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대학원에 가서 연구가 내 길이 아니다 이런 느낌은 없으셨어요? 늘 즐겁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요.
A: 그런 순간순간들이 있었어요. 딱 이렇게 보다가 딱 머릿속에 전구가 딱 켜져 갖고 아 이렇게 하면 되겠다 할 때 되게 기분 좋거든요. 근데 찾아보면 그런 논문들이 이미 있어요.
Q: 논문이 이미 있다.
A: 그렇게 반짝이는 순간들이 있었어가지고 좀 좋았던 것 같아요
Q: 오히려 이 길로 가도 가능성이 있겠다 싶었군요.
A: 네, 이 길이 이렇게 가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어떤 느낌이었냐면 어 이렇게 이런 아이디어를 하면 될 것 같은데했을 때, 그 논문이 이미 있으면 좀 의기소침해지긴 하죠. 그런데 사실 그 논문이 되게 좋은 학회에 실렸다고 하면 내 아이디어들이 좋은 학회에 실릴 가능성, 포텐셜이 있구나라고 생각이 들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Q: 되게 좋은 사고 방식이에요. 내가 왜 이렇게 늦게 태어나서 약간 그럴 수도 있는데.(웃음)
A: 그런 마인드도 있죠. 좋게 생각하면 그럴 수도 있다.(웃음)
Q: 인터뷰 조금 더 얘기해 볼까요? 유타도 그럼 면접을 보셨어요?
A: 네, 1시간 면접 봤어요. 거기는 교수님이 GPU 쪽을 다루셨거든요. 사실 제 SOP에도 썼지만 GPU 쪽 연구가 잘 안 됐어요. 그래서 1년 만에 접었던 거긴 한데 그거 얘기하시고 또 이것저것 뭐 어떻게 실험했는지 물어보셨고요. 내부적으로 자료 구조가 어떻게 돼 있냐고 하셔서 저도 설명하고 그렇게 서로 질문하고 답변하고 그랬던 것 같아요.
Q: 스무드하게 진행됐네요.
A: 되게 평탄했고 약간 중간중간에 그런 거 있잖아요. 너가 직접 했는지.
Q: 검증 질문.
A: 네 검증 질문 같은 거가 느껴졌어요. 근데 그걸 제가 제가 잘 스무스하게 답변했던 것 같고 그러다 보니까 별탈 없이 그냥 지나갔죠.
Q: 사실 펜스테이트가 좋은 역할을 한 거 같아요. 오히려 이런 멘붕이 오는 경험 한번 해보면 복기하면 내 취약점을 알게 되니까요.
A: 펜스테이트에서는 코딩 테스트 그런 거 하고 토론토에서 일주일짜리 사전과제 있잖아요. 그거 말고는 거의 그냥 평탄한 인터뷰였던 것 같아요.
Q: 인터뷰에서 답변하기 까다로웠던 것은 단연 너 CV 왜 이렇게 썼냐죠. (웃음)
A: 네 그것도 있었고 CV에 제가 학부 연구생 때 한 연구도 넣었거든요. 교수님이 그걸 질문을 했는데 제가 사실 최근 석사 때 했던 것들만 좀 이렇게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어서.. 그거에 대한 것은 약간 잊고 있다가 교수님이 딱 질문하니까 머리가 이렇게 싹 하얘진 거예요.
그래서 그냥 좀 옛날 된 거여서 당장 기억이 안 난다고 하니까 그랬더니 이거 네가 한 건데 이거 기억이 안 난다고 약간 이런 식으로 하시는 거예요. 그런데 또 생각해보니까 생각이 나서 array 데이터베이스가 뭐고 이거에 대해서 어떻게 얘기를 했다 하니까 그랬냐 하고 그냥 넘어갔었던 것 같아요.
Q: 다행히 답변을 했네요. 사실 CV에 쓴 내용은 숙지를 하고 있어야 하는게 맞죠. 그외 생각나는 질문은 없어요?
A: 저는 오히려 그걸 물어봤어요. 마지막에 교수님들이 항상 그거 하잖아요. 너가 나한테 직접 물어보고 싶은 거 없냐 제가 항상 했던 질문이 2개였는데 첫 번째는 치안은 어떻냐 학교 근처 치안 어떴나 두 번째가 이제 교수님이 생각하는 PhD 학생이랑 지도 교수의 이상적인 관계는 어떤 거냐 정도로 물어봤거든요.
