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다양한 종류의 대학원생이 있다.
높은 월급에 좋은 장비에 좋은 지원 속에서 나름 성취감을 느끼며 지식을 하나하나 쌓아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늘도 교수님의 한마디에 무너져 오늘 밤도 새 하얗게 지새는 사람이 있다.
나는 후자다. 그리고 눈치보면서 일찍 퇴근하고 집에오니 10시다.
서랍에 넣어둔 담배하나를 꺼내서 화장실에서 피우며 정신을 놓는다.
그리고 눈물로 그 시간을 적신다.
나의 옛 고향이 그립기도 하고, 나의 유년 시절이 지나감에 안타깝기도 하고,
초라한 내모습이 싫기도 하다. 나를 여기까지 오게 만든거 청춘때 지식이 준 그 감동의 도가니뿐이다. 요즘은 그 감동이 자주 오진 않지만, 가끔씩 온다.
나에게 무기가 있다면 그것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는 것이다.
살다보니, 아니 살아가다보니. 강한 놈이 살아있는게 아니라, 살아있는 놈이 강하더라.
학계에 남아있는 양반들을 보니, 머리가 좋아서 열심히 해서가 아니다. 물론 머리 좋은이도 있고, 노력한 이도 있다.
하지만, 머리 좋은이들이 파급력이 워낙 쌔다보니 많다고 느껴질 뿐 세상은 천재들이 그렇게 많지 않다.
오늘 지치면 내일은 걸으면 되지 하는 그런 꾸준함과 묵묵함.
오늘 작살 났으니 내일은 좀 즐겁게 연구해보자.
2022.03.10
2022.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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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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