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수 피하기

저는, 국내 대학기관에서 학석박을 끝내고 미국에서 포닥 3년 현재 유럽에서 7년차 자리잡고 사는 사람입니다.
타국에서 10년 넘게 있다 보니 수 많은 신입 포스닥분들을 만났었습니다. 그리고 이분들과 맥주한잔을 마시게 되면 가끔 자연스럽게 우리괴수가 최악이였다라는 경험담 배틀이 벌어지고는 합니다. 그리고 자랑스럽게도 10년 가까이 단 한번도 최악의 지도괴수 1등을 놓친적이 없는 사람입니다. -_-;
자 이렇게 타국에서 다양한 분야 및 연령대의 박사님들을 만나뵙고 대화한 결론은 괴수들은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며, 이런 모습을 보이는 괴수를 만나면 무조건 그만 두고 나오는 것을 권장합니다.

1. 랩에 들어오기전 듣기 좋은 말만 주구장창하는 교수 (괴수 경계경보 중)
랩에 들어 오기전, 내가 너 졸업은 몇년만에 시켜주고 포닥 및 잡 까지 다 챙겨준다. 우리 분야가 지금은 조금 힘들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지금 엄청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다는등. 이런 이야기를 교수가 현실적인 이야기 없이 쉽게 던진다면 절대 믿지도 마시고 그 랩에 갈건지를 다시 한번 고민하세요. 혹시 들어가셨다면 언제든 자리 빼고 런할 준비하시기를… 이런 교수일수록, 학생들 장래는 커녕, 당장 졸업도 안시켜줘서 “아무것도 필요없다. 졸업만 시켜다오로”, 혹은 “가까스로 졸업은 했는데 갈곳이 없다”라는 학생들의 절규가 발생할 확률이 높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저런 블루 빛 미래와 약속들을 학생들에게 제시한 본인의 지도교수는 “들어올때는 너의 마음이지만 나갈때는 내마음이다”, “졸업해도 지금 상황에 어디 취업 자리는 있냐, 졸업을 미루던지 여기서 포닥을 더해”라는 말을 대 놓고 학생들한테 항상 하곤 했었습니다. 즉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남발하며 지키려는 의지도 없는 교수는 학생들에게 책임감이 전혀 없고 자기합리화의 화신입니다.

2. 의리, 희생 및 인간성을 유독 강조하는 교수 (괴수 경계경보 상)
제가 많은 포스닥 분들과 각자의 지도괴수님에 대해 이야기 했을때 가장 놀란 것이, 괴수들은 높은 확률로 의리, 희생 및 인간성을 학생들에게 강조한다는 것이였습니다. 본인들은 타인을 위한 희생 및 의리를 지켜본적도 없고, 같은 분야 동료들에게는 뒤에서 인성 쓰레기라는 평판을 듣고 있음에도 뻔뻔하게 학생들에게 이 부분을 강조 하며 또 강요 합니다. 또한 이런 류의 괴수는 다른 정상적인 랩이였다면 퍼포먼스가 좋아 졸업을 몇번을 하고도 남을 학생들에게도 랩(이라고 말하며 본인을 의미함)을 위해 의리와 희생을 강조하며 남아달라고 호소하며, 다시 지키지도 못할 뻥카들을 제시합니다. 하지만 이미 지도괴수를 다 파악한 학생들에게 그게 통할리가 없으니, 학생들이 이것을 거절하면 본격적인 협박이 시작되며, 그 이후에는 각종 치사한 방법으로 졸업을 안시키려고 합니다. 여담으로 제 친한 동생은 석박통합 9년반을 하고 (실적 좋고 똑똑한 동생인데, 랩실 박사과정생들이 다 질려 그만두고 나가서 남은 박사과정이 없어 계속 붙잡혀 있었음), 이제 의리 지킬만큼 지켰으니 졸업하겠다고 하니, 지도괴수 답변이 “혼자 살겠다고 배를 버리고 도망간 세월호 선장같은 놈”이라는 답변을 들었다네요. 근대 랩실의 선장은 지도괴수 본인 아닌가;;
그러니 본인의 지도 교수가 본인도 보여준 적이 없는 희생 및 의리를 매번 선배들에게 강요하는 것을 보면, 바로 도망갈 준비를 하세요. 여담으로 이런 괴수는 본인의 인성 때문에 업계에서도 인맥이 좋을 수가 없습니다(외부에 이미지 메이킹을 잘하는 극소수의 괴수가 종종 있긴 합니다만). 즉 이런 괴수는 보통 학생하나 제대로 취업시킬 능력 및 파멸 시킬 힘도 없습니다. 참고로 저희 랩은 지도괴수가 워낙 업계에서 욕을 먹는 사람이라서, 타기관 교수님과 박사님들이 오히려 저희들을 동정해주시고, 그만두고 나간 학생 중 한명에게는 유학 자리를 추천해 주신 분도 계셨었습니다.

