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을 가지고 어떤 물리계를 측정했는데 전혀 새로울게 없어 힘이 빠집니다. 큰 프로젝트라 꼽사리껴서 저널에 나오긴 했지만 그 프로젝트의 일부가 아니였다면 리젝을 당했을 느낌입니다. 다른애들은 이 프로젝트에서 같은 측정법으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는데 저는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봐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발전을 보이지 못해서 너무 힘드네요.
과학이 좋아서 대학원을 왔지만 지금 내가 무엇을 위해 연구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부정적인 생각을 어떻게 극복할지도 모르겠고 연구가 제 적성이 아닌지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중입니다. 이걸 극복할 방법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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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3개
2024.10.09
저랑 참 같은 상황인것 같네요... 과정을 통해 배우는 것도 많았고 또 이것이 무언가에 기반이 된다는 것은 알지만, 오랜기간 결과가 없는 것은 다음을 만들어가는 길이 보이지 않게 하는 것 같습니다. 내가 실력이 없는 것은 아닐까 욕망만 앞서는 건 아닐까 계속 생각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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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4
누적 신고가 20개 이상인 사용자입니다.
동변상련이네요 ㅜㅜ 화이팅입니다.
2024.10.09
저도 비슷한 상황이었는데, 그저 묵묵히 연구에만 집중하며 지나갔던 것 같습니다. 적어도 1년 전의 저보다 지금의 제가 성장했음을 느끼고, 연구가 제 적성이 아니라는 결론은 그 후에 내리기로 했어요.
대댓글 1개
2024.10.14
누적 신고가 20개 이상인 사용자입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1년동안 더 노력해보고 판단해야겠군요.
2024.10.09
다른 곳에 적용할 수 있을지 찾아보셔요. 큰 그림을 그려야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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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4
누적 신고가 20개 이상인 사용자입니다.
감사합니다.
2024.10.09
끈기와 인내! 기초과학의 기본 자세라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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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4
누적 신고가 20개 이상인 사용자입니다.
끈기와 인내를 그렇게 좋아하는건 아니지만 맞는 말입니다. 감사합니다.
2024.10.10
하고 싶은게 정확히 뭐냐에 따라 다른데요. 정신차리시라는 의미에서 말 좀 거칠게 할건데 너무 나쁘게 듣지는 마세요.
하고 싶은에 남들이 우러러볼 성과와 업적을 쌓아서 부러움을 사고 싶은 거라면, 네, 얼핏보기엔 그거 한해서는 젬병이신거 같으니 그만두고 딴거 하시면 되겠네요. 인기인이 되고 싶다면 굳이 학회에서 저널내는 거 아니어도 방법이 많으니까요.
반대로 세상이 돌아가게 만드는 숨겨진 이치에 대해 파고들고 탐구하는게 짜릿하고 그걸 하고 싶은 거라면 연구 실적과 업적은 덕질하는데 필요한 총알 모으는 알바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포기하지 말고 계속 하세요. 꼽사리도 아무나 끼는거 아니죠. 그정도만 해도 그럭저럭 잘 하고 있는거 같은데요. 어차피 님 인생 살면서 그게 최고 아웃풋은 아닐거잖아요.
남들 하는거 보고 자신과 비교하면서 낙담이나 하고 있다면 전자에 해당될 것이고, 남들 하는거 보고 숟가락 얹을 포인트 찾아서 성과 내고 그걸로 하고 싶은 연구 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후자가 되겠네요. 숟가락 얹는다는 부정적인 표현을 쓰긴 했지만 의도는 그게 아닌거 아시죠? 어차피 과학이라는거 혼자서 쌓아올리는거 아니잖아요. 현대의 모든 과학 업적은 다 어떤 거인의 어깨 위에서 노력과 열정을 다해 아무나 얹지 못하는 숟가락을 얹은 거니까요.
꼽사리 꼈다고 자신감 잃지 마시고 원하는게 뭐냐에 따라 성과가 당신의 목표가 될 것인지 아니면 목표를 위한 수단이 될 것인지 재고해보시면 되겠네요. 수단으로서 꼽사리 껴서 저널도 내고 했다면 적어도 손놓고 놀고있지는 않으니 꽤나 선방하고 계신거 같은데요.
대댓글 4개
2024.10.10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행복하게 살고 싶다면 쌓아 올리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으면 안됩니다. 쌓은거는 어떤 식으로든 무너지면 인생도 무너져요. 살아가는 방식, 10년 20년 뒤에 내 인생은 어떤 식으로 돌아가고 있느냐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다듬어가세요. 내가 10년 20년 뒤에도 계속 연구하고 지식의 새로운 지평을 탐구하는 삶을 살고 싶다면 지금부터 하는 성과는 미래에 안정적으로 그런 일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총알이 될 겁니다. 반대로 지금 내는 성과가 트로피가 된다면 20년 후에는 트로피 끌어안고 “내가 왕년에”를 입버릇처럼 말하는 사람이 될지도 모를 일이죠.
수단이랑 중간목표랑 최종목표는 유연하게 중간중간에 수정해가면서 가도 되지만, 최종목표랑 수단을 혼동하면 안됩니다. 그게 바뀌면 주객전도, 인생도 주인이 바뀌어요.
그리고 한 가지 더 말씀드릴게 있는데, 위에서 제가 순진한 소리만 한거 아시죠? 그 중간에서 일어나는 현실적이고 더럽고 치사한 많은 일들이 있겠죠. 그건 제가 어떻게 뭐라 말씀 못드려요. 친목질, 정치질도 해야할 것이고 줄 잘 서야 교수임용이든 뭐든 잘 돼서 하고싶은거 더 편하게 할 날이 오겠죠. 그건 행운을 빌어요.
2024.10.11
좋은 글 잘 읽고갑니다 스크랩해두고 싶네요
2024.10.11
객관적인 글이라 저 또한 다시 생각이 많아지는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2024.10.14
누적 신고가 20개 이상인 사용자입니다.
제가 원하던 수준의 측정에러가 있었습니다. 그 수준만 된다면 제 연구가 자랑스러웠겠지만 그걸 아득히 뛰어넘었습니다. 20년전에 했었던 연구와 비교했을 때, 최신의 측정법을 이용했음에도 나아진것도 없었구요. 그래서 실망을 많이 했었습니다. 또한 어느순간 제가 했던 연구가 이 프로젝트 안에서 제일 uncertainty가 크고 주변을 둘러보니 다들 저보다 이 수치가 작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왜 내 연구만 이런 상황이 벌어졌지? 왜 나는 쓰레기같은 시스템만 연구하는거지? 내가 이정도나 노력했는데 아무런 가치가 없는 연구만 양산한 기분이 느껴졌 습니다.
새로운 측정으로 소소한 행복을 느끼고 싶었는데 제 기대치가 너무 컸던건지 분야를 잘못선택한건지 운이 없는건지 부정적인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작성하신 글을 읽어보니 긍정적인 의미로 많이 생각하게 되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한가지 여쭈어보고 싶은게 있는데 더럽고 치사한 일들은 어떻게 대처하면 되는지 경험과 님께서 하셨던 대처법을 공유해주실 수 있는지에 대해 여쭈어봐도 될까요?
2024.10.09
대댓글 1개
2024.10.14
2024.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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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4
2024.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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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4
2024.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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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4
2024.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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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0
2024.10.11
2024.10.11
2024.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