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저는 현재 박사과정 3학년이며, 제가 일하고 있는 랩에는 20년차 엔지니어가 있습니다. 그 분은 연구실의 모든 연구의 엔지니어 적인 부분에서 도움을 주시는 분입니다.
2. 우선 짚고 넘어가자면 저는 그 분에게 도움을 받는 입장입니다. 그게 그 분이 돈 받고 하는 일이라지만, 비협조적으로 나오면 아쉬운 건 저니까요.
3. 그 분이 수상할 정도로 가르치기를 좋아합니다. 꼰대 마인드라고 해야 할까요. 아주 사소한 것까지 자신이 디텍팅 하는대로 되기를 바라십니다. 예를 들어, 그분이 종이에 간단한 메모를 하길 원했는데, 그 방에 팬이 없어서 보드마카라도 쓰실 거냐고 가져다 드리니. 보드마카는 화이트 보드에만 쓰는 거다. 지금 네가 하려고 하는 행동은 벽에 시계를 걸 때 망치가 없다고 노트북으로 못을 때리는 것과 같다. 이런 말로 시작해서 한 5분정도 설교를 하십니다. 엘레베이터를 탈 때도 7층에서 타서 8층에서 내리면, 한 층 올라가는데 왜 엘레베이터를 타냐 계단으로 걸어가면 되지 않냐. 이런 식으로 한숨을 쉬면서 뭔가를 가르치려고 하십니다. 이 정도 예를 들면 랩에서는 어떨 지 대충은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주 사소한 디테일까지 그 분이 원하는 대로 되길 원하시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굉장히 화를 냅니다.
4. 문제는 제 연구를 하다가 그 분과 의견이 안 맞을 떄 입니다. 저는 A방향으로 하면 더 쉽고 빠르게 해결될 것 같은데, 그 분은 B방향을 주장하시는 식의 문제입니다. 웬만한 부분은 "아~ 그렇네요. B방향으로 하면 되겠네요. 감사합니다." 하고 그냥 B방향대로 하는데, 가끔 정말 간단한 문제에서 그분의 말대로 하기에는 너무 비효율적인 상황이 있습니다.
제가 이미 간단한 키트로 A 방향으로 조작해봤고, A방향으로 하면 적은 비용과 시간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걸 확인했는데, 그 분은 A방향이 안 될거라고 확신하십니다. 그래서 실제로 A방향의 일을 하는데 하루면 될 걸, 그 분을 설득하는데는 3~4일이 걸립니다. 그리고 제가 A방향이 결국 된다는 것을 보여주면, 굉장히 기분 나빠하시면서 그 뒤로 사소한 일마다 제 일에 트집을 잡습니다.
5. 그 분이 꼰대같은 말도 많이 하고 화도 쉽게 내지만, 사실 그 분이 제 연구에 도움을 많이 주셨고, 앞으로도 도움을 주실 분이기 때문에 그 분과 척을 지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위와 같은 일이 너무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제가 이미 되는 걸 확인한 가장 쉬운 솔루션인데, 그걸 설득하기 위해서 연구가 며칠씩 때로는 그 이상 딜레이 되는 일을 견디기가 힘듭니다.
어떻게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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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개
IF : 5
2023.02.25
엔지니어라고 하시지만 테크니션인 것 같은데, 애초에 그 사람을 왜 설득해야되죠? 그리고 일적으로 뭔가 결정해야되는 일이 있으면 그사람 말고 교수랑 얘기하세요. 계속 그렇게 받아줘왔으니 저렇죠. 교수가 교통정리를 안하고 방치하고 있는 것 같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경력이 어떻든 그 위치의 사람이 저런 식으로 나오는건 월권이예요. 어떻게 보면 교수 역할을 자기가 맘대로 대신 하고있는 거라서요.
깜찍한 마키아벨리*
2023.02.25
위 댓도 틀린건 아니나, 랩에서 20년동안 굴렀으면 뭔가 있을 가능성이 큼
또한 지금 질문자가 얘기한걸 보면 해답은 나와있는데 어떤걸 고민하는지 모르겠음
본인이 원하는대로 하면서 테크니션과 부딪히거나, 아니면 맞춰주는 두가지 길밖에 없어보이고 선택은 본인이 해야 할 몫임 본인을 위한 베스트는 교수님께 얘기해서 짜르거나 경고를 주는건데 과연 그 방법이 통할지..? 나는 아닐거라고 봄
노래하는 백석*
2023.02.25
그분의 태도가 좀 별로인건 맞는데.. 3번만 놓고보면 틀린말은 아니네요 ㅋㅋㅋ 종이에 보드마카로 쓰는 것도 이상하고 한 층 올라가는데 엘베타는 것도 좀 이상하고
2023.02.25
2023.02.25
2023.02.25
대댓글 2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