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박사넷

  • 일상

악마에게 영혼을 팔다; 시간과 성과의 거래

성실한 빌헬름 뢴트겐

2021.06.13 30 17394

박사 졸업한지 1년 됬고 , 포닥을 계획했고 포닥 계획전 기업연구소에서 일하다가 쓰러져
지금은 병원에 생활한지 한달정도됬다. 악성종양이고 ,암은 1~4기까지 나눈다고한다 나는 3기란다..림프절을 타고 들어갔고
종양 병기 림프절 병기, 전이병기를 막설명하는데 멘탈붕괴되어 이해를 못했다. 쨋든 긴싸움이 될거란다...항암치료인데
너무 힘들다..악마에게 빚진거 갚고 있는 느낌이다 .처음에는 이 악성종양 3기 듣고 부정했다 그리고 슬퍼했다 그리고
분노했다 그리고 후회하고 그리고 삶을 관조하게 되고 지금은 하루를 그냥 살고있다
이제 부터 나의 석사 및 박사 생활의 악마와의 채무썰을 병원에 앉아 노트북으로 쓴다.
고통에서 정신이 약간 좀 돌아온 상태이고 언제 이고통이 밀려올지 모른다. .

### 악마와의 첫번째 거래 : 달콤한 성과와 끊을 수없는 행동
석사라면 누구나 탑티어 논문 또는 분야에 따라 프로시딩을 내기를 간절히 고대할것이다.
나도 그런 대학원생중 한명이었다.
이런말을 들은적있다. 육상 선수에게 어떤약을 주고 이약이 합법이고 먹으면 1등을 충분히할수있는 기량이 생긴다
하지만 3년 뒤에 죽을것이다. 그렇다면 육상선수의 대답은 어떨까 ? 많은 이들이 그약을 먹는다.

나또한 석사때 세계적인 학회에 몇번 엑셉되고 oral 이나 spotlight 받는다면 무엇이든 한다는 마음가짐이있었다
그래서 난 석사때 악마에게 시간을 팔고 성과를 받았다. 밤은 굉장히 고요했고
그시간에 한문제 집중하는 것은 온세상에 나와 그문제밖에 없는 느낌이고 문제의 작은 일부분을 하나씩 풀어나가며
전체를 얻었을때 그 쾌감을 이루말할수없다. 아마 많은 이들이 그 짜릿함과 지식이 주는 감동과 감탄의 느낌이
악마에게 시간을 파는 이유 중하나이다
그렇게 나는 잠을 줄였고 생각과 실험, 논문읽기 와같은 연구만했다. 그런생활을 하니 점점 말도 없어지고 오직 나에게 주어진 문제에 대한 생각뿐이고 밥도 거르고 간편한 라면을 많이 먹었다.
그리고 그런 악마와의 거래를 한지 6개월정도 됬을때 성과가 큰놈이 하나났고 내가 하는 방법에 대해서 좀더 확신을 갖게 되었고 성과를 위한 당연한 길이라고 자신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멈췄어야 한다는 생각이든다.
석사 2년동안 그짓거리를 계속했다. 그리고 탑티어에 주저자 2편 박았고 . 탑티어까지는 아니지만 2저자로 몇개 넣었다

### 첫번째 채무 독촉
박사과정을 해야하는가라는 질문을 나에게 해본적이없다 왜냐하면 그때 나로서는 당연한것이었기에
다니던 대학원에 지원해서 연구실 쭉다녔다.
그때 쯤되니 아는것도 많아지고 경험도 많다보니 내가 투자하는 1분이 석사1분때하고는 지식의 흡수 농도가 달랐다.
석사때 논문보고 이해하는데 시간이 좀걸렸다면 이제는 논문의 제목과 abstract,figure만 보고 문맥을 예측하고
논문의 아이디어가 어디 논문의 아이디어를 땄는지 , 핵심이 무엇인지 에 대해 보였다.
그리고 그 생활을 반복하니 박사2년차쯤에 위장에서 미친 경련이 일어났다 그때 일이 아직도 기억난다
그때가 학회 투고시기 였고 다음날이 미팅이있어서 결과 깔끔히 정리하고 수식도 다시 검토하고 추가할것있는지
봐야하는 바쁜시기였다. 근데 바쁜 참에 위에 부르르 떨렸다 난 처음에 그냥 밥을 안먹어서 그런줄 알았는데
10분 뒤에 위에서 쓰나미가 왔고 택시타고 응급실로 갔다....그때 난 시간에 굉장히 민감했었고 그때정확히 14 시간 입원했다 병원에서 3일 더 입원하고 경과를 보자고 했지만
그럴수없었다. 그리고 그 생활을 반복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박사 과정 3.5년만에 졸업했다

