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연구문화 논란 글 출처: https://phdkim.net/board/free/41076
아래는 해당 글을 읽고 저희 교수님께서 쓴 글인데 공유하고 싶어서 가져왔습니다. ---------------------------------------------------------------------- A: "xx분야에서 의미있는 연구 하고 싶다" -> 주제 선정하고 열심히 연구함 -> 논문 낼 곳 찾아서 논문 출판/발표 B: 교수가 하고 싶다 or 빅테크 가고 싶다 -> xx급 논문 몇편 써야 된다더라 -> xx급 논문을 빨리 많이 쓰는 최적 경로를 생각함
연구원으로 산 10년을 돌아볼 때, 초기엔 B 방식의 연구자들이 교수가 되고 빅테크로 진출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습니다. 사실 이 분들이 B 방식인지 갸우뚱한 건, 당시에는 국내에서 NeurIPS/CVPR/ICML 등 탑학회에 논문 쓰는 것 자체가 가문의 영광(?)이고 난이도가 높던 시절이었어요. 그리고 회사에선 연구 능력 자체가 필요했기에 그 잣대로 논문 개수와 저자 순서에 포커스를 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회사에서 면접을 볼 때 연구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탑학회에 몇 편을 썼는지를 기준으로 평가하기도 했었죠. 이는 학교에서도 마찬가지였어요. 5년 전 제가 임용되었을 때 추천 사유가 “NeurIPS 1저자 논문 실적 있음” 이게 전부였으니까요.
지금은 확실하게 논문 개수로 줄세우기하는 시절은 지났습니다 (탑학회 1저자 논문이 많으면 HR팀 서류 통과하기 편한 건 맞지만). 이제는 회사에서도 연구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채워졌고, 어떤 문제를 풀었는지 질적으로 평가하는게 가능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전적으로 그 회사의 goal 과 scope 에 맞는 연구 경험이 있고 problem-solving 능력이 있는 사람을 찾기 시작합니다. 탑학회&저널 연구 실적이 필요하긴 하지만, 그건 예선이고 본선은 논문 개수가 아닌 논문의 impact 와 면접자의 기술적 실력을 봅니다. 세미나 시간 때 종종 기술적인 기초를 강조하는데, 이걸 등한시하면 안 되는게, 여러분을 채용하는 건 논문 실적이 아니라 여러분의 실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우리 랩 Lab 구성원들이 당장의 논문 개수를 비교하는 문화에 흔들리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렇다고 B 방식의 연구자들을 무시할 필요는 없답니다 ☺️ 논문 개수를 많이 채우는 것도 매우 열심히 살아야 가능하니까요. 그런 시각을 가진 사람도 존중하되, 진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연구자로 성장하는데 자부심을 가지길 바랍니다.
2025.09.21
2025.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