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신생랩 추노 고민) + (공학석사->바이오 석박 도전)

요약
1. 공대 출신 석사. 석사 지도 교수 소개로 다른 교수님 밑에서 석사 연구원 시작(연구원으로 일하다가 그대로 박사 들어가기로)
2. 1인 신생 랩+의욕 과잉 교수님으로 인해 죽어가는 중
3. 설카 바이오/의학/약학 랩 석박 통합으로 도망갈 수 있을까요?
+4. 도망을 결정한다면 교수님께는 뭐라고 말씀드려야할까요ㅠㅠ




안녕하세요 서울 중위권 공대에서 학석사 마친 학생입니다.

바이오가 접목된 공학 쪽으로 석사 진행했는데 하다 보니 바이오에 흥미가 더 생겨서 아예 기존 전공을 버리고 생명과학/의과학/약학 쪽으로 석박통합을 가려고 했었습니다만,
석사 지도 교수님께서 해외에서 랩을 정리하고 한국에 이제 막 들어오신 지인 분의 신생랩을 추천해주셨습니다.

한국에서는 신생랩이긴 하지만 원래 외국에서 오래 랩을 운영하시던 교수님이시기도 했고, 논문 실적도 좋아서 몇 번 미팅 후 석사 연구원으로 먼저 일하게 되어 현재는 4개월 정도 일을 하고있습니다 (수도권 의대 기초의학과입니다).




그런데 점점 지쳐갑니다. 페이도 좋고 전망도 좋아보이긴 하지만 냉장고도 없는 신생랩에서 처음부터 쌓아나가려니 너무 힘듭니다.
나이가 꽤 있으신 교수님이시다보니 랩 셋업에 크게 관여하지 않으셔서 정말 저 혼자 셋업을 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신생랩인데 과제를 엄청 받아오신다는 겁니다. 연구할 사람이 없는데 이미 받은 과제와 각종 실험 의뢰만 다여섯개가 됩니다. (이 와중에 더 확장하려고 여기저기 알아보고 계십니다.)

장비 견적 요청하고 업체 전화 받고 밀린 서류 작업, 물품 발주, 랩 정리하면 반나절이 지나가고, 다들 퇴근하고 나서야 의뢰 받은 실험을 하러 갑니다.
처음 하는 실험들인데 그냥 프로토콜 논문 찾아서 보고 진행하라고 하셔서 지난 4달 동안 정말 어거지로 실험을 굴리고 있습니다.



이러다보니 논문 스터디를 한다거나, 주제를 찾는다거나 할 시간이 전혀 없습니다. 정신적으로 지친다는 문제가 아니라 정말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합니다. 집에서 자는 시간 제외하고 하루종일 오피스에서 일을 하는데도 점점 일이 쌓이고 매일 새로운 분야의 새로운 일거리가 생깁니다.

선배나 아니면 다른 대학원생/연구원이라도 있으면 그나마 일을 나눌텐데 타대 학부생 인턴만 몇 명 있고(교수님께서 그 학생들은 일을 시키는게 아니라 공부를 시켜놔서 잡일을 지시하기도 애매합니다) 사실상 인력은 저 뿐입니다(이번 반기 신입생 공고도 아예 안 냈습니다;;)

가뜩이나 새로운 분야로 이동했는데 일을 알려줄 사수도 없고 기초 공부 할 시간도 없습니다.



그래서 그만두고 다른 랩 석박을 시작하는 것을 고민 중입니다.

가장 큰 걱정은 제가 희망하는 분야와 제 전공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공학을 전공해서 의과학/약학 이런 분야로 지원하자니 유관학과 출신 학생들에게 크게 밀릴 것 같습니다. 영어도 특출나게 잘하지 못하고 학부 성적은 상위 10퍼센트 내외, 석사기간동안 랩에서 퍼블리시한 논문도 하나도 없고 특허만 몇 개 있습니다.

제가 이 랩을 떠나서 비슷한 연구를 하는 다른 연구실을 갈 수 있을까요?

희망하기로는 설카 항체공학, 약학, 면역학 연구실들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요약
1. 공대 출신 석사. 석사 지도 교수 소개로 다른 교수님 밑에서 석사 연구원 시작(연구원으로 일하다가 그대로 박사 들어가기로)
2. 1인 신생 랩+의욕 과잉 교수님으로 인해 죽어가는 중
3. 설카 바이오/의학/약학 랩 석박 통합으로 도망갈 수 있을까요?
+4. 도망을 결정한다면 교수님께는 뭐라고 말씀드려야할까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