그러니까 이제 기억나는 거는 뭐가 있었다면 이렇게 한 명의 이제 독립적인 연구자로 이렇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그런 거다. 그 정도로 약간 정석적으로 답변하신 분이 좀 기억에 남는데 맞는 것 같아요. 석사까지야 교수님이 박사만큼 관심도 없고 하니까 그런데. 박사는 이제 결국엔 한 명의 연구자로 거듭나는 과정이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하는 게 좀 중요하지 않을까. 그런 식으로 한 명이 독립적인 연구가 가능한 사람으로 이렇게요.
Q: 되게 중요한 질문이에요. 이런 생각을 안 하고 가게 되면 고통이 시작되죠. 한국과 연구 환경도 다를 수 있고 사실 on my own으로 해야 되는 게 굉장히 많기 때문에.
A: 사실 한국처럼 수직적이지가 않잖아요. 그래서 처음 와서 약간 예상은 하고 있었는데 좀 직접 보니까 당황스러웠던 게 비짓데이 때 교수님이랑 일대일 면담하면서 얘기도 하고 그랬거든요. 얘기하면서 교수님 학생들 불러서 자기 연구 얘기도 하고 막 그런 식으로 했어요.
근데 이제 교수님이랑 일대일 얘기하고 있다가 지도 학생이 이렇게 똑똑 하고 딱 들어와가지고 앉으면서, 앉자마자 그냥 다리 꼬고 이러는 거예요. 의자에 거의 눕다시피해서 교수님한테 말을 하는데. 그런다고 들었으니까 예상은 하고 있었는데 확실히 다르긴 하다. 약간 이 생각 했었어요. (웃음)
Q: 좋게 보면 사제 관계지만 멀리 보면 동료 연구자이기도 하니까요. (웃음)
A: 토론토 면접도 약간 그런 식으로 진행했던 게 제가 과제 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래서 처음에는 그냥 인사하고 그냥 뭐 제 연구 또 어떤 거 했는지 그런 얘기를 잠깐 하다가 이제 그 냈던 과제로 넘어가 가지고 그 내용으로 토의를 했던 것 같아요.
교수님이 이런 식으로 얘기하시고 넌 어떻게 생각하냐, 거기에 제가 또 어떻게 답변하면 근데 그렇게 되면 이러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느냐. 그럼 또 제가 생각해 보고 그런 것 같다고 또 답변하고. 그럼 그럴 때 해결책은 어떤 것 같냐 그러면 또 이제 그 답변하고 그런 식으로 한 30~40분 얘기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아까 말씀하셨던 그런 것들 면접이랑 좀 비슷하지 않았나. (편집자 주 - 그외 다른 면접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Q: 토론토가 또 새로운 환경이라서 되게 재밌으실 거예요. 눈도 많이 오는데 겨울 스포츠 하시면 좋을텐데요.(웃음)
A: 제가 3월 말에 갔는데도 눈이 엄청 많이 왔어요. 근데 유타대학교 교수님께서도 그러더라고요. 솔트레이크 시티 근처에 스키장 세계적인 스키장들 되게 많다. 그래서 자기도 오기 전에는 스키 탈 줄 몰랐는데 와서 배우니까 되게 재밌더라고.
Q: 솔트레이크 동계 올림픽도 하고 그랬잖아요. 유타는 또 학구적인 분위기라 연구랑은 또...
A: 유타도 사실 토론도 가고 나서 비짓데이 해보고 나서 느낀 건데 직항이 없으니까 생각보다 불편한 것 같더라고요.
Q: 맞아요, 직항 없는 거 은근히 힘들어요.
A: 토론토는 직항이 있으니까 차라리 나은데 여기는 없어서 만약에 유타 갔으면 좀 고생이었겠다 싶더라고요. 제 친구 한 명도 아이오와 주립대인가 약간 그 북부쪽 학교였는데 거기도 직항이 없어갖고 시카고까지 가야 한국가는 비행기가 있어서 그게 좀 불편한 것 같더라고요. 아 그리고 제가 치안에 대한 질문을 계속했다고 그랬잖아요? (편집자 주- 공개되지 않은 대화에서 한 이야기입니다.) 교수님들마다 하는 말이 여긴 LA나 샌프란시스코 같지가 않고 그런데 아니고 그냥 안전하다 다 그 얘기하시더라고요.
Q: 다들 그러시던가요?
