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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질문) 석사 졸 취업 vs 박사 후 생각해보기

2025.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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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UST 대학원 다니고 있는데요

현재 석박사 통합과정입니다.
대학원을 알리는 이유는 일반 대학원과 다르게 석박사 통합과정이라도 중간에 석사로 관두기 편해서 그렇습니다... 워낙 특수한 환경이기도 하구요.

학부 졸업하자마자 다른 하고 싶은 일 하겠다고 5년 보내고 폐업하고 나서
뭐해먹고 살지 생각하다가 전공 공부 다시 하려고 이모저모 준비해서 입학했습니다.

근데 솔직히 쉽지 않네요. 그래서 고민을 풀고 같이 생각하고 싶어서 적습니다.



전문가로서 자리 잡기 위해 박사 과정을 지원했지만, 막상 현실을 마주해 보니 국내 환경에서는 박사로서 더 나은 기회를 얻기가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특히 국내 기업의 생산성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그 영향으로 박사급 인력의 취업이 크게 어려워진 건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개인의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하기엔 박사 취업률이 30%도 안 된다는 현실이 너무 가혹합니다.

포닥도 결국은 ‘떠돌이’ 같은 삶이고, 이미 5년이나 그 생활을 하다 보니 이제는 어딘가 정착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국내는 애초에 취업이 안되니 해외 이야기를 하면, 졸업 후 “연구경력 0년차 박사”를 기업에서 적극적으로 데려가려 하지 않는 것도 분명 느끼고 있습니다. 몇 년간 포닥이나 연구소에서 계약직으로 경력을 쌓아야 겨우 시니어급으로 입사할 수 있는 분위기이고, 해외는 경력 요건이 더 까다로운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해외 잡마켓 역시 포지션이 부족해 대기열만 긴 상태죠.

주변 기업체 분들조차 박사 학위를 말릴 정도로 “세상은 학위보다 경력으로 돌아간다”는 인식이 강합니다. 저도 동의하지만 문제는 석사 졸업 이후 제가 경력을 어떻게 쌓고, 누가 그 기회를 줄지부터가 난관입니다.

또 한편으로 연구소 내부 시각을 보면, (기업체 출신을 폄훼하려는 의도는 아니고 그들의 관점을 볼때) 학위 없이 실전으로 부딪쳐 온 분들이다 보니 이론적 기반이 부족해 결과물이 불안정할 수 있고, 원리를 모르다 보니 장기적인 기술 발전도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어떻게든 결과를 뽑아내야하다보니, 나름의 문화가 있기도 하고 이런 이유로 새로운 박사를 받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도 있죠. 그런데 여기서 재밌는게 이렇게 이야기해주는 연구진들이라도, 정작 연구소 내에서 기업체 출신이 거의 없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그러다보니, 국내는 약간 학계는 학계대로 놀고 기업체는 기업체로 노는건가? 싶은 인상도 듭니다. ㅎㅎ;;

문제는 저 자신이 연구소 분위기와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반 기업과는 문화가 너무 다르고, 권위주의적인 면모나 상식 밖의 관행, 그리고 조직적 체계의 부재가 크게 와 닿습니다. 제 상식은 적어도 이곳의 상식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업도 완전히 체계적이지는 않지만, 둘 중 어느 곳이 더 맞느냐 하면 기업 쪽이 더 적합하다고 느낍니다.

연구소는 공무원 같은 빡빡함이 있으면서도 조직력은 군대보다 약한데, 분위기는 군대식으로 가져가려 하고, 문서 작업 결과물은 군대보다 훨씬 프로페셔널한 대신 조직적 운영은 더 취약해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는 느낌입니다. 어중간해서 몇년간 오래 일하지 않으면 적응하기 힘들거고. 때문에 농담 안하고 계약직 고용된 사람들 중 3달안에 관두는 사람들이 꽤나 많습니다. 사무직이던 연구직이던....

그리고 논문 쓰는 것
논문을 쓰기위해서 여러 스트레티지를 하는데 전세계 학계는 학계대로 어떠한 관습 관례 이런게 있나봅니다...? 물어봐도 알려주는 사람이 없어서 잘은 모르겠는데 어쨋든 그런 것에 맞춰주는게 좀 피곤한 느낌이 있습니다. 정확히는 해당 저널에 문의해보면 글을 봐도 이해가 안되는데 규정상 이정도로 하면 어떻냐 하고 물어보면 친절하게 답변 다 해주고 그거 맞춰서 적었더니, 여기 내부에서 지금까지 물어봐도 나중에 조금있다가 등등 대충 하고 끝났다가 나중에 말이 나오는게 너무 피곤하네요....

해외에서 연구를 해본 적이 어떤진 모르겠지만 한국에선 적어도 약간 좀 옷을 입는데 작은 옷을 입어서 무리하게 살을 빼려고 하는 연구를 하는 거 같은데 이게 좀 제겐 지치네요. 심지어 그 옷 사이즈를 원래는 카디건을 입으러 왔는데 바지를 입고 있는 실정이라... 의욕이 안생기는 것도 사실이구요...

가장 큰 문제는

졸업하고 예상 나이가 40내외가 된다는 점입니다.

해외 나가는 거 말고 선택지가 없어지는데
참 난감한 숫자네요...

적고나니 좀 풀리는 거 같기도하고 생각이 정리되는 거 같기도한데
읽어라도 주져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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