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공대, 의대 진로고민이 있는 고3입니다. 현재 저는 카이스트 Early 전형에 합격한 상태이며, 성적상 서울대 산업공학과 역시 무난히 합격 가능한 수준입니다. 의대의 경우에는 지방의대(전북, 건양)로, 수능 최저 기준만 충족하면 합격 가능권에 있고, 항상 모고마다 조건을 충족해 안정권인 상태입니다. 저의 고민은, 정작 제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는 점입니다. 중학교 시절에는 외교,경제에 관심이 많았지만, 원하던 자사고에서 떨어져 일반고등학교에 진학하며 이과로 전향하면서 자연스럽게 공대 중심으로 진로가 고정되었습니다. 그나마 경영과 관련있다고 생각한 산업공학을 선택해 준비했지만, 공부하면서 ‘흥미가 있지도, 완전히 없지도 않다’는 미묘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공학적인 내용은 이해되지만, 깊은 흥미가 생기지 않아 ‘과연 내가 공대에 맞을까’ 하는 고민이 점점 커졌습니다. 그리고 입학 전 카이스트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많은 학생들이 영과고 출신으로 공학적 지식과 명확한 관심 연구 분야를 이미 갖추고 있더군요. 저는 연구라는 개념 자체가 낯설고 생각해본적도 없어서, 스스로 너무 뒤처진 기분이 들었습니다. 한편, 다시 정치나 경제 쪽으로 방향을 바꾸기에는 이미 관련 활동이 전무해 사실상 선택지가 전과밖에 없고, 문과의 전망이 너무 안좋다는 주변 얘기에 방향을 틀기에는 두렵습니다. 일반고로 진학하면서 3년을 성적과 스펙에만 시간을 쏟다 보니 정작 제 적성을 알아보지 못하고, 제가 진정 원하는 게 무엇인지도 모른 채 달려온 느낌입니다. 그래서 지금 제 고민은 이것입니다.
뚜렷한 목표나 열정 없이 공대에 진학하는 게 과연 맞을까요? 결국 저의 선택지는 아마도 카이스트 vs 서울대 산공 vs 지방 의대인데, 아무래도 공대에 집중한다면 좀 더 전망 좋은 학과를 카이스트에서 진학하는게 좋아보이고, 저의 관심사를 탐색한다면 종합대인 서울대를, 안정적인걸 택하려면 지방의대인것 같긴 합니다.. 주변에서는 비슷한 상황이라면 의대를 가라고 권하지만, 의대 진학 역시 원서접수 전에는 생각해본 적이 없어 섣불리 선택하기가 두렵습니다. 오히려 나중에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걸 찾을 기회를 놓쳤다”는 후회를 하게 될까 걱정됩니다.
횡설수설했지만, 공학 분야에 계신 선배님들이나 진로를 먼저 겪어보신 분들의 진솔한 조언을 듣고 싶고, 혹시나 예전에 저처럼 비슷한 고민을 한 분이 계시다면 경험담을 듣고 싶습니다. 이상, 저의 서툰 글을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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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개
2025.11.01
저도 비슷한 상황(일반고 1등)에서 지방의대랑 고민하다가 공대왔는데 중간에 조금씩 후회하는 일이 없진않았습니다(특히 친구들이 반수할때). 하고싶은거야 지금은 다행히 찾아서 잘 하고있지만. 의사가 가지는 압도적인 안정감과 수입은 솔직히 그런거 다 무시해버린다 생각해요. 차이가 조금 나면 몰라도 그정도차이면, 그리고 아직 들어가기 전이면 전 의대가 맞다고 봅니다.
대댓글 1개
2025.11.01
좋은 조언 감사합니다!
2025.11.01
좀 뜬구름 잡는 소리긴 하지만, 진로문제로 계속해서 고민해 봤던 사람으로서 글을 남기자면... 사실 뚜렷한 목표나 원하는 바가 없으면 어딜 가시든 비슷한 상황이긴 할 겁니다. 그게 나쁘단 건 아닙니다. 그때그때 자신에게 가장 이득이 되고 알맞은 방향으로 선택할 수 있을 테니까요. 저는 오히려 뚜렷하고 포기할 수 없는 흥미나 목표를 가진 분들이 좀...안쓰럽습니다. 이런 경우엔 순전히 본인 미래만 보고 좋은 선택을 한다는 선택지가 없거든요. 억지로 자신이랑 안 맞는 곳으로 간다고 해도 다시 되돌아오게 되어있습니다. 본인이 그런 사람인지 스스로 잘 생각해보시고, 그정도는 아니라면 큰 방향성 정도에서만 흥미 적성 맞으면 어딜 가셔도 문제는 없을 겁니다.
대댓글 3개
2025.11.01
고3이면 한창 왜 본인의 진로에 대해서 미리미리 고민하지 않았냐며 남들이 닥달할 때죠. 아마 너는 왜 뭘 하고 싶은지 정해진 게 없냐 하면서, 앞으로 어느학과 어느분야에서 뭐 하겠다 인생 20년 계획이 쭉 짜져있어야 하는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 거고요. 문제는 사실 해봐야 아는 문제들이 훨씬 크다는 겁니다. 저는 당시 다른 과를 가고 싶었음에도 전망 문제로 다른 인기과를 갔었고, 그래도 흥미가 있긴 했던 과니까 괜찮지 않을까 싶었지만...저는 그 과를 생각 이상으로 싫어했습니다. 저는 그걸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주위 사람들한테서 듣고 책도 읽으면서 당시 학생으로서 알아볼 수 있을 만큼은 다 알아봤다고 생각하는데도요. 작성자분 글을 봤을 때 지금 진로가 뚜렷하지 않은 게 불안하고 남들에 비해 뒤처지는 게 아닌가 고민이 있으신 것 같은데...사실 작성자분께 문제가 있는 건 아닙니다. 애초에 학생이 할 수 있는 경험 내에서 충분한 탐색이 이뤄지기는 힘드니까요. 아주 확고한 성향이 있는 일부가 아닌 이상, 대개 선생님이랑 비슷한 상황이고, 개중 진로에 확신이 있으신 분들도 실제로 가보면 어떨지는 모르는 일인거죠. 너무 조급해하진 않으셔도 됩니다.
2025.11.01
본인 흥미나 미래전망, 둘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되면 항상 해피엔딩은 없습니다. 포기했던 한 쪽은 항상 후회를 하게 되요. 가급적이면 두 마리 토끼 다 잡는 방향으로, 그게 어렵다면 최대한 후회가 덜 남을 쪽으로 선택하는 게 최선이겠지요. 모쪼록 원하시는 대로 잘 되시길 바랍니다.
2025.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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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1
2025.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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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1
2025.11.01
2025.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