원으로 진학함. 당시엔 잘하면 언젠가 응용할 수 있겠지 하는 평범한 생각이었지 ㅋㅋ

학위 중에 알파고 터지고 머신러닝 난리였는데 내가 하는 연구는 비전공자 입장에선 별로 흥미 없을 느낌이었음. 분야가 좀 안 맞아서 지도교수님 바꿀까 진지하게 고민했지만 중간에 같이 연구하자고 손 내민 선배랑 논문 하나 쓰고 그냥 쭉 밀어붙이기로 했음.

근데 랩실에 이쁨받는 학생 있고 아닌 학생 있잖아? 나는 당연히 후자였음. 타교 출신에 자격시험도 늦게 붙고, 그렇다고 엄청 말을 잘 듣고 사회성이 뛰어난것도 아니고,연구 주제도 잘 안 맞아서 열심히 하지도 않았음 ㅋㅋㅋ 지금 생각해보면 빨리 다른 데 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음.

그러다 해외 연수 기회가 있었는데, 가면 전문연 6개월 늘고 주제도 완전 달랐음. 거기다 당시 하고 있던 세미나 발표만 하고 논문 작성은 다른 학생에게 뺏길꺼가 눈에 보여서 고민 많았음. 다른 학생이 내가 봐도 엄청 잘했고 내가 당시 진행한 연구한 주제로 밀어 주려는게 눈에 보였니까. 지도교수님은 나를 통해 해외와 좋은 연결고리를 만드시고 싶으셨던 것 같았는데 나는 가서 공부만 하다가 아무 성과 없이 시간만 허비할까 봐 고민 끝에 안 갔음 ㅋㅋ 그거 때문에 욕 엄청 먹었는데 그냥 밀어 붙임 ㅋㅋ

졸업도 논문 부족한 상태로 어찌저찌 졸업만 시켜달라 해서 마침. 포닥도 애매하고, 당시 코인 붐에 집값도 폭등해서 빨리 돈 벌고 싶었음. 그래서 몰래 면접 보고 AI 연구직으로 취업 성공 ㅋㅋ 졸업 당시 가진 시드를 1년 동안 대출 레버리지 풀로 당겨서 코인해서 시드 3배로 불림. 그걸로 결혼하고 서울에 집 샀음 (부모님 아내 다 걱정했는데 내가 설득해서 강행 ㅋㅋ)

근데 취업 후 뭔가 나만의 걸 하고 싶어서 과외, 머신러닝 스터디 등 이것저것 했는데 에너지가 너무 분산돼서 쉽지 않았음. 그때쯤 투고했던 논문들이 하나둘 억셉되기 시작했고 회사 교수 출신이 교수 지원해보라고 조언해줘서 AI 분야로 교수 지원했고 운 좋게 면접까지는 갔음. 물론 당시엔 들러리였음.

회사에서 논문 실적 타이밍이랑 안 맞아 교수 임용 준비도 좀 어려웠던 차에 지방에서 연봉이 괜찮은 포닥 자리가 나서 덜컥 붙음. 주말부부 하면서 몸 갈아서 연구했음. 지금 생각해도 체력적으로 엄청 힘들었음 ㅠㅠ 암튼 논문도 나오고 회사 연구도 논문으로 나오면서 운 좋게 교수 임용까지 성공함.

같은 랩실 출신들이 동시 지원하면 원래 지도교수님이 교통정리도 좀 했는데 내가 졸업할때는 그런게 없어짐. 정확히는 졸업할때 잘하는 졸업생이 없어서 당장 교통정리할 필요가 없었던거지 ㅋㅋㅋ

그래서 지원당시 (졸업후 3~4년후) 선후배들이랑 많이 겹침. 근데 학교에서 AI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서 나한테 기회가 더 많이 왔음. 그래도 학계를 오래 떠나 있어서 실적은 다소 부족했음. 그 와중에 한 대학에선 우리 랩 출신만 3명이 면접을 봤는데, 다른 분들이 AI 분야가 아니어서 내가 가장 유력했을꺼야.. ㅎㅎ 하지만 너무 방심했던 탓인가 면접 준비를 소홀히 해서 준비를 잘했던 다른 선배가 붙음. 지도교수님께서 다른 데 붙었으니 여기 양보하라는 이야기도 했는데, 그거는 그냥 흘려 넘겼고 그때문에 더 자만했지. 그래도 이미 다른 곳 붙어서 큰 타격은 없었음. 집 근처였던게 컸는데 뭐 지금도 차타고 다녀서 나쁘지는 않음.