A: 사실 펜스테이트도 펜실배니아긴 한데 약간 학원 도시의 느낌이 좀 있잖아요. 학교만을 위한… 약간 도시의 느낌이 좀 있고 유타야 시골이고 그리고 Simon Fraser나 토론토 같은 데는 도시지만 또 홈리스들이 살기 좋은 곳은 아니다. 왜냐하면 너무 추워가지고. (편집자 주 - 유학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Q: 그러면 이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해볼까요? 한국에 돌아올 계획이신지 아니면, …
A: 저는 토론토대학교 비짓데이 때 가보고 오히려 한국 빨리 와야겠다 싶더라고요. 토론토는 시내다 보니까 숲이 없어요. 왜 뉴욕이나 필라델피아 가면 되게 콘크리트 정글이잖아요. 파크는 있는데 센트럴 파크처럼 이렇게 한 군데 몰아져 있는 느낌. 제가 많이 안 가봐서 그런 수도 있고 겨울에 가서 그런지 제가 느끼기로는 삭막하고 그런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빨리 한국 와야겠다 (웃음)
Q: 아 그런 의미였군요. 그럼 박사과정 동안에 하고 싶은 목표는 뭔가요?
A: 그냥 논문 많이 쓰고. 그런 것도 해보고 싶긴 해요. 미국에서 박사 하면 빅테크 같은 데서 인턴 같은거요.
Q: 맞아요, 서머인턴 많이 하죠.
A: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데서 인턴 많이 하니까 그런 데서 인턴도 많이 해보고 싶다. 그리고 사실 토론토가 캐나다 쪽에서는 그런 빅테크 기업들이 좀 많이 있는 편이에요. 그런 데서 또 할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Q: 밴쿠버는 미국 워싱턴 주랑 가까운데 거기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도 있고해서 넘어가기가 좀 좋은 것 같긴 하더라고요.
A: 유덥이나 그런 쪽 말씀하시는거죠. 시카고나 동부 쪽으로 이 오대호 근처에도 괜찮은 대학 많아서 그런 쪽으로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요. (편집자 주 - 미국 주별 환경이나 대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Q: 올해는 저희가 설명회 등을 많이 진행했어요. ETS와 TOEFL, GRE 설명회도 하고 풀브레이트 장학금 설명회도 다음 주 수요일에 하거든요.
A: 아 사실 저도 풀브라이트 해야겠다, 해야겠다 했는데 추천서가 있다 보니까… 그때만 해도 이제 그거죠. 제가 교수님들께 추천서를 늦게 부탁했던 이유도 내가 뭔가 좀 실적이 있어서 CV에 채워 넣은 다음에 말씀드려야 되는데 CV가 없네 너무 불안하다 하는 마음에…
Q: 우리 학생들 다 그런 것 같아요.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해도 논문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A: 그래서 풀브라이트도 넘겼죠. 근데 막상 합격하고 나니까 캐나다 갈건데 풀브라이트 필요 없잖아요. (웃음)
Q: 밋업은 어떤 계기로 등록하셨어요?
A: 김박사넷은 대학원 갔으니까 당연히 이미 알고 있었고 그때가 아마 해외 대학원 거의 초창기였던 것 같은데요.
Q: 맞아요. 옛날에 김박사넷 플러스 같은 걸 했었죠.
A: 네 이제 미국 대학원 준비하면서 가입을 했죠. 그러다 알람톡이 와가지고 등록했죠. 사실 지원을 한 번 했었다고 해도 유학 준비나 그런 거에 있어서 혼자 하는 것보다 설명회를 듣는 게 낫겠다는 생각도 있었고 그때 마침 토플 응시권도 주셨거든요. 그래서 겸사겸사 했었죠. 많이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Q: 그러네요, 토플 응시권을 드렸었는데요.
A: TOEFL이 또 바뀌지 않았나요? 제가 바뀌기 직전에 그러니까 5월에 봤던 것 같아요. 이게 또 풀브라이트 해야겠다 하는 생각에 토플을 빨리 본 것도 있었어요. 근데 막상 시험 보고 나니까 추천서 상황이…
Q: 우리가 미리 준비하라고 하는게 이런 예상치 못한 상황들이 많아서거든요.
A: 그렇죠. 사실 12월 목표로 달리고 있는데 5월에 벌써 그거 해놔라 하면 되게 빠른 거니까 쉽지 않죠.
Q: 사실 제가 스트레스 해소하는 방법도 물어보는데요.
A: 스트레스를 어떻게 했지… 아 모르겠어요. 그냥 언제 끝나겠지 했던 것 같아요.
Q: 사실 스트레스 해소할 수 있는 그런 타임라인이 아니긴 했어요. 그러면 유학 준비할 때 도움이 됐던 건 어떤 게 있을까요?
