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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 문학] 회의비.

2024.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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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월요일, 출근하자마자 교수가 영수증을 던져놓고 간다.
내역을 보니 45만원이 긁혀있다.
지난주에 미국에서 돌아온 대학원생 자녀를 위해 인당 15만원짜리 오마카세를 다녀온 듯 하다.
45만원을 처리해라는 것이다.

대학원에서 돈의 출처 중에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국민 세금이다.
새로운 발견을 하려면 돈이 필요하다. 이에 정부에서 세금으로 연구비를 지원하는데 지원하는 형식은
과제 (프로젝트) 이다. 돈을 줄테니 무언가를 수행해서 보고하라는 것이다.
돈을 현금으로 주지는 않고 서류를 작성하면 그에 해당하는 돈을 처리해준다.
연구를 하다보면 회의를 해야하는 경우가 있는데 회의를 하고나서 식대를 써라고 회의비 항목이 존재한다.
회의비 항목으로 45만원을 처리하면 식대를 처리할 수 있다.
회의비에는 회의내용, 이름, 싸인이 필요하다.

나는 바로 회의비 서류를 작성한다.

과제명: 우주와 블랙홀
회의내용: 블랙홀이 지구 옆에 생긴다면 지구는 어떻게 될지 회의함.

여기까진 좋다. 근데 김영란법 때문에 인당 최대 3만원까지 허용이 된다.
즉 45만원을 채우려면 15명이 필요하다.
우리 랩실에는 총 4명으로 11명을 어디선가 채워와야한다.
바로 옆방으로 가서 홍길동을 부른다.

"야 이리와서 싸인좀"

평소 개네 랩 회의비에 내 이름 자주넣어줘서 그리 어렵지 않는 부탁이다.
싸인 동냥을 이리저리 하고 다녔지만 3명이 부족하다.
이에 졸업한 선배 3명 이름도 그냥 넣어서 처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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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개

2024.01.23

자기가 먹은건 적어도 자기가 회의록 쓰는 염치라도 있었으면

2024.01.23

졸업한 선배들이 직장 다니고 있으면 근태기록 땜에 걸릴 수 있지 않음?
우리 교수님은 직장인은 절대 쓰지 말라하시던데

2024.01.23

공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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