지금 교수 생활 막 시작해서 포닥 때 하던 일 마무리하느라 바쁘긴 한데, 돌이켜보면 결국 원하는 거 다 조금씩 찍먹하면서 여기까지 잘 온 것 같음. 졸업도 하고, 대학원 당시 연애했던 여자친구랑도 결혼하고,  회사도 다니고 집도 사고 교수까지 됐으니 나름 괜찮았다고 생각함.

다음 목표는 내가 주도해서 연구를 하는 거임 ㅋㅋ 그동안은 너무 다른 사람들의 연구를 보조한거 같았어..ㅎㅎ 

암튼 긴 넋두리 들어줘서 고마워 ㅋㅋ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초고속도 아니고 논문도 엄청 많은 편은 아니지만, 나름 내 길을 찾아서 여기까지 온 것 같아서 만족함. 다들 자기 페이스대로 하자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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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21

평소 김박사넷 눈팅족인데 ㅎㅎ 새벽에 넋두리나 좀 풀려고 글 써봄

나는 원래 응용 물리/수학 하고 싶었는데 어쩌다 보니 순수 분야 대학원으로 진학함. 당시엔 잘하면 언젠가 응용할 수 있겠지 하는 평범한 생각이었지 ㅋㅋ

학위 중에 알파고 터지고 머신러닝 난리였는데 내가 하는 연구는 비전공자 입장에선 별로 흥미 없을 느낌이었음. 분야가 좀 안 맞아서 지도교수님 바꿀까 진지하게 고민했지만 중간에 같이 연구하자고 손 내민 선배랑 논문 하나 쓰고 그냥 쭉 밀어붙이기로 했음.

근데 랩실에 이쁨받는 학생 있고 아닌 학생 있잖아? 나는 당연히 후자였음. 타교 출신에 자격시험도 늦게 붙고, 그렇다고 엄청 말을 잘 듣고 사회성이 뛰어난것도 아니고,연구 주제도 잘 안 맞아서 열심히 하지도 않았음 ㅋㅋㅋ 지금 생각해보면 빨리 다른 데 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음.

그러다 해외 연수 기회가 있었는데, 가면 전문연 6개월 늘고 주제도 완전 달랐음. 거기다 당시 하고 있던 세미나 발표만 하고 논문 작성은 다른 학생에게 뺏길꺼가 눈에 보여서 고민 많았음. 다른 학생이 내가 봐도 엄청 잘했고 내가 당시 진행한 연구한 주제로 밀어 주려는게 눈에 보였니까. 지도교수님은 나를 통해 해외와 좋은 연결고리를 만드시고 싶으셨던 것 같았는데 나는 가서 공부만 하다가 아무 성과 없이 시간만 허비할까 봐 고민 끝에 안 갔음 ㅋㅋ 그거 때문에 욕 엄청 먹었는데 그냥 밀어 붙임 ㅋㅋ

졸업도 논문 부족한 상태로 어찌저찌 졸업만 시켜달라 해서 마침. 포닥도 애매하고, 당시 코인 붐에 집값도 폭등해서 빨리 돈 벌고 싶었음. 그래서 몰래 면접 보고 AI 연구직으로 취업 성공 ㅋㅋ 졸업 당시 가진 시드를 1년 동안 대출 레버리지 풀로 당겨서 코인해서 시드 3배로 불림. 그걸로 결혼하고 서울에 집 샀음 (부모님 아내 다 걱정했는데 내가 설득해서 강행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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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21

자기 지도 교수가 이렇게 김박사넷에 감성글써대는 사람이면 진짜 별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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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25

솔직해서 좋은 글. 분야운이 좋으시긴 했네요. 결국 노력이 빛을 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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