A: 도움이 됐던 거는 사실 예전에 한 번 지원했던 게 도움이 많이 됐어요 그때도 사실 혼자 했었거든요. SOP, CV 이런 것도 혼자 쓰고 근데 그때 CV는 제 기억에 형이랑 부모님한테 보여드렸던 것 같아요. 이번에는 안 보여드렸고요.
Q: 보자는 말씀도 안 하셨어요?
A: 네. 그때는 제가 더 모르는 상황이니까 부탁을 드렸었고 그때 SOP는 연구실에 해외 대학교 나온 형이 있었어요. 그 형한테 한 번 검토받긴 했었는데, 그때 경험 덕분에 이번에 지원할 땐 훨씬 수월했죠. 들어가서 어떤 시스템이 있고 어떤 걸 넣어야 되고. 그게 다 이제 처음 보는 게 아니까 훨씬 좋았던 거 같아요
Q: 어플라이 할 때 시스템이 생소하니까 좀 시간을 많이 잡아먹죠.
A: 그래서 제가 좀 늦게 했을 때도 좀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자신감이라고 하기는 좀 그런데 좀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있었던 거 같아요.
Q: 그럼 이제 마지막 질문입니다. 후배들한테 좀 조언하고 싶은 것들이 있을까요?
A: 일단 빨리 준비하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고 그리고 아까 말씀드리긴 했는데 내가 뭘 하고 싶은지를 포커싱을 딱 잡고 그거에 맞는 교수님들을 선정하는 게 딱 중요할 것 같아요. 그래서 어플라이 사이트 보면 그런 질문 있잖아요. 여기 말고 어디 넣었냐 그 질문에도 저 어떻게 썼냐면 그 교수님이랑 코워크 했던 다른 교수님들이 있는 학교들을 넣었어요.
예를 들어서 토론토대학교에 넣었을 때는 어디 넣었냐 했을 때 브랜다이스 넣고 보스턴 넣고 그런 식이었거든요. 왜냐하면 거기에 있는 교수님들이 전부 토론토 계신 교수님들이랑 코워크한 교수님들이기 때문에 다 아는 사이니까요. 그런 식으로 내가 하고 싶은 거에 맞게 지원하는 게 제일 중요했던 거 같아요.
Q: ○○님은 사실 의도하진 않았지만(?) 본인 스토리가 있었기 때문에 포커싱을 잘 하셨어요. 학생들이저한테 질문 진짜 많이 하거든요. 이거 왜 써야 돼요? 이거 쓰면 불합격하나요?
A: 토론토 인터뷰를 두 번 봤다고 했잖아요. 그때도 교수님이 이제 어디 됐냐 해가지고 펜스테이트, 유타 됐다고 하니까 유타 혹시 이 교수냐 해가지고 맞다고 하니까 자기가 잘 아는 교수라고 하시는 거예요. 보니까 지금 코워크로 프로젝트 돌아가고 있는 게 있더라고요. 저도 교수님한테 혹시 약간 불리하게 작용하거나 불이익이 있는 거 아니냐 여쭤봤는데 그런 건 전혀 없다고 하셨고요.* *편집자 주- 김박사넷 유학교육 밋업이나 멤버들을 위한 별도 클래스에서도 많이 묻는 질문입니다. 전혀 상관없습니다.
Q: 없죠. 오히려 내가 우수한 학생을 데려가는 거니까 더 좋죠. 어차피 한다리만 건너면 다 알거든요.
A: 맞아요. 학계라는게 좁다 보니까.
Q: 그래서 학생들도 평판 관리를 잘해야 해요.
A: 네네 다른 교수님들한테도 이제 인터뷰 요청 같은 거 오거나 최대한 정중하게 했어요. 다음에 학회 같은 데서 봅시다. 약간 이런 식으로요.
Q: 왜냐하면 우리가 미국 유학 가는 이유도 네트워킹, 코워크를 통해 새로운 연구를 하려는 거니까요. ○○님 소식도 기대되네요. 예감이 좋은데요?
A: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토론토가 또 좀 아쉬운 게 있다면, 캐나다가 약간 전체적으로 그런 것 같은데 학교에 한국인들이 좀 많이 없는 게 좀 아쉬운 것 같긴 해요. 학교예요. 비짓데이 때 CS 박사하는 한국인 선배 한 분을 만났거든요. 물어보니까 CS 학부생이 한 학년에 한 천 명 있는데 그중에서 한국인은 한 10명 정도밖에 없다고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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