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라도 하지 않으면 자퇴할 것 같아 익명의 힘을 빌려 주절대려고 합니다 좀 더 자신에게 매섭게 대하려 해도 최근 하루하루가 저에게 가혹하다고만 느껴집니다 제 상황이 어떤지, 제 주변이 어떤지 자세히 말하고 위로받으려는 글은 아니기에 답답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김박사넷은 대학원 입학 전 가입해두고 대학원이란 공간이 어떤지 얼마나 무시무시한지ㅋㅋ 살펴보는 용으로 사용했습니다. 지금은 대학원 진학 후 벌써 n년이 흘렀네요. 즐겁습니다. 랩에서 실험을 하고, 데이터를 쌓아가고, 하루하루 새롭게 배우는 게 있다는 건 상상보다 더욱 재밌어요. 남들 하는 만큼 잘 하지도 못하고 명석하지도 않은 학생입니다. 좋은 학교 좋은 직장 좋은 명예에 대한 욕심도 없습니다. 오히려 그런 것을 거부하는 편에 가까워요. 그래도 이런 일이 재밌을 것 같다는 느낌 하나로 연구가 뭔지도 모르면서 연구하는 걸 꿈꿨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매일이 괴롭네요 오랜만에 드는 감정이라 저도 번뜩 놀랐습니다 학업이 이런 식으로 힘들 줄은 전혀 생각 못했습니다 공부할 양이 너무 많아서 끙끙 앓을 줄만 예상했지 이런 건 예상 못했어요 재밌는 게 없어도 좋으니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만 머리를 잔뜩 채워서 연구도 진행 안되는 것 같아 스스로에게 짜증나기까지 합니다. 고작 이것밖에 못하는 멍청이라던지 너에게 적당한 대우는 이 정도라던지의 소리를 이젠 남이 하는 게 아니라 제가 하게 되네요. 그렇게까지 나쁜 교수님도 나쁜 동료들도 나쁜 환경도 아닌데 제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습니다. 남들처럼 큰 목표가 있어 버티는 힘이라도 있어야할텐데.. 기어코 연구를 할 거고 학위를 얻을 거면 이 정도의 괴로움은 감당해야할텐데 뭐 이런 생각이 머리를 가득 채웁니다
자퇴하기 싫은데 정말 오늘은 다 포기하고 싶어서 김박사넷을 한참 들여다보다가 주절댔어요 다시 일하러 가야죠.. 공부도 실험도 해야죠 뭐..
2025.05.15
2025.05.15
2025.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