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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진학시 남들은 안알려주는 내용들

2022.04.2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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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 졸업 후 지방에서 석사 마치고 박사 중인 학생입니다.

그리 길진 않지만 그렇다고 짧지도 않은 대학원 생활 돌아보니

진학 전에 이걸 알았다면 대학원 안왔을텐데 싶은 마음에 글 적어봅니다.


1. 인간의 문제
여기서 말하는 인간의 문제란 사회생활을 의미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많은 분들이 교수 잘만나는게 중요하다고 하는데, 교수 못지 않게 중요한게
본인이 연구하면서 코웤해야할 사람들입니다.
같은 랩 선후배가 될 수도 있고, 타대학 학생이 될 수도 있고, 포스닥이 될 수도 있는데,
이런 얘기는 정말 연구실 당사자들 아니면 못들어보는것 같습니다.
가능하다면 그 랩 대학원생 두 세 명 쯤에게 메일로 비밀보장을 요청하며
그 랩의 실체를 확실히 파악하고 가세요..
한 명에게만 연락하면 편향된 정보를 얻기 쉬우며, 비밀보장을 요청하지 않으면
자기들끼리 "이런 사람이 이런 메일을 보냈더라" 하며 소문 다납니다..
이게 와닿지 않는 분이라면 본인이 살면서 한번쯤 진저리 느낀 사람을 떠올려 보십쇼.
그리고 그런 사람에게 굽신거리며 도움 부탁하고 자료 부탁해야한다고 생각해보십쇼.
거기다 점심, 저녁시간엔 그사람이 하는 말에 맞장구 치고요.
대학원생은 학생이다보니 싫어하는 사람을 직장상사 대하듯, 직장상사랑 지내듯 하기 어렵습니다.

2. 연구의 문제
사람을 잘 만나도 본인 연구하고자 하는거 못하면 많이 현타오죠..
인문, 사회 계열은 모르겠으나 이공계열은 과제가 없으면 연구를 못합니다.
달리 말하면 본인 연구주제는 본인 급여 나오는 과제 하에서 선택해야한다는거죠..
혹시 본인이 컴퓨터 부품 연구하고싶어 컴퓨터 부품 연구하는 랩에 들어갔더라도
그 랩에서 당장 진행중인 과제가 모니터 만드는 연구라면 본인은 모니터 연구를 해야합니다..

3. 급여의 문제
이건 뭐 다른 분들 잘 말씀해주시는데, 더 현실적으로 말하자면,
현재 저는 급여를 100여만원 받습니다.
물론 통장에 찍히는 금액은 이보다 많지만, 여기서 등록금을 제하여야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정도면 "기본"만 받는겁니다.
적게 받는것도, 많이 받는것도 아닙니다.
100만원으로 한 달을 살아야 하는데, 이게 불가능하신 분이라면 대학원 입학 전에
본인 희망하는 지도교수와 급여협상을 잘 하시길 바랍니다. 못하겠다면 관두시고요.
저처럼 달에 100 받는다는건, 타지에 맨몸으로 가서 월 100으로 산다는 의미입니다.
추가로, 대학원생은 노동자가 아닙니다.
즉, 노동과 관련된 그 어떤 법으로도 보호받지 못합니다.
본인 급여가 연체되거나 급여를 아예 못받아도 하소연할 곳이 없다는 말입니다.
차라리 알바생이라면 구제신청을하든 고소를 하든 할텐데 원생은 그런거 없습니다.
(임금체불 문제가 다른세상 얘기 처럼 들리실텐데, 과제 협얍 문제건 정부 부처 행정 문제건
제도적 문제로 인해 수시로 발생합니다)

4. 진로의 문제
대학원에서 학위를 받으면 진로의 폭이 좁아집니다.
이공계 기준 연구소 가거나 본인 연구주제와 관련된 기업에 가게되죠.
저는 대학원 입학 전에 "왜 진로의 폭이 좁아지지? 학사 학위가 없어지는것도 아닌데?"
라고 생각했는데요,
아마 대학원 2, 3년 다니고나면 왜 진로의 폭이 좁아지는지 이해하실껍니다.
사람이라는게 본인이 시간 투자한걸 내팽개치고 다른일 하는게 영 쉽지 않거든요.
아무래도 내가 석사학위가 있는데, 이걸 살려서 석사 대우 받고싶지,
그냥 없던거로하고 학사 대우 받는다는게 그리 쉽지 않습니다. 심리가.
대학원은 진로의 폭을 넓혀주는 수단이 아닙니다.
취업 잘되는 수단도 아니고요.
그냥 연구할 기회를 얻는거고, 취업 후에 본인이 어떤 직급이 될지를 정해줄 뿐입니다.

5. 진로의 문제 - 취업 후
위와 이어지는데, 본인이 좁은 취업문을 뚫었다한들 그 뒤 생존 방법은 정치질입니다.
그 좁은 취업문을 뚫고 좁아터진 연구바닥에서 살아남으려거든 정치를 잘해야합니다.
연구소장, 기업의 대표 또는 간부..
그들이 그 자리에 앉을 수 있었던 이유는 정치를 잘해서입니다.
정치를 잘해야 연구성과도 나오고 정치를 잘해야 승진도 합니다.
연구보다 정치가 더 중요합니다.
정치를 잘하면 학사학위 가지고도 박사급들을 쥐락펴락 합니다.
본인의 꿈이 박사학위 달고 업체나 연구소에서 평생 연구원으로 일하는거라면 상관 없다만,
야망이 있으신 분이라면 대학원 공부할시간을 사회생활 스킬 쌓는 시간으로 바꾸는셈 치고
빠른 취업 후 큰사람이 되시길 바랍니다.



