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 학사 졸업 후, 서울 수도권 석사 졸업, 박사 수료(석사와 동일한 학교 및 전공)한 공대 찌질이(30 중반)입니다.
학사도 국립대도 아니고 정말 이름없는 학교 나와서 운좋게 석박 잘 마쳤고, 랩실에서도 교수님이 큰 차별없이 잘 디해주셨습니다. 결정적으로 제 연구성과도 나쁘지 않았고요(랩생활, 논문 퍼블리시, 연구과제 참여 등).
다만, 교수님도 자대생과 타대생 둘중하나를 챙겨야하는 상황 또는 그들간의 갈등상황이 오면 팔이 안으로 굽긴 하더군요, 근데 뭐 그런 상황에서까지 성인군자처럼 굴기를 바라지도 않습니다.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이의제기하거나 얼굴한번 붉힌적 없습니다.
근데 문제는 제가 내면에 품고있는 '지방대출신이라는, 이 찌질한 열등감'이더군요. 그냥 모든 상황에서 제가 져주고 들어가는게 익숙해지고, 그런 제 자신이 한심스럽지만 고쳐지질 않아요.. 누군가가 학부를 물어보는 상황 자체가 너무 공포스럽기까지 합니다.
그걸 감추려고 ㅈㄴ밤새고, 연구결과 뽑아내고, 제 덕에 같이 co-author되는 친구들도 많아지고 인정받는 것도 한순간이고. 이 멍청한 열등감이 가시질 않습니다.
급기야는 학사를 다른 전공으로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 자격지심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이라는 생각에 이 길을 도저히 떨치기가 힘드네요.
제 고민은 학사를 다시하는게 맞을까, 라는 겁니다. 혹독한 조언도 달게 듣겠으나 개인적 비방이나 욕설은 자제 부탁드립니다.
+현실적으로 부모님과 함께 거주하고 있어서 경제적으로 어려움도 없거니와 여자친구도 이런 제 상황을 알고, 결혼은 본인도 아직 이뤄논게 없어서 좀 늦어도 되니 하고싶은거 하라고 합니다. 뭐..결혼 포기한걸수도 있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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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9개
멍때리는 레온하르트 오일러*
2023.08.28
이 정도면 한국 사회가 문제인거. 지금 학사를 다시하는건 아무리 한국이라도 가치가 없다 봅니다. 차라리 박사 유학을 가신 뒤 미국서 정착하시는건 어떠세요? 능력만 보여주면, 한국 학사, 나이 아무것도 문제 되지 않습니다. 연봉도 한국보다 셀거구요
조용한 마이클 패러데이*
2023.08.28
한국만 학부학벌을 무슨 신라시대 계급마냥 나눕니다. 아니, 고등학교 수능점수로 인생이 결정되었다면 수능을 10번이라도 응시했겠죠. 시약은 미약했으나 끝으로 갈수록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인재를 사회에서 응원해주고 격려해주는게 맞지않나요? 학부학벌은 바뀔 수 없으니, 해외에서 활동하시면서 더 넓은 세계에서 실력을 보여주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결국에 한국도 학부학벌로 인하여 자멸하는 과정이라, 차라리 해외에서 큰 업적을 보여주시는 게 개인적으로도 득이라 봅니다
2023.08.28
2023.08.28
2023.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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