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 출신 영업사원이 공대 대학원 면접을 보기까지 - 김박사넷

문과 출신 영업사원이 공대 대학원 면접을 보기까지

필진소개말: 가끔씩 그림자가 잘 붙어있는지 확인해봅니다


“수고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시간이 되었음을 알리는 노크 소리가 나온 지 2분 가량 흐른 뒤였다. 다르게 말하자면 면접을 시작한지 7분 가량 흐른 뒤인 것이다. 아직 못한 말이 많은데 정말 끝인가요, 하는 애처로운 눈빛으로 교수님들을 바라봤지만 이미 그들의 눈은 다음 지원자의 서류를 쫓고 있었다. 준비했던 대답을 애써 삼키며 자리에서 일어났고, 집에 와서 정신을 차리느라 한참이 지난 후에서야 내가 어떻게 이 자리까지 흘러왔는지 정리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1. 자이로스코프가 뭐길래


문과로 고등학교를 졸업해서 상경계열로 입학한 나는 입대 직전 학기를 아주 신명나게 보내버렸다. 망한 학점을 받아볼 때는 그렇게까지 신나진 않았던 것 같지만, 어차피 복구할 노력도 하지 않았으니 안타까울 것도 없다. 가장 낮은 학점을 선사한 과목은 “물리학 1” 이었다. 친구가 보내준 자이로스코프 영상에 현혹되어(지금도 유튜브에서 높은 조회수를 올리고 있다), 물리학 수업을 들으면 이런 원리를 깨우칠 수 있겠지, 하는 생각으로 수강한 것이다. 




< 친구가 보내줬던 자이로스코프 영상(유튜브 링크 바로가기)>



“어, 그거 나무위키 5분 컷으로 이해할 수 있는 거 아니에요?” 하고 묻는 공감능력 부족한 사람도 있었다. 나름의 변명을 하자면, 자이로스코프가 신기한 만큼, 15주간의 수업에서는 다른 신박한 것들을 배울 수 있겠다 싶었던 것이다. 물론 신기한 현상의 원리를 배우는 것과 수식으로 재현하는 것은, “와 이거 신기하네” 하고 감탄하는 것과 C0가 박힌 성적표를 받는 것만큼이나 다르다. 




2. 이게 공대의 세계인가?



제대 후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