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결정을 위해 현실적인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

우선 현실적이든, 공격적이든, 비판적이든, 두서 없는 글이지만 허심탄회한 의견 모두 감사히 받겠습니다.


간단히 제 대학생활 과정을 말씀드리자면,
저는 지거국에서 정보통신, 컴퓨터공학 쪽 학과를 4점대로 졸업했습니다.

이후에 교수님 설득으로 석사과정을 시작하게 되었고,
음성인식 관련 분야로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연구 실적으로는 SCI 단독저자 2편 (1편은 mdpi, 1편은 if 8점대입니다.),
KCI 단독저자 1편, 공저자 1편, 국제 컨퍼런스 2건(유명한 곳이 아니라 이건 제외해도 될 듯 합니다.)이 있습니다.

제가 조금 특이한게, 연구실을 다니면서 창업을 했습니다.
중기부 주관 정부지원사업에 선정되기도 하고, 장관상과 도지사상도 수여한 바 있습니다.
(분야는 음성인식 쪽인데, 깊은 기술력 바탕의 기업이 아니라 단순히 아이디어와 듣기 좋은 IR 실력으로 이루어낸 성과 같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지금 제 회사를 계속 운영하기에는 무리가 있고,
저도 1년 전부터는 아예 손을 떼고 있던 터라 접어두고 취업이나 유학을 생각하고자 합니다.


이제 정말 흘러가는 대로만 사는 것이 아닌 진짜 진로를 결정할 때가 처음으로 온 것 같은데,
이 타이밍에 서울에 있는 중소기업에서 오퍼가 왔습니다.
교수님 추천으로 들어가는 거라 입사 절차는 없고, 연구직이며 연봉은 석사신입 연봉 대비 낮습니다.

다만 하고 있는 연구들이 유망한 분야라 일을 배우기에는 좋다는 평가를 많이 봤습니다.
담당자 분과 교수님과 함께 식사자리까지 가지고 나니 현재 반 확정 상태가 되어버렸고, 제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학부생 때도 '대기업 아니면 취업 안한다'라는 말을 장난 삼아 하고 다녔던 저기에,
이 타이밍에 제가 취업 시장이나 유학에 아무런 도전도 안해보고 편한 길로 홀라당 가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고민이 끊임없이 듭니다.



현재 저는 제 스펙과 유사한 분들이 취업 시장에서 어떠한 포지션에 위치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감이 없습니다.
지방 출신이기도 하고, 제 주변에 창업과 연구를 병행한 학생이 한명도 없어서 더욱이 그러합니다.

또한, 제 스스로의 연구 역량에 대한 의심도 끊임없이 하고 있습니다.
제 연구나 창업 경험들이 기술의 본질을 탐구하기 보단 응용에 가까운 연구가 대부분이기에
실제 본질을 깊게 파고든 연구자들을 보았을 때 괜한 자격지심이 들기도 합니다.
(이것이 제가 석사나 박사로 유학을 가려고 하는 이유 중 가장 큰 하나이기도 하구요.)



정리하자면,
당장 취업 시장에 뛰어들기에는 제 스펙에 대한 자신감이 없습니다.
서울에서 실무 경험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긴 하였으나, 낮은 급여 및 복지와 더불어 후회하진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유학을 준비하고자 하니, 취업과 실무 경험을 해보고 나서 결정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지금 한번 하는 결정이 앞으로 수년을 아껴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니
사람이 한없이 우유부단해지고 줏대가 흐려지는 것 같습니다.

어떠한 말도 좋으니 진로 결정을 위한 한마디 남겨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