긴 글 얼마나 많은 분들이 자세히 읽으실지는 모르겠으나,
대학원 진학 고민중이신 분들이라면 꼭 다 읽어보시고
다시 한 번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시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요즘은 "대학원 오지마"라는게 meme화 되어서 다소 가벼운 농담처럼 보이는데,
진짜 본인 인생에 큰 갈래길을 만드는 순간이고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글에 공감하시는 분은 공감하시겠지만,
못그러시는 분들은 댓글로 본인의 상황이 어떤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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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3개

IF : 5

2022.04.22

연구실 실체가 어떤지 비밀스럽게 알려달라고하면, 그대로 알려주는 원생이 얼마나 될까요? 랩이 정말 너무 노답이라 나처럼 선의의 피해자가 안생기길 바라는 착하고 사명감 높은 학생말고는 그런 내부정보를 모르는 외부 사람한테 술술 흘리고 다닐 사람이 있을지...... 그래서 그런거 따져보라고 인턴하고 발품팔아 알아보라는거죠. 취지에는 동의하나 저 방법을 그대로 쓰는건 전 반대합니다. 대뜸 와서 랩 욕해달라는 민폐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그 외에 내용은 원생은 근로자도 아니고 100% 학생도 아닌 그레이존에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들이겠죠. 연구보다 정치가 중요하다라는건 자주 발생하는 문제이긴 하지만 언제나 그렇다는 팩트는 아닙니다. 랩도 회사도 학교도 연구소도 다 그냥 사람 사는 세상이라고 생각하면 편합니다.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방향으로 편향된 관점이 좀 보이네요. 읽으시는 학부생 및 석박사생분들은 대학원이 이렇게까지 나쁠수도 있겠구나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듯 합니다. 실제로 아주 없는 얘기는 아니니까요.

대댓글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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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22

1은 너무 이상적이네요 저는 절대로 메일이나 문자로 물어보는거 비추입니다 비밀보장이 지켜질리 없고 얘기가 안나올수 없을뿐더러 만약 그렇다하더라도 그 사람에게 약점잡히는 행위가 됩니다 현실적으로는 면접 갔다가 그날 물어볼 수 있으면 물어보던가 인턴 과정 중 친해진 선배한테 듣는 방법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2는 맞죠 하고싶은거 100프로 만족하기 힘듭니다

3은 학생이 선택하기 어려운 문제긴 하죠 저흰 등록금 + 4-50 이었습니다 이정도도 중상측에 속한다고들 하더군요 다만 국립인 경우 등록금 비율이 줄기 때문에 많게는 90 생활비 쓰는 경우도 보긴했습니다 생활비 걱정이 크면 국립대 알아보세요

4 이건 분야마다 다를꺼 같아요 뽑아주고 아니고는 기업에 달렸긴하나 저 같은 경우는 선택의 폭 자체는 넓어졌었습니다 특히 연구개발쪽은 석사 학위가 거의 필수다보니...

저는 석사학위 자체는 추천합니다 다만 취업 목적이라면 왠만하면 그냥 편한 곳 가세요 논문은 주저자 한개 쓸 정도의 공부와 노력이면 충분한거 같습니다

2022.04.22

1. 그런의미에서 학부인턴을 하라고 하는거죠.
그 누구도 쉽게 자신의 모든 걸 메일 하나 혹은 문자 하나로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알려주기 쉽지 않아요.
국가기관에서 이런 신고를 따로 받을까요? 그 기관에선 비밀 보장해주기 때문입니다.(단 신고과정에서 충분히 추정되므로 누가 신고했는지 압니다. 진짜 외부에서 제3자가 신고하지 않는 한...)

2. 머 어쩔수 없죠...그래서 최신 논문 보고 결정하라고 합니다.
국가과제 하고 있으면 그로 인해 실적을 내니 연구실에서 어떤 연구하는지 대략적인 방향을 알 수 있으니깐요.

3. 이건 학교마다 다 다릅니다.
제가 졸업한 모교(지방 사립대) 등록금이 600만원인가 그럽니다. 다만 대학에서 조건부로 등록금 전액 장학금을 줍니다.(타대생도 동일하게 받음)
등록금을 제외하고 생각하다보니 오히려 인건비 받는걸 계산하지 않더라도 실질적으로 매월 얼만큼 받는지 알 수 있죠.
석사의 경우 50~70, 박사의 경우 100~150이 평균이라 생각합니다.
그 이상은 그만큼 과제를 하고 있거나 그만큼 실적 내는 분들이라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 부분은 미리 컨택단계에서 교수님께 확인받을 수 있다고 봅니다.

다만 인건비에 대해 크게 생각해봐야 합니다.
작성자가 얘기했듯 국가과제를 수주하여 대학원생들에게 다시 인건비로 지급되는 형태입니다.
장학금이 아닌 인건비로 지급되는 형태면 최대 인건비가 깍인다는 단점이 있죠.
자 여기서 그럼 박사 기준으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250만*12개월 = > 3000만원
이게 박사 풀 지원 기준 1명입니다. 국가과제 연 지원금 계산해보세요.
중견연구 2020년 공고문 기준 유형1-1 직접비 0.8억 이내, 유형1-2 0.8억 초과 1.6억 이내, 유형2 1.6억 초과 3.2억 이내 입니다. 박사과정 학생 한명이 0.3억을 빼먹죠? 그러니 학생수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전체 인건비가 줄어들죠.
그러니 어쩔수 없이 인건비가 낮을 수 밖에 없습니다. 아니면 과제 더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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