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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앤디 삭감으로 고통받는 가난한 대학원생의 하소연

2024.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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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 대해 초연하다는 글보고 공감을 못 하는 댓글들이 한 20퍼 30퍼 비율로 은근 많던데
부모님들이 지원해주니 돈 좀 깍여도 타격이 없는 애들이라 그런거라 생각함
사실 대학원에 온 놈들은 다 집안이 어느정도 사니깐
일단 대학교에만 와도 다들 집안이 어느정도 살지
이제 대학에서 대학원까지가게 서포트해주는거면 대학교 애들보다 더 잘사는 애들이 평균적으로 모여있는 곳이지

너희들은 모르겠지만 돈 없어서 대학 못 가는 애들 많음.
4년제가려다 2년제 전문대 간 애들도 있을테고, 고졸로 바로 취업한 애들도 있을테고

근데 돈이 없어도 대학교를 오는 사람들도 좀 많고,
근데 그 대학교를 넘어 대학원까지 온다?
돈없는 애들이 대학원까지 간건 진짜 인생 이악물고 올라오는 경우 밖에 없음.
집에 하루빨리 돈을 보태줘야하는데 더 큰 돈을 보태주겠다고 가족도 본인도 더 독하게 버텨야하는거임.
알앤디 삭감은 나라에서 이런 독한 인재를 다시 가붕개로 돌아가라고 걷어차는 꼴임.

일단 다들 월세, 등록금, 용돈 부모님이 지원해주는 놈들이 한트럭인데 (모든걸 지원해주진 않더라도)
가족에게 아무 지원 못 받고 순수하게 연구비만 받고 사는 자들이 얼마나 개쪼들리며 사는지 뭐 알 수 가 있어야지 ㅋㅋㅋㅋ

그래서 분노에 찬 내 얘기를 해주겠음
나는 아버지의 사업이 세 번 망해서 내가 아버지가 대기업 다니시던 초등학교 4학년 이후론 단 한 번도 잘 산적이 없었음
사업망해서 아버지가 자수성가로 벌어놓은 집도 뺏기고 우리집은 일단 월세임

나는 살면서 용돈이란걸 받아본적이 별로 없다.
급식때도, 성인이 되어서도
학자금은 무조건 풀대출하고 장학금은 학자금 10분위가 지 ㅈ대로라 나오는지라 1학년때 10분위 두 번 나온뒤로는 공익갔다오고 1분위 한 번 나오고 나머지는 4분위 6분위 왔다리 갔다리했음.
공익때는 내가 9-6시까지는 공익 근무하고 6시 이후에는 알바뛰면서 부모님에게 생활비 보태줬고,
(대다수 알바는 불법인데, 나는 가난하다고 생활비 항목으로 겸직허가 났음)
방학때는 풀알바뛰고 학교다닐때는 주말알바로 내 용돈 해결함.
성인이 되었을때부터 폰비(알뜰폰), 보험비, 병원비 내꺼는 다 내가 냈다.
오히려 대학원생인 지금 내가 공익다닐때처럼 집에 생활비를 가져다 주지 않는것만으로도 우리 가족의 삶이 얼마나 많이 나아졌는지 알 수 있는 부분임.

일단 등록금
나는 1기 첫 등록금 다 학자금 대출했고 2기에는 조교 2일 9-5 풀 출근해서 장학금 80프로 받았는데(당연히 퇴근후 사무실과 연구실로 와서 함) 교수가 그 시간에 연구하라해서 조교도 그만뒀음.
(다른 조교들은 뭐 자기 사무실에서 근무하면서 가끔 필요할때 나가서 하는 꿀조교들이거나 뭐 애들 가르치거나 하는 실제 시간만큼 안 하는 조교들이 많았는데, 나는 분석장비 두개를 하나는 전담, 하나는 직원보조로 진짜 일만 했었기에 교수가 그만하라한듯)
내가 3기때까지는 그나마 과제 장학생으로 40퍼센트인가 감면 받았는데, 남은 한 학기(4기) 내 교수가 명예퇴직하니깐 다른 교수 밑으로 이름이 들어가니 과제 장학생 추천 티오도 없어서(한 교수당 한, 두명) 등록금은 순수하게 100퍼센트 학자금 대출

뭐 학자금 대출은 어차피 눈에 안 보이고 당장 피해가 없고, 우리 아버지때는 이런 학자금 대출시스템이 없어서 방학때 노가다로 등록금을 버셨다니깐 이건 어찌보면 나는 혜택을 받고 있는거기도 함.