### 이자는 늘어만가
기업 연구소는 처음 사회생활이였다. 아저씨들도 있고 나처럼 젊은 이들도 있었는데
나도 그런 연구자들 사이에서 더 인정받고 싶었고 다시 열정이 폭발했다 . 대학원때처럼 그 스타일을 유지했다.
그리고 연구과제 미팅하러 갈려고 노트북 챙겨갈려고 일어서는데 바로 쓰러졌다 그 이후 기억은 없다.

#### 지금, 회고
지금 이런 생각이 든다. 그래도 나름 즐거운 인생이였고
그저 다른 사람이 나의 페이퍼를 보고 감사해하며 reference 하나 달아준다면
그게 내인생의 큰 행복이 될거같다. 다만 부모님 눈에 눈물이 고이는 걸 보는게 너무 가슴이 아프다.

### 마지막 젊은 이들에게 !
지금 연구에 청춘을 바치고 있는 모든 대학원생이 더 즐거운 연구가 되기를 고대하며,
나처럼 되지말고 건강은 조금이라도 신경쓰기 바란다. 비타민 약 잘챙겨 먹어라.. 이만 good luck!

댓글 30

  • 졸린 아르키메데스

    2021.06.14

    잘 이겨내서 건강회복 하시길 바랍니다...

    대댓글 0개

  • 집요한 윌리엄 셰익스피어

    2021.06.14

    ㅠㅠㅠ 형님 파이팅

    대댓글 0개

  • 깜찍한 스티븐 호킹

    2021.06.14

    얼른 쾌차하세요...ㅠㅠㅠ

    대댓글 0개

  • 팔팔한 플라톤 (탈퇴한 회원입니다)

    2021.06.14

    누적 신고가 50개 이상인 사용자입니다.

    1만뷰 말이되나 ㄷㄷ

    대댓글 3개

    • 징징대는 도스토예프스키

      2021.06.14

      신고팩터20따리 다운 댓글이다

    • 팔팔한 플라톤 (탈퇴한 회원입니다)

      2021.06.14

      누적 신고가 50개 이상인 사용자입니다.

      뭐가 문제임? 걍 1만뷰 대단하다고 한건데

    • 팔팔한 미셸 푸코

      2021.06.15

      말이 되나와 대단하다의 차이를 구분 못하는 구만...

  • 능글맞은 피에르 페르마

    2021.06.14

    힘내시고 잘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건강이 최우선입니다ㅜㅠ

    대댓글 0개

  • 약삭빠른 제임스 맥스웰

    2021.06.14

    진짜 악마의 거래란 말이 맞네..

    대댓글 0개

  • 공허한 제임스 맥스웰

    2021.06.14

    인생에 있어서 건강보다 중요한건 없는거 같아요 ㅠㅠ

    대댓글 0개

  • 즐거운 존 롤스

    2021.06.14

    쾌유하세요. 제발

    대댓글 0개

  • 건강한 카를 가우스 (탈퇴한 회원입니다)

    2021.06.14

    쾌차하시길 기원합니다. 저도 박사졸업예정자지만 이글을 보는 많은 후배들도 글쓴이분처럼 건강살피면서 번아웃 안오게 잘 조절하면서 다니시길 바랍니다.
    실적 한두편보다 훨씬 중요한게 본인 인생입니다.
    연구실마다 분위기가 달라서 쉽게 말할순 없겠지만, 평일에 열심히하시고 주말에는 충분히 쉬세요. 요즘에는 학교차원에서 잘 관리하지만 건강검진도 주기적으로 받는게 중요합니다.