3. 트레이닝이란 명분으로 자기 할 일을 다 시키는 교수 (괴수 경계경보 최상)
랩에 들어갔는데 지도괴수는 입만 달고있고, 박사과정생들이 교수업무의 대부분을 다 처리 하고 있다면 바로 도망갈 준비 하세요. 예) 사업계획서의 아이디어 부터 모든 내용 다 작성, 사수라는 이름으로 부사수들(석사과정들)의 연구테마 제공 및 SCI 논문 대필, 지도괴수님 수업 및 학회 발표 자료 작성, 연구책임자들 회의/과제 결과 발표 매번 대리 참석 등. 괴수는 당당하게 학생들에게 말합니다. “너를 위해 트레이닝 하는 것이다, 박사 혹은 교수가 하는 일들을 너도 미리 해봐야 밖에 나가서 잘 할 수 있다”. 여러분, 저거 다 개소리인거 아시죠? 또한 저런 괴수일수록 학문적으로 도움을 줄 수도 없습니다. 이공계 분야 1-2년만 손 놓고 있어도 감 확 떨어지는데, 저런 괴수가 자기분야의 동향 파악 및 내용을 제대로 알기나 알까요? 저런 괴수 일수록 점점 더 학생 의존도는 커져갈수 밖에 없기 때문에 괴수로서 더욱 성장해 갈 수 밖에 없으며, 박사과정생들은 괴수 수발 잡일에 지쳐 본인 연구를 제대로 할 수 가 없습니다. 여담으로, 잡일의 대한 괴수의 가스라이팅에 본인이 정말 실력있는 연구자가 되어가고 있다는 착각에 빠져 버려 연구자가 아닌 계약직 연구행정원이 되어 버리는 박사과정 학생들이 종종 있습니다 (정말 안타깝습니다).

4. 공동연구 시 치사한 일을 시키려는 교수 (괴수 경계경보 최상)
사실 본인의 경우 이부분이 최악의 지도괴수 부분 1등을 놓치지 않게 만드는 일등 요인이였습니다. 참고로 이 부분 이야기로 밤을 셀수도 있을 만큼 다양한 에피소들이 저에게는 있네요 -_-; 다만, 이 부분은 워낙 내용이 각 괴수마다 케바케이고 민감한 사항들도 많아서 정확한 예시는 들지 않겠습니다. 다만 랩에 출근을 하는데, 교수가 선배들에게 다른 기관들과의 공동연구에서 치사한 행동 및 무리한 요구를 시킨다던지, 자기가 먹을 욕을 학생들에게 미루는 행동들을 보이면 바로 손절 하세요. 그런 괴수는 절대 당신을 책임지지 않으며, 당신은 그냥 1회용 배터리 혹은 총알 받이로 쓰여지고 나면 버려집니다.

쓰고나니 주저리 주저리 말이 많았는데요, 제가 해외에 있으면서 수많은 포스닥 분들과 대화해본 결과 저 4가지 사항들이 많이 겹치더라구요. 사실 더 한것도 많은데, 너무 이공계 괴수들의 밑바닦을 다 보여주면 새내기들이 염증을 느낄까봐 여기까지 씁니다.
모두 좋은 연구 성과 얻으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