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한번 없이 6,9평 ky공대 나왔는데 수능 조지고 지거국 자연대 전액으로 들어갔다. 그래도 서울대-미박중인 놈이랑 국영수는 비슷했다. 하... 아직도 이딴 패배자 마인드 갖고 있는게 이젠 진짜 지긋지긋하다
재수하라고 귀에 딱지 들어앉도록 들어도 학문 배울 수 있는데 뭐가 문제나며 ㅈ까고 쿨하게 입학했다. 이 쿨한 척 하는 게 진짜 문제다. 전통과 지혜와 통계가 뭘 암시하는지 일고라도 해봤다면.
입학과 동시에 술에 쩔었다. 하루종일 놀았다. 다들 그렇게 학고 한번씩 받으면서 사는 줄 알았다. 간수치때문에 다음 학기에 군대도 안가고 휴학때리고 미친놈처럼 놀았다.
근데 그렇게 갈구하던 지식 같은 건 어디 갔을까?
쿨병이 삼켜버린 것이다!ㅋㅋㅋ 아직 어리고, 그깟 거 언제든 할 수 있으니 청춘을 즐기자! 전공수업도 날 맞으면 돗자리 펼치는 거다.
당연히 내가 문제겠지. 근데 정말 무시못할 건 환경이다.
남들 하는대로 대충 성적맞춰 지거국 정도 대학 와서, 남들 하는대로 취업은 해야겠으니 흥미도 없는 공부 학점때문에 하는데 그것마저 하기 싫은 사람들.. 물론 나도 포함해야 할 것 같다. 시험 문제부터 기가 차는데, 성적 분포 보면 이게 맞나 싶다. 아, 여기가 지잡대구나! 신기하다!
이런 사람들 옆에서 나도 그들과 다를 바 없는 사람이 됐다. 최소한 학문에 대한 열정은 가지고 이 학교 왔는데.
그래서 어쩌라고?
그냥. 이런 얘기 어디 가서 할 데가 없거든. 좀 들어주라
그렇게 20대 중반 되니까 나도 그들처럼 부랴부랴 ncs 책 사서 보고 있다가, 어느샌가 화들짝 놀라서, 진짜 깜짝 놀라서 쓰레기통에 갖다 던지고 그날 밤에 그렇게 울었다.
내 방 책장에 한번도 안읽은 명저들이 빼곡하다. 아마 죄책감에 한두 권씩 사모은 것 같은데. 책을 다시 읽기 시작했고 전공교재를 다시 보기 시작한다. 자살 생각이 사라진다. 맙소사 ㅋㅋㅋㅋ 이렇게 재밌을 수가 있었나? 앎의 기쁨이 그때 다시 찾아왔다. 그 이후로 하루종일 책만 보고 있고..
근데 내 잃어버린 6년은 어디로 갔을까? 이제 남들 얘기가 귀에 들어온다. 좋은 대학 못 나오면 니가 선택을 못 해. 하고싶은 분야 검색을 해본다. ㅅㅂ 이 학벌 이 머리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 보인다.
쿨해져야 할까? 남 얘기를 들어야 할까? ㅅㅂ 너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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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개
멍때리는 버트런드 러셀*
2022.04.12
전 학문에 열정없이 점수 맞춰서 지거국 왔고, 주변 대부분이 취업에만 어느정도 관심있고, 학문탐구에는 별 관심이 없었어요. 전 어떻게 잘 풀려 미박 후 현지에서 잘 지내고 있는데, 하나 확실한 건 이 학벌 이 머리로 할 수 있는 것 있습니다. 시간 되시면 The Subtle Art of Not Giving a F*ck 한번 읽어보세요
2022.04.12
현실적인 고민이라서 공감 드림
2022.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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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미박 중인 친구분도 글쓴이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고 똑같이 생각할지가 궁금하네요. 6,9평 ky레벨 이후 미끄러져서 지거국 갔으면 그냥 지거국 학생입니다. 과거 한두번 잘친 시험으로 본인의 실력을 높이 평가할 시기는 지난 듯 싶어요.
평생 없어지지 않을 수 있는 것들 중 하나가 학벌컴플렉스인데, 서른에 미국유학 나가도 전혀 늦지 않으니, 최상위권 미박으로 지금까지 생겼던 학벌컴플렉스를 극복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2022.04.12
2022.04.12
2022.04.12
대댓글 1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