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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을 갈지조차 고민중인 수학과 3학년 학부생입니다.

2022.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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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학 후 수학 공부중인 영락없는 수학과 3학년 학부생입니다.

보신 대로 큰 고민은 대학원을 갈지입니다.

일단 가고 싶은 이유는 수학을 더 배우고 싶어서가 주입니다.
또 수학을 더 배우고 싶은 이유는, 저는 고등학교 밖에서 배우게 되는 수학 내용을 여러 사람에게 가르치는 것에 흥미가 있어서,
그리고 더 다양한/깊은 내용을 가르치고 싶어서입니다.
누군가에게 제가 아는 걸 쉽게 가르쳐주는 것에는 진정 자신 있고, 정말 좋아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고민이라는 건...


- 제가 무슨 분야에 특히 관심있는지를 모르겠습니다.

아시다시피, 수학에는 정말 많은 분야가 있습니다.
제가 지금 알고 있는 분야라고 하는 추상대수학이나 복소해석학 등 같은 건 정말 큰 틀이고 새발의 피일 것 같네요.
그런데 그 큰 분야들에서마저도, 제가 뭘 특별히 더 배우고 싶어하는지를 모르겠습니다.
모든 분야가 사실 배울 때는 참 신기하고 재밌는데, 제 전문성?을 어디서 찾을지를 모르겠네요.


- 새로운 문제에 예리한 발상...같은 능력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가 해본 적도 없는 것에 자신감을 갖지 못하는 건, 저한테 포텐셜이 있든 없든 당연한 것 같아요.
그치만 제가 대학원에 제가 맞을지 참 고민이 되는 이유는, 한 단어로 설명을 못하겠는데,
문제를 마주했을 때 새로운 해결 방법을 떠올리는 능력? 그런 것이 많이 부족해 보입니다.
이미 답이 잘 알려진 전공책들의 연습문제들도 특별한 발상으로 멋지게 해결하는 친구가 주변에 좀 있는데, 그에 비해 전 그런 문제들 마저도 틀에 맞춰진 대로만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렇다 보니, 대학원에서 하게 된다는 연구에 아무래도 자신이 없습니다.
요약하자면... 연구를 해본 적은 없으니 지금 나의 판단은 거의 무의미하겠지만, 나의 문제 해결 능력을 보면 확실히 불안함이 더 큰 것 같다...


- 좀 수동적인 것 같기도 하고요...

여태 학부생활 내내, '헤헤 이런 거 나도 가르치고 싶다 많이 배워야지' 하는 천진난만한 생각으로, 학교에서 주는 공부만 하면서, 새로운 무언가(학교 밖 공부?)는 찾아보지도 않고, 찾아볼 생각조차 없는 것 같습니다.
주변에서 하기도 했을 대외 활동조차 알아보지도 않고, 하루종일 앉아 공부만 했네요.
이렇게나 수동적인 제가 대학원에서 수학 연구라니, '좀 더 배우고 싶다'는 거로는 부족하지 않을까요?


- 필요한가?

저는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여러 가지 수학을 가르치는 것'이 꿈이기는 합니다.
그런데 오직 그것 하나가 제가 대학원을 가고 싶다는 것의 동기가 되어도 괜찮은 걸까요?
그냥 '대학에서보다 더 공부하고 싶으니까 대학원을 가야지 으하하'같은 막연한 생각으로 인해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걸까요...?
굳이 대학원을 가지 않아도, 책을 사서 독학을 한다는 등 차선책도 있을 텐데...
더 배우고 싶어 대학원을 가신 분들이 계시다면 생각을 알고 싶어요.



많은 분들이 보시기에는 좀 바보같은 생각일 것도 같습니다. 그치만 그마저도 전 답을 내리지 못하겠네요.
별 이유 없이 긴 글이었는데,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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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개

화난 호르헤 보르헤스*

2022.06.03

응용수학 할거 아니면 손가락 빨아야해서 비추 게다가 해외아니면

2022.06.03

누적 신고가 50개 이상인 사용자입니다.

Ai쪽

2022.06.03

저는 이공계열이지만 고민하시는 점들이 너무 똑같아서 놀랐네요... 저는 일단 학부연구생으로 활동해보면서 결정하려
합니다.
튼튼한 존 내시*

2022.06.03

적어주신 것만 보면 차라리 학벌 살려서(살릴 수 있는 학벌이라 가정하겠습니다) 강사를 하는 게 효율적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제 주변엔 "누군가에게 내가 아는 것을 설명하여 이해를 돕는 일"이 좋아서 교수가 꿈인 사람이 간혹 있었습니다. 그런 이유만으로 대학원 가는 게 그리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다만, 어차피 지금 특별히 하고 싶거나 스스로 잘 연구할 수 있다 생각하는 분야가 있는 게 아니라면.. 미래는 어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웬만하면 그래도 일반 취업에 도움이 될만한 응용수학으로 가닥을 잡는 게 어떨까 싶군요. 제 지인은 서울대 수리과학부를 졸업해 동형암호를 연구하기 위해 자대 컴퓨터공학부 동형암호 관련 연구실로 진학했습니다. 물론 동형암호가 앞으로 얼마나 비전이 있을지 저는 잘 모르지만, 대수학 등의 수학적 베이스를 적절히 가져가면서도 나름 응용학문스러운 연구를 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적어도 이정도 탈출(?)은 하는 게 나중에 후회가 적지 않을까 합니다.

