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랩은 타대생 출신이 1/3쯤 되는데요 타대생들은 대부분 못버티고 석사하고 나갑니다. 랩에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지도교수님은 석사들은 이름도 잘 모르는데요 랩에 퍼포먼스는 좋아요.. 저는 이걸 아예 모르던건 아닌데 석사하고 박사 유학갈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크게 개의치 않고 열심히 해서 추천서에 쓸 논문 하나만 건지러 왔습니다. 그런데 와보니까 석사는 철저히 박사 종속적인 일만 해야합니다. (연구도 아니고요) 박사 고년차나 포닥이 레시피를 정하면 박사 저년차가 공정을 잡고요 결과를 내면.. 석사들은 이거 재현 파트를 하기 때문에 같은 과정을 계속 로보트처럼 반복하는 일을 합니다. 지도교수님은 재현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2명 이상 같은 결과를 낼때만 발표하시는데 그 과정을 석사가 합니다. 그런데 재현이 핵심이기 때문에 박사가 한 일을 그대로 하나도 틀리지 않게 그대로 해야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타대생 고충이 하나 더 있는데 이게 선배들이 하던 일들을 하나하나 물려받아야하는데요 (레시피 짜고 실험설계하고 하는) 자대애들은 그래도 친분이 있어서인지 하나둘 배워나가는데 타대애들은 그걸 하는 애들이 없습니다. 코로나라 그런지 랩회식도 없고 선배라해봐야 사실 말그대로 선배지 인간적으로는 잘 모르는 터라 내가 뭘 좀 하게해달라.. 이런 얘길 하기도 어려워요. 그래서 반복만 하다 논문도 못건지고 그냥 석사받고 나가게되는 것 같습니다. 오죽하면 타대 출신 석사들만 따로 카톡방이 생길정도로 애환이 큽니다. 진짜 이런걸 바라던게 아닌데... 유학도 사실상 지금 포기상태구요...
근데 박사들도 괴롭긴한게.. 랩분위기가 APL 이나 이런덴 거의 교수님이 그건 안좋은 데이터 짬시키는 정도로 생각하시고요.. 시작은 네이쳐 자매지나 어드맷 정도는 갈 데이터가 있어야 좀 관심을 가지십니다. 랩이 워낙 시스템화 되어 있어서.. 저는 APL정도 하나 내면 좋겠다 싶은데 이건 또 너무 허접 취급을 하니.. 남는시간에 뭘좀 해서 쓰자고 하기도 쉬운 분위기가 아닙니다.
너무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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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개
2021.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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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대충 어딘지는 알것 같고, 랩 일은 기업연구소나 국책연구소 타입과 비슷한 스타일인 모양인데,,
석사 실적이 손에 없어면 타대 박사지원하기도 그렇고 조금 애매한 위치네
2021.09.18
글 쓰신거 보니, 잘나가는 대형랩인거 같네요.
개인적인 생각으론 석사때 논문 실적보다 유명한 대형랩 출신인게 박사유학에 더 도움됩니다.
해외 교수들도 쉽게 알만한 대가랩 출신이면 논문 몇 편 보다 훨씬 메릿이 될 거 같네요.
랩마다 다르겠지만 보통 제가 본 대가/대형랩들은 거의 글쓴님 랩처럼 굴러가는것 같습니다.
석사들은 이름도 기억 못하고, 석사가 논문 쓴다는건 거의 상상도 못하는 일이고...
오히려 논문 많이 쓰기엔 대가랩이 더 불리하죠. 워낙 자체 기준이 높다보니.
2021.09.18
2021.09.18
2021.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