    대댓글 0개

  • 점잖은 버트런드 러셀

    2021.06.14

    저도 박사하면서 지병을 얻었고 평생 약을 먹고 살게 되었습니다. 글쓴분만큼 심각한 상황은 아니지만 처음 병원에 갔을 때 "죽어서 들어왔어도 이상하지 않다"라는 의사의 말을 직접적으로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이유 모를 코피가 지혈이 안될만큼 나고 응급실에 가서 지혈제를 맞고 누워있으면서 각성제가 많이 든 음료를 너무 마신 탓이라고, 혈압이 높아졌고 머리에 열이 찼다고 하더군요. 몸이 너무 이상해서 검진을 받고 위에 썼던 의사의 의견을 들었습니다. 놀라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했습니다. 왜 나에게, 난 정말 열심히 살았는데, 이런 생각들만 들었어요. 지금은 시간 맞춰서 먹는 약도 잘 챙겨먹고 필요하면 충분히 잠을 자면서 예전보다는 훨씬 덜 치열하게 살고 있습니다. 시간을 돌리면 다른 선택을 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내 몸을 좀 더 소중히 여길 것 같아요. 글쓴분, 쾌차하시길 바라며 학계에서 만나서 지금의 이 상황들을 이겨낸 영웅담과 함께 따순 차나 한 잔 하면 좋겠습니다.

    대댓글 4개

    • 무서운 어니스트 러더퍼드

      2021.06.14

      국내 식약청 기준에 따르면 하루에 세 잔 정도의 Iced Americano를 마셔도 기준에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시중의 웬만한 각성음료는 Iced Americano 한잔에 든 카페인 함량에 미치지 못하고요.
      원인이 각성음료가 맞는건가요?

    • 옹졸한 우장춘

      2021.06.14

      @무서운 어니스트 러더퍼드 - 몬스터 같은 그런 음료 아닐까요?

    • 점잖은 버트런드 러셀

      2021.06.15

      각성음료(핫식스, 몬스터 등)를 하루에 2, 3캔씩 마시면서 버텼어요. 커피도 아메리카노 투샷으로 마시고. 코피가 안 멈추고 계속 나는데 어느 날은 너무 무섭게 나더라구요. 더위먹어서 어지러운건가 해서 카페에 갔었는데 갑자기 옆테이블 남자분이 저에게 휴지를 잔뜩 주고 지혈을 시켜줬습니다. 뭐하는 짓인가 하고 보다보니 제가 코피를 너무 심하게 흘리고 있었어요. 약간 정신을 잃었던 것 같습니다. 같이 카페에 갔던 배우자와 택시를 타고 응급실에 갔더니 의료진분이 코뼈가 부러진 게 아니냐고 제 코를 확인했고, 접수처 옆에서 경찰 제복을 입으신 분이 배우자에게 목격자시냐, 라고 물어봤어요. 아니라고 하고 일단 응급실에 들어가서 진료를 봤는데 혈압이 너무 높고 열이 있다고 했습니다. 두통이 너무 심하다고 했더니 열 때문이라고 해열제랑 와파린(심장판막 수술하면 먹는 약) 안 먹으면 지혈제를 좀 맞자고 했습니다. 그래서 주는대로 먹고 주사도 맞았습니다. 핫식스랑 몬스터, 커피를 그 정도로 마셨으면 혈압상승이 심각할 수 있고 간수치도 높을 거라고 하길래 배우자가 하도 뭐라해서 건강검진을 받았어요. 간경화 초기에 신부전이라고 했고 담당의사가 간수치를 보면서 죽어서 들어왔어도 이해했을 거라고, 뭐하는 분이시냐고 물어봤어요. 그 때 박사과정이고 저는 술도 안 마시고 담배도 일주일에 한 두갑 정도 피운다 했고 음식도 딱히 안 가리고 잘 먹는다 했는데 에너지드링크 같은 거 많이 마시는지 물어보던데요. 주 원인은 잠 안 자고 과로한 것이지만 에너지드링크를 너무 많이 마셨을 때 간에 무리가 가는데 그게 술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 무서운 어니스트 러더퍼드

