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중학생 때부터 가지고 있었던 가정사도 좀 있고 해서 심리적인 문제가 있다고는 느꼈지만 가끔씩 밤에 생각나는 정도였지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상담을 알아보는 정도? 좀 심할 때면종종 수면유도제를 먹거나 그냥 며칠 울면 좀 나아지고 그런 정도였어요. 그리고 지금은 학업과 관련한 스트레스/우울이 좀 심해졌고요(프로젝트는 밀리고 크고 작은 실수들이 잦고 등등.. 공부도 잘 안되고요)
그러다가 몇달 전에 친구가 ADHD 판정을 받았고 같이 이야기를 하다보니 ADHD의 증상들이 제가 느끼고 있는 것들과 거의 비슷하더라고요.... 충격적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안 그렇단 말이야...? 같은 느낌으로요.
그렇게 ADHD를 의심하고 찾아보던 중에 저에 대해서 이것저것 좀 더 생각해보고 병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다양한 자가진단같은 걸 해보았습니다. 자가진단이야 주관적이라 크게 중요하게 생각은 안했지만 그래도 과거에도 종종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 병원을 가야겠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정신과는 한번도 가본 적이 없어 일단 교내 상담센터를 가서 조금 더 나에 대해서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싶었습니다.
학업으로 인한 우울과 스트레스, 가정사, 집중 문제들을 간단하게 적고 상담을 신청하니 검사지를 몇 개 보내주시면서 미리 해달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오늘 그 검사 결과와 함께 상담을 받았습니다. MMPI-2, TCI, SCT 이렇게 3개를 했습니다.
결과는 우울/불안/강박이 높게 나왔고 전체적으로 우울증이 있음 - 그로 인해서 나타나는 인지 저하 등의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실제로 우울에 의한 집중력 저하인지, 집중 문제에 따른 우울인지는 확실히 모르겠습니다) 거기에 더불어 내향,회피 성향 또한 있고요. 그러면서 정신과 내원과 치료를 추천하시더라고요. 더불어서 지속적인 상담도 이야기하시길래 앞으로 상담은 받으러 갈 예정입니다. 상담 후에 문자로 근처 병원 리스트도 받았습니다..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또 바라던 결과는 아니기에.. 조금 당황스럽고 막막하기도 하네요. 아직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은 건 아니지만 병원에 갈 생각을 하니 약간 또 어떻게 가지, 가서 무슨 말을 하지 싶기도 하고. 괜히 이런 증상이 지금의 저에 대한 변명이 되는 것같은 것도 맘에 안듭니다.
하지만 우울증이 누구에게나 흔히 있는 것도 알고 특히 학위 과정 중이신 다른 분들도 겪고 계신 일일 수 있다는 생각도 들어서 글을 남겨봤습니다. 저와 비슷한 일은 겪는 분들 중은 힘드신 게 없는지, 있다면 어떻게 극복하고 계신지 등등 알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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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개
2023.11.07
우울증은 치료를 해야 하는 질환입니다. 우울증이 어떤 변명이 되는 것 같다고 느낄 필요가 전혀 없어요. 독감 걸려서 앓아 누운 사람이 "독감 때문에 일을 못한다는건 자신에 대한 변명이다."라고 자책을 하지는 않지 않습니까. 저는 과거에 오히려 우울증이라는 진단을 받고 마음이 많이 놓인 경험이 있습니다. 그 전까지는 스스로가 예전에 비해 많이 게을러진 것은 아닌지, 열정을 다 잃어버린 것은 아닌지 불안감에 쌓여 있었는데, 그런게 아니라 그저 우울증이라는 질환 때문에 힘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었으니까요.
2023.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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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07
2023.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