진짜 돈이 떨어지는 문제를 말해드림
일단 입학했을때 내 컴퓨터가 남는게 없어서 노트북(2기때 졸업한 사람 컴퓨터 쓰게됨)부터 태블릿 통크게 지름
7월에 들어와서 월급은 10월부터 받았음. 알앤디 삭감전이라 세전 월급 170 세후 160쯤 받았었음.
6개월 일하고 대학원에서도 월급 잘받으니 내 씀씀이도 커짐.
첫학기는 9월에 기숙사로 지냈음. 한 학기 130만원 되게 싸서 좋았음. (대학원 오기전에 6개월정도 일해서 남은돈 갤탭S8울트라 노트북 그램으로 통크게 소진)
룸메가 4학년에 코를 너무 골아서 도저히 못 하겠다고 생각하고 한 학기 끝나고 12월에 월세로 탈주함.
최대한 빌라 거지촌으로 들어갔어야했는데 월급도 많이 받으니 괜찮은 곳으로 가도 되겠다 생각한게 실수였음.(알앤디삭감될줄 알았나)
내가 들어간곳은 복층 생활형숙박시설 (전입금지조건걸고) 보증금 500 월세가 55만원이고 관리비가 20만원임.
복층이라 관리비가 너무 많이 들어가서 놀랐음 (보증금 500까지 내니 대학원 오기전에 번돈과 대학원 와서 아낀 돈 다 소진)
2기생 현재 월세를 내도 85만원이 남고 폰비 보험비 5만원 빼도 80. 럭셔리한 자취의 삶이었음.
아마 내 삶에서 이렇게 여유로웠던적이 있나.
드디어 나도 인생에서 빛을 발휘하는구나 싶었었음

그리고 올해 2월까지는 원래 월급대로 받았음
근데 이제 4기때 알앤디 삭감 이후에 나는 내 과제로 다른 교수에게 이름만 옮겨가는건데 그 과제로 월급받아야하는데 50퍼 깍으니 과제 인건비 예산이 없음.
내 연봉이 390만원 남았었음. 390만원을 3달 나눠받을래 5달 나눠받을래 할때 일단 5달 나눠받는다 했음.
그와중에 내 월세는 12월에 8월까지 재계약할때 55만원에서 60만원으로 오름. 관리비20만원까지하면 80만원, 폰비보험비까지 하면 85만원(폰비2만보험비3만)
알앤디 삭감으로 뭐가 계속 미뤄저서
3월 일단 월급이 안 들어옴. 학자금대출에 생활비대출 150 땡겨서 내고 남은돈으로 생활함
4월 우리 연구박사(강의도 하시는)님 회사로 이직(탈주)하시고, 그 월급이 내 월급으로 배정. 4월부터 12월까지 60만원 측정됨
그리고 새 교수님이 내 딱한 사정을 듣고 이 과제가 한 학기 더 남았는데 새 학부생 뽑아서 인건비주고 인수인계해서 시키는것보다 너가 한 학기를 더 하고 마무리를 하는게 편할거 같은데 우리 랩실에 들어와서 내가 다른 과제에서 40만원을 채워줘서 세전 100만원을 12월까지 맞춰줄테니 할래?라고 해서 나는 감동받으며 하겠다고 함.
이거 아니었으면 월세 감당이 안 되어서 친구들한테 월세빌려달라고 존나 구걸할 생각에 끔찍했음
4월의 월급이 5월에 들어와서 아껴놓았던 돈으로 월세는 내고 관리비는 5월 월급 들어온뒤 내고 결국 다 해결함
3월에 못 받은 60만원은 6개월에 걸쳐 10만원씩 나눠 받음

그러니 9월까지는 세전 110만원 받는거고 10월부터 12월까지는 세전 100만원 받음
고정비 85만원 빼면 9월까진 현재 21만원 남고, 10월부터는 11만원 남음.

월세 계약이 8월까지인데 이걸 싼 월세로 이사를 할지 그냥 12월까지 마저 버티고 다닐지 고민하다가,
괜히 이사마저 신경쓰기 싫어서 12월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음
9월부터는 초과학기라 연구등록 학자금대출로도 안 되는데 이건 주변에 돈 빌려서 해결할지 어떻게 해결할지 생각 좀 해보고, 초과학기니 생활비대출도 당연히 안 땡겨짐. (대출은 신용이 안 좋아서 카뱅 용돈 300대출도 불가능)
밥값도 모자른데 생필품에 돈 쓰는거 아까워서 알리 뒤져보다, 이것도 돈쓰는거라 아까워서 매주 토요일 일요일마다 당근 나눔거지로 살면서 운동겸 자전거타고 얻어먹는 중임.
학식 5500원인데 대충 한달에 평일 22일 한끼만 먹으면 12만원임.
아침은 천원인데 좀 부실해서, 여유있을땐 점심이나 저녁을 한끼 먹고 밥과 반찬 리필로 두끼먹으면서 하루 한끼 해결하고,
돈 없을땐 천원의 아침으로 두끼 리필해먹어서 해결함.

