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위로 박사 둘 선배가 진짜 대단한 양반들이었습니다. 엄청 빡세게 굴리고 월화수목금금금 주 120시간 일하는 양반들이라 논문 엄청내고 저희 교수님을 논문상을 받게하고 한명은 정출연에 정규직 가고 한명은 미국에 알아주는 대학에 포닥가 있습니다. 후배들 굴리는데도 도가 텄죠. 우리랩 후배들은 그 두양반 카톡 알림창 꺼둔지 다 꽤 되었습니다.
제가 이제 랩짱이 되었는데요.. 저는 딴건 모르겠고
그 시도때도없이 진행상황 체크 카톡하는거랑 계속 배달음식 시켜서.. 먹을때 자리에 없으면 눈치보이는.. 그거랑 장비 하나 외부 용역/의뢰를 너무 받아서 학생들이 집에 못가게 하는.. (근데 이게 랩의 부의 원천이긴 했습니다) 이 세가지는 좀 손을 보고 싶은데요.. 학생들 프라이버시도 없고 외부 인적 네트워크가 다 말살되게하는 문화입니다. 저도 이제 랩원들 말고 심지어 대학원에 같이 있는 학부동기들도 뭐하고 사는지 모릅니다.
랩후배들이랑 그 두 선배 뒷땅도 많이까서 (고마워하기도 합니다) 이제 저는 좀 달라질걸 바라지만.. 또 이제 자기들도 실적 압박을 느낄때니 다들 뭘 어째야하는건지.. 좀 혼란스러워하더군요.
이런 문화로는 이제 어린 학생들 리쿠르트도 힘들고 이미 우리 랩이 괴수랩이자 가면 병걸리는 랩으로 학생들 사이에서 소문이 자자합니다... 그리고 뭔가 연구의 즐거움보다는 너무 로봇으로 만드는 분위기라 좀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왔습니다.
근데 괜히 개혁한답시고 손댔다가 부동산 정책마냥 퍼포먼스는 퍼포먼스대로 죽으면서 랩원들의 행복감도 떨어지는게 아닐까 걱정이 됩니다.. 오랫동안 자리잡혀온 저 문화를 좀 바꿔나가는데 뭘 어떻게하면 좋을지.. 경험있는 분들의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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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3개
깔끔한 게오르크 헤겔*
2021.07.26
쓸데없이 랩 미래 랩 문화 이런 걱정하지말고 니 앞가림이나 잘해 넌 졸업하고 떠날거고 떠나면 들고가는건 니 실적밖에 없어
2021.07.26
휴... 그 선배분들 일주일 120시간 월화수목금금금 했는데 정출연밖에 못가고 미국 포닥 가 있으면 앞으로는 모르겠지만 아직까진 잘 풀린건 아니네요 ㅠㅠ
정출연 선임, top3 포닥이 물론 좋은 성취는 맞지만 120시간씩 구르고 갔다면 그건 또 생각해볼 문제긴하네요. 참고로 포닥은 탑스쿨도 난이도가 동일교에 박사가는 것의 반도 안되는 난이도입니다. 위에 말씀하신 것들은 랩장의 권한에서 벗어난 것이 많이 보입니다. 교수님이 결정하실 것들이지요. 만약 리더십을 통해 분위기를 바꾸고싶다면 리딩은 하지만 강요하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보세요.
2021.07.26
2021.07.26
대댓글 4개
2021.07.26
대댓글 2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