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너같은 애들이 연구자 해야지' 싶은 사람이고, 사회성은 좋지 않지만 연구는 언제나 끼고 사는 너드 타입입니다.
신생 랩실에 자대 석사를 들어와서 학부연구생 1년, 석사 2년으로 이번에 졸업하네요.
연구... 정말 많이 했습니다. 1시 퇴근 9시 출근이 일상이었던거같네요. 그럼에도 매일이 정말 즐거웠습니다.
IF 15 저널 한 편 냈고, 현재 진행중인 협업 연구가 9개이고, 그중 1개는 Nature 본지를 노리고 올해 서밋 예정이고, 제 아이디어로 시작한 논문도 JACS 노리고, 교수님께서 미국 특허도 내자고 하시네요. (물론 서밋과 억셉은 전혀 다르죠! 그냥 그정도로 적당히 좋은 주제를 건졌다고 읽어주심 될 것 같습니다!)
정말 당돌하게도, 겨우 석사따리임에도 연구 발상은 정말 자신있다 생각합니다.
문제는 박사과정 진학입니다.
지도교수님도, 주위 교수님들도 하나같이 저를 좋게 봐주시지만
처음에 미국 박사를 가라고 하셨던 지도교수님께서 이제와서 같이 자대에서 연구를 하자고 하신다거나, 떠나면 이 연구들 다 못건드리게 한다고 간접적으로 말씀 주시거나, 뭔가 좀 부담스러운 상황들이 많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제가 사회성이 적으니, 눈치가 없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신생랩이라 뭔가 이야기를 나눠보고 경험할 선배가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제가 잘못 알고 있는거면 '너 그런 생각 잘못된거야' 라던가 말을 들을 수 있을텐데,
교수님과 저 뿐이니 참 이런걸 어디 말할 수도 없고요...
소통이 거의 없다보니 지도교수님과 연구 방향도 종종 이게 맞나 싶어지는 순간도 많아집니다.
저희 랩실 자체가 소규모라 그냥 제가 아이디어를 고안해서 물질 설계하고, 그거로 원하는 데이터 뽑고, 그거로 논문 큰 윤곽을 잡으면 지도교수님께서 마지막에 한 번 터치해주시는 흐름입니다 (ex. 이런 논리전개는 공격당하기 쉬운 구조다 등등)
교수님 돈으로 물질을 사고 마지막 컨펌도 교수님께서 해주시니 교수님의 연구가 맞다 생각하지만
학회에 가면 제가 한 연구라기보단 교수님이 했고 제가 교수님 명령에 따라 일을 한 것처럼만 그려져서 조금은 불만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 특허를 낼 연구 결과도, 제 야심작인지라 혼자 애정을 많이 넣어가며 모든 흐름을 제가 짰는데 결국 학계에선 교수님의 공으로 넘어갈거고, 저는 한낮 석사따리라 그냥 교수님이 시킨거 한 거겠지 정도로 끝나는게 참 씁쓸하네요.
저는 그냥 연구가 좋은 소박한 난쟁이 비스무리 한 존재입니다.
그냥 재미있는 연구를 하고, 학계에 재미있는 바람을 불 수 있으면 그것으로 전부인 사람인데
박사 진학을 하려하니 지도교수님 따라 박사를 그대로 하는게 맞는건지, 반년 재수 해서라도 미박을 가야할지, 생각이 많아지네요.
사실 해외 박사를 지원한다고 다 붙는 것도 아니니 막연한 두려움도 크고요. 사실 어디로 가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뭘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사실 그래서 그냥 지도교수님 따라 박사 해야겠다고 무난하게 정하려 했는데
종종 뵙는 최상위권 대학에 다니는 박사 형들마다 죄다 미국으로 언넝 뛰쳐나가라고 하기도 하고
이번에 학회에서 뵌 옥스포드 박사졸업 분도 제 연구 진짜 슈퍼 쿨 한데 너 너무 좁은 곳에 있는 것 같다고 말씀을 주시니
생각이 많아지네요 뭐가 맞는건지...
그냥 박사 정착해서 연구나 계속 하고싶은데, 삶의 다양한 선택지가 저를 정말 괴롭히는 것 같습니다 ㅠㅠ...
삶이 너무 어렵네요...
글이 두서없는건, 결국 저도 제가 뭘 하고싶은지 모르겠어서 이러는 것 같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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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개
2025.07.04
해외 ㄱ
2025.07.04
지도교수 추천서없으면 힘든데, 지금교수 하는꼬라지보니까 안써줄거같음. 미국힘들면 차라리 영미권 타국가 찾아보셈. 캐나다 영국 호주같은데
2025.07.04
2025.07.04
2025.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