이 21만원 남고, 11만원 남고 이런것도 부모님 집에 살면서 용돈으로 급식때 그렇게 받는게 아니라
밥값, 집에 있는 온갖 생활용품을 다 스스로 해결하는 값 다 포함해서 써야하는 금액임.(감당이 안 되니 당근거지로 하고 있지만)
뭐 관리비로 전기값 물값은 이미 다 냈고
모든 생필품과 병원비 밥값을 다 합쳐서 써야하는 돈이 이 돈임.
생필품에는 돈을 단 한 푼도 쓰지 않겠다는 생각에 내가 주말에 당근마켓에서 나눔거지로 돌아다녔는데 그 시간에 쉬거나 논문 좀 보거나 연구하거나 하면 그게 더 효율적이겠음.
뭐 하루종일 하진 않는데 나눔의 경우 올릴때 빠르게 안 가져간다하면 다른 사람에게 주려고 하는게 있어서 좀 신경이 거슬리고
5분대기조마냥 저 갈게요! 이래야 좀 얻어먹을까 말까임.
근데 이것도 사실 인자하신 나눔을 하는 인자하시고 성숙하신 주민들이 날 먹여살려주는거지
내 능력으로 먹고 산다고도 하기도 부끄러움.
한국인에게 아직 정이 남아있고, 나눔을 해주고 기뻐해주시는 사람들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음.
나도 돈벌면 그런 사람이 되어야지.

여튼 무슨 말 하고 싶으냐
내 대학원에서는 그 누구도 알앤디 삭감을 잘했다고 하는 사람을 못 봤는데
김박사넷에서 알앤디 삭감해도 문제없다거나 잘했다는 사람들 보면 화가나서 글씀
난 진짜 죽어나간다고
뭐 사실 대학원인 지금은 더 처절하게 가난했던 대학교때와 공익할때보다는 훨씬 더 살만하긴함.
힘들긴 한데 과거가 더 힘들어서 지금은 좀 견딜만한 정도.
죽어나간다는 표현은 좀 과장이긴 하니 힘들어 죽겠다라고 정정하겠음

알앤디 과제삭감이 50퍼가 되면, 이제 학교에서 과제비 때가는거 떼고 남은걸로 측정하면
분석비 시약비 이런걸 줄일 순 없으니 결국 인건비가 박살나는데
나처럼 저소득인데 공부할 머리가 되어 고학력으로 나라의 인재가 되고자 하는 희망의 사다리를 다 박살내는거임.
그냥 다 때려치고 딸배 쿠팡 막노동이나 하러가라고 권장하는 수준.
새교수님이 자기네들도 딸린 애들 많아서 줄돈 적은데 구원해주셔서 그나마 월세내고 살만해진거지
새교수님이 안 받아줬으면 나는 신용도 나빠서 대출도 안 되어가지고,
월세 못 내고 파산이거나 대학원 휴학이나 자퇴때리고 쿠팡 뛰러가야했음

대학생때는 금토일과 방학에 알바라도 하지 (그만큼 학점도 불리해지는건 덤)
대학원생은 그런거 할 명분도 시간도 없음. 시간억지로 낸다해도 교수가 허락해줄리도 없고

알앤디 예산이 뭐 사람이 하는지라 완벽하게 모두가 선의로 쓴다고는 할 수 없긴 하겠지
그러나 단순하게 알앤디 삭감이 괜찮다는 놈들은
지금도 나는 안 해도 되는 한학기를 더 하게 되어서 9월까진 매달 고정비빼면 21만원 남고, 10월부터 12월까지는 11만원 남는데
이걸로 밥값 생활비 병원비 모든걸 다 해결하고 살 수 있으면 내 인생 한 번 살아보라고 얘기하고 싶음
이것도 새교수님이 도와주고 당근나눔아주머니아저씨들이 도와줘서 살아서 이정도지.
다시 말하지만 그거 아니었으면 월세 못 내고 파산이거나 대학원 휴학이나 자퇴때리고 상하차나 막노동 뛰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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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7개

2024.07.25

대학원 월급가지고 씀씀이 커진거부터가 문제인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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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5

그 누구보다 잘 되실겁니다. 제가 같이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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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5

좋은 날 이 올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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