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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사 자퇴하고 다른 대학원으로 옮겼는데 전적 대학원 교수가 계속 연락 와서 자잘한 일을 시킵니다.

2025.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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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에 모 대학원 석사과정에 1년간 다녔었습니다.
제목에서 언급한 전적 대학원 A교수는 지도교수가 아니었고, 제가 연구보조원으로 있었던 프로젝트의 연구책임자로 계셨었습니다.
그 프로젝트에는 대부분 A교수님의 제자들이 속해 있었기 때문에 저를 제자로 이끄실려는 생각이 있으셨을 거 같긴 합니다만, 어쨌든 그 A교수님을 지도교수로 위촉하기도 전에 저는 그 대학원을 자퇴했고, 프로젝트에서도 나왔습니다.

그리고 머지않아 현재 재학 중인 대학원으로 진학하였고, 전공도 전적 대학원 시절 전공과 인접 전공이긴 하지만, 엄연히 다른 전공으로 진학하였습니다. 현재 재학 중인 대학원에서 석사도 졸업하고 박사과정에 현재 재학 중에 있습니다.

대학원을 옮기고 그 첫 학기부터 A교수님께서는 지속적으로 전화 또는 카톡으로 제가 재학 중인 대학의 소장 자료 열람, 연구 관련 심부름을 시키셨습니다. 전공을 옮겼다곤 했지만 인접 전공이라 현재 전공과 겹치는 부분이 분명 적지 않았고, A교수님께서 임원으로 계신 B학회에도 계속 출입하여 A교수님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진 않더라도 그 주변 사람이나 A교수님의 제자들과 계속 교류하고 지냈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생각으로 A교수님께서 연락 오셔서 부탁하면 대부분은 들어 드렸습니다. A교수님 또한 처음에는 자료 열람을 도와 드렸더니 고맙다며 제가 옮긴 대학교에 용무가 있으실 때 오셔서 겸사겸사 한 차례 밥을 사주시기도 하셨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적 심부름이 계속되니 A교수님께선 처음에는 시키실 때 미안한 기색이라도 보이시더니, 어느 순간부터는 당연하다는 듯이 연락 오셔서 시키시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4년 동안에 거의 20번 가까이 연락 오셔서 제게 심부름을 시키셨습니다. 처음에는 저로서도 불가항력적이라고 생각하여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생각으로 심부름에 응하였는데, 어느 순간 깨닫고 보니 그간 심부름을 시키시며 아까 위에서 한 번 밥 사주신 거 외에는 아무런 대가도 치르지 않으셨고, B학회에서 마주치기라도 하면 인사도 제대로 안 받아주셨었습니다. 한 번은 이례적으로 인사를 제대로 받아주시며 해당 학회가 끝난 뒤 자신의 지도제자들을 모아 회식하는 자리에 끼워 주시더니만, 알고보니 일전에 자료 열람을 시키신 걸 시일이 많이 늦어졌던 걸 왜 소식이 없냐고 물어보려고 하신 거더군요.

이렇게 되니 저는 그동안 이 A교수님의 심부름을 곧이 곧대로 다 들어준 것도 현타가 많이 오게 되었습니다. 더군다나 저희 지도교수님과 그 A교수님의 관계성을 깨닫게 된 순간부터는 상황이 문제가 있음을 뒤늦게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일단 저희 지도교수님과 A교수님은 관심분야만 일부 겹칠 뿐 전공도, 출신 대학도 전부 다르고 무엇보다도 친분도 없으시고 오히려 사이가 어색하십니다.

어느 날 A교수님이 저희 지도교수님께서 임원으로 계신 C학회에 오셨었던 적이 있으십니다. 이때 제가 그 A교수님께 인사를 드렸었는데, 학회 끝나고 저희 지도교수님께서 제게 "니가 저 교수를 어떻게 아느냐"고 저와 그 A교수님과의 관계를 직접적으로 물으셔서 해명한 바 있습니다. 또한 제가 그 A교수님께서 임원으로 계신 B학회에 종종 출입한다고 하니 저희 지도교수님께서는 "그 학회 화상으로도 송출되는 걸로 아는데, 굳이 시간 들여서 직접 들으러 갈 필요가 있느냐?"며 제가 B학회에 출입하는 것에 대해 다소 불편한 기색을 보이셨습니다. 나중에 선배들께 듣고보니, 과거에는 저희 지도교수님께서 B학회에 자주 출입하셨지만, 이해관계 또는 학문적 견해 차이 등으로 B학회에 안 나가신지 꽤 되셨다고 합니다.

이렇게 저 스스로도 그 A교수님과의 관계에 대해 점차 불편함을 느끼게 되었고, 저와 저희 지도교수님과의 관계에도 악영향만 준다고 판단되어 현재는 그 B학회에도 반년 이상 나가지 않고 있고, A교수님께서 4달 전에 연락 오셔서 여느 때처럼 심부름 시키신 카톡도 읽씹해버렸습니다. 그리고 이 사실은 저희 지도교수님께도 알린 상태구요.

A교수님도 제가 두 차례 카톡을 읽씹한 이후로 연락을 안 하시더니, 얼마 전에 제가 박사과정에 진학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다시 연락을 하셔서 심부름을 시키려 하십니다. 그 전에는 줄곧 제가 일정 시간을 축내야 하는 연구 관련된 심부름을 시키시더니, 이번에는 교묘하게 조금만 알아보면 알 수 있는 정보를 찾아달라고 하시는데, 제자도 많으신 분이 대체 저한테 왜 이렇게까지 연락하셔서 시키시는 건지 이해가 안 갑니다. 그리고 이 분을 무턱대고 손절을 할 수도 없고, 지금 이러한 일련의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좋은 건지도 당최 모르겠고 난처하기만 합니다. 일단 그 B학회를 비롯해서 이 A교수님의 전공 관련 학회에만 나가지 않으면 당분간은 이 A교수님과 마주칠 일이 없긴 합니다.

혹시 여기 계시는 선생님들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서 글 올렸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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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개

2025.11.17

아직도 이런일이 있네요. A교수가 은퇴하는 시기가 가깝나요? 박사 마치고도 마주칠 일 있으면 껄끄러워지긴 합니다. 근데 지금 지도교수가 단속하는 것으로 보니 A교수 영향력이 오래가진 않을 것 같네요

2025.11.17

문제 있는 교수 네요.그만하시는거 추천

2025.11.17

A교수님이 좀 괘씸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현재 지도교수님께서 불편해하시니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게 좋아보이긴 합니다.
간단한 부탁에 응하게 되면 그걸 시작으로 점점 더 다시 요구하실 것 같습니다(Foot-in-the-door-effect).
A교수님께, 최근 이러이런 일로 정신 없이 바쁜 상황이라 언제 찾아봐드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에둘러 거절해보는 게 어떨까 싶네요.

2025.11.17

그냥 무시가 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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