      2021.06.15

      그래도 배우자는 있으시네요. 저는 제 평생의 목표가 배우자만나는거입니다

  • 건강한 쇠렌 키르케고르

    2021.06.14

    누적 신고가 20개 이상인 사용자입니다.

    악마와 거래하면 띄어쓰는 능력도 같이 상실됨?

    대댓글 2개

    • 착한 갈릴레오 갈릴레이

      2021.06.15

      Wls

    • 낙천적인 피에르 페르마

      2021.06.15

      이런 애들은 별달린거 뺏었으면

  • 건강한 에이다 러브레이스

    2021.06.14

    항암치료 잘받고 꼭 이겨내라. 나름 즐거운 인생이었다고 쓴 부분이 너무 울컥하다. 벌써 삶을 되돌아보려 하지말고 앞을 보자 친구야.

    대댓글 0개

  • 옹졸한 에이다 러브레이스

    2021.06.14

    잘 이겨낼거라고 믿습니다. 응원합니다

    대댓글 0개

  • 성실한 빌헬름 뢴트겐 (작성자)

    2021.06.14

    아까 병원에 찾아온 후배가 이글 선배가쓴거 아니냐고 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어젯밤에 약기운에서 맨정신이 조금 돌아오고
    감정적인 상태에서 휘갈기며 쓴글인데.....
    나이먹고 주책인 저의 글을
    모구 읽어주시고 측은지심을 가져주시고 응원해주셔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다들 행복한 인생 보내시길 !

    "내가 헛되이 보낸 오늘은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바라던 내일이다"

    대댓글 0개

  • 착한 레오나르도 다빈치

    2021.06.15

    혈액암은 생각보다 예후가 좋습니다. 긍정적으로 마음을 가지시길

    대댓글 0개

  • 칠칠맞은 쇠렌 키르케고르

    2021.06.15

    작은댓글이 힘이 될진모르겠지만 쾌차하시길 응원합니다.

    대댓글 0개

  • 눈치보는 어니스트 헤밍웨이

    2021.06.16

    돈을 잃는건 조금 잃은것 이고 , 명예를 잃는건 많이 잃은것이며 , 건강을 잃는것은 모든걸 잃은것이라는 글귀가 생각납니다. 쾌유 기원합니다.

    대댓글 1개

    • 옹졸한 막스 플랑크

      2021.06.29

      시간을잃은건 어느급일까요? 돈?

  • 상처받은 스티븐 호킹

    2021.06.16

    아직 대학원에들어가진 않은 학부생이고, 김박사넷은 간혹 눈을흘기러들어옵니다
    제가 기울였던 노력이야 학부수준에서 글쓴이님의 비할데가 아니겠지만, 저도 건강걱정은 남일이고 몸사리지않고 넣으면 결과물이 나온다고 생각하며 지내다가 3학년에 종양을 발견해서 항암하고 수술해서 1년만에 복귀했습니다
    상심이 크실테지만 되돌아보니 암은 생각보다 흔하게 찾아오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겨냅니다. 그리고 저도 분명 투병 이전에는 몰랐을 신체와 건강의 소중함을 느끼게되었습니다
    젊을때 병이 온것이 아직도 감사할따름입니다
    모쪼록 쾌차하시길 바랍니다 잘 이겨내실겁니다

    대댓글 0개

  • 징징대는 에이다 러브레이스

    2021.06.24

    악마와의 연을 끊고, 빛으로 나오시길 바랍니다.
    Jesus loves you...

    대댓글 0개

  • 귀여운 어니스트 러더퍼드

    2021.07.12

    꼭 이겨내서 더 많은 사람들한테 알려주세요

    대댓글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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