2022.06.03

이미 아시겠지만, 연구자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가르치는 능력보다는 연구하는 능력이 훨씬 더 중요하게 여겨집니다. 따라서 연구자로 자리잡기 위해서 대부분의 박사생들은 연구에 집중하고 좋은 연구 결과를 만들어내는데 대부분의 역량을 집중하게 됩니다. 실제로 티칭은 많은 경우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고요. 교수가 된 이후에 학생들을 가르치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학원 과정에서 실제로 티칭에 대해 배우고 이를 익히는 부분은 등한시돠는게 일반적입니다.

실제로 교수가 된 이후엔 티칭에서 보람을 느낀다 해도, 그 과정까지 이르는 특히 수학분야에서는 거진 10년 혹은 그 이상의 긴 시간을 티칭보다는, 흔히 말하는 연구활동 (물론 티칭과 무관하지는 않습니다만) 에 집중하셔야 할겁니다. 거기에 더해 불확실한 미래도 문제가 되고요.

따라서, 대학원에 진학하고자 하는 최초의 동기가 뭔지는 큰 상관이 없으나, 연구활동이라고 하는, 일반적으로 논문을 읽고, 그 논문의 아이디어나 내용을 분석하고 나만의 아이디어를 찾는 일련의 과정을 즐길 수 없다면 (즉 이 과정이 즐겁지 않다면) 대학원 진학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정리하자면

나는 가르치는게 즐거워서 대학원에 가고싶다 (좋은 동기입니다.)

그런데 막상 연구를 찍먹해보니 이건 재미가 없다 (이 경우 티칭을 할 수 있는 다른 길을 찾는걸 추천합니다)

나는 가르치는게 좋지만, 연구라는 것도 해보니 할만하다. 혹은 이것도 나름 재미있다. (대학원에 진학하셔도 좋을거 같습니다.)

즉 동기 그 자체보다는 대학원에 진학 후 경험하게될 일련의 연구활동이 본인에게 맞는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찰하신 후 진학을 결정하실 것을 추천합니다.

2022.06.04

대학원부터 세면 22년째 수학만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올리신 질문에 대한 답변이라기보다는 전반적으로 일반적인 제 생각을 말해보겠습니다.

어느 진로로 가면 그나마 먹고 살 길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희 대학 자연과학부에서 비공식적으로 졸업생 상대로 조사한 걸 보면 전공 살려서 먹고 살기 힘든 거는 과학계열 전분야가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 정말 공부가 하고 싶다는 걸 전제로 하는 게 좋겠습니다.

수학은 정말, 정말 어려운 학문이고, 역사가 오래 됐기 때문에 깊이와 넓이가 모두 방대합니다. 학부 4학년을 하바드에서 졸업한다고 해도 그냥저냥 빙산의 일각만 배우는 겁니다. 지금 연습문제를 기가 막히게 푼다던가 다른 학생에 비해서 수업을 기가 막히게 이해한다는 것은, 물론 좋기는 하지만, 아무것도 담보하지 못합니다.

대댓글 1개

2022.06.04

길게 쓰면 중간에 짤려서 이어서 씁니다.

학부 단계, 혹은 교과서 연습 문제 단계에서 문제를 보면, 혹은 정리를 보면 막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금방 푼다, 매우 좋지요. 좋긴 한데, 그게 실제 연구에 적용될 능력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연구를 해보면, 제 경우는 아이디어를 열 개 만들면 아홉은 망했습니다. (저것도 후하게 쳐준 겁니다.) 잘 안 될 때 포기하지 않는 게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리고 수학을 하는 동기에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수학은 배우는 기쁨이 대단한 학문이기 때문에 이걸 배워서 남에게도 가르치고 싶다, 매우 좋은 동기입니다. 배우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게 최선인가, 이게 맞는 건가' 하는 의문도 생길 거고, 그러면 연구가 되는 거겠지요. 그러니 동기에 대해서 너무 고민 안 하셔도 됩니다.

혹시 나중에 계속 수학자의 길을 걷게 되시고, 그때까지 이 사이트가 안 망하고 남아 있다면 댓글 남겨주세요.

2022.06.04

그리고 배워서 가르치는 걸 좋아하시는 성격이라면 다른 사람에게도 널리 전파한다는 마음으로 노트를 만들어보세요. 외쿡 학생들은 그렇게도 많이 하는데, 그렇게 만든 노트가 본인한테 (여러 이유로) 나중에 크게 도움 되는 경우도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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