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저래 생각이 많아져서 저의 학위 과정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사실 속풀이 하고 싶어서...ㅎㅎ... 남들 다 겪는 고생이지만, 제 주변에 고생했다고 말씀해주는 분들이 없어서 여기에서 나마 위안을 받고 싶네요... 부모님이나 친구들에겐 징징거리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그런가 요즘따라 너무 정신적으로 힘드네요.
박사과정생으로 재작년에 일본유학 왔는데... 오자마마 한국에서 하던 연구를 논문으로 마무리 짓자고 교수님이 말씀하셔서 박사입학 후 3달정도 질질 끌었습니다.
이 3달 동안 본 연구에 집중못해서 센세한테 이러면 졸업하기 어렵다고 쿠사리 디게 먹고... 그리고 연구 방법론도 잘못되서 4달정도 더 허비했습니다.
이래저래 다른 방법론으로 해보다가 잘 되는걸 발견해서 그 이후 7개월 간 논문 2편 컨텐츠 마련했습니다.
마련한 컨텐츠를 논문으로 작성하기까지 4달 걸렸고, 첫번째 논문은 이미 퍼블리쉬 됐고 졸업요건의 마지막 퍼즐인 2편째는 빠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 주에 투고 하네요.
중간에 내 논문도 아닌데 공저자로 들어간 논문의 투고 및 작성 과정도 제 논문인것처럼 성실히 도와드리고...
입학한지 1년하고 8개월 지났는데, 이제 남은 건 졸업이네요. 졸업까지 1년도 안남아서 2달 정도 지나면 졸논 쓸 준비해야 되는데 아... 상상만 해도 피곤하네요. 일어로 적기로 했는데 참...
돌이켜보면 저는 진짜 운이 좋았습니다. 일본어도 처음에 왔을 때 어버버 거리고 못알어들어서 교수님이랑 디스커션도 잘 안돼서 연구가 잘 될까 싶었는데... 어찌저찌 해서 진짜 1년만에 데이터 뽑고 6개월만에 2편의 논문 작업을 끝낼 줄은...생각하기 힘들었네요. 제 분야는 비교적 논문이 잘 안나오는 분야라서 이게 될까 싶었습니다.
수명 갈아넣는다는게 이런 기분일까요. 취업은 이미 내정받았는데 S사에 입사한 프레시 박사 연봉 듣고 현타 느껴서 먼가 기쁘다는 느낌은 1도 안들고... 선후배 동기들 미국에서 포닥하는거 보면 부럽기도 하고...
내 인생 살아야지 비교하지말고 살아야지 라고 계속 다짐하는데도, 남의 떡이 더 커보이고... 한국에선 이런 삶을 원해서 유학왔는데, 진정 이런 삶을 위해서 일본으로 유학온건가 라고 현타오고... 엄마 아빠보고 싶고... 친구들도 보고 싶고...
한번도 일본오고 나서 나약해진 적이 없었는데 이번 달 들어서 왤케 아무것도 하기 싫은 걸까요.
이렇게 삽질하며 꾸역꾸역 살아가는데, 이런게 인생인가요? 이렇게 힘들게 보냈던 시간에 대한 보상을 언젠가는 받을까요?
지치네요 정말.
카카오 계정과 연동하여 게시글에 달린 댓글 알람, 소식등을 빠르게 받아보세요
댓글 2개
2025.06.17
고생하셨습니다. 조금만 더 힘내시면 되겠네요. 글을 보시니 연구자의 삶을 원하시는거 같은데 논문 2편으론 좀 힘들수는 있습니다만, 자대 포닥좀 하시면서 실적내시고 미국 포닥 가고, 국내든 해외든 교수 준비하는것도 괜찮아보입니다. 그리고 박사를 2년만에 주는 곳이 있나요??? 보니 2년~2년반만에 학위를 받으신다고 적은거 같아서요
2025.06.17
대댓글 1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