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를 좀 더 하고 싶어, 다닌던 직장을 그만 두었다. 첫 딸은 당시 3살이었고, 모아놓은 돈도 있어
박사과정 몇년은 큰 무리가 없을 듯 싶었다. 학부, 석사를 다 해외에서 공부했기 때문에 한국 대학원의 경험이 없기도 했다. 무작정 컨택을 했고, 연락이 왔고, 그곳에서 시작하기로 했다.
처음 교수는 먼저 6개월을 연구원으로 있으면 인건비도 더 많이 받을 수 있고, 다니던 직장의 급여수준을 맞춰줄수 있다고 했다. 기숙사도 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기숙사는 당장 들어가기 어려웠고, 서울에서 지방에 있는 그 대학까지 출퇴근을 하기도 쉽지 않은 거리 였다. 당장 얼마 동안은 교수집에 같이 있자고 했다. 사내 교수 아파트가 있어서 그곳에서 한 3~4? 정도 있었던거 같다. 그리고 불편해서 고시원을 얻어 들어갔다. ( 고시원에 2~3달 정도 있었던거 같다.)
교수는 말을 자주 바꿨다. 처음에 주기로한 급여는 한 달뒤 급여날 그렇게 줄수 없을 거 같다고 애기했고, 몇 번 애기했지만 처음 금액의 70%정도를 받은거 같다. 사실 이때부터 별로 였다...
얼마뒤 교수는 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나에게 자기 막내 아들을 봐달라고 했다..와이프가 영어 과왼지 선생인지 뭔가를 해야하는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진 않지만...내가 애를 키워봐서 막내를 잘 돌볼수 있을거 같단다...이게 뭔소린지.. 나는 거절했다. 아직도 기억나는건 내가 거절하고 상당히 긴시간 적막이 흘렀고. 제차 요구했지만. 난 계속 거절했다. 다음날 미팅때 교수는 막내 아들을 데리고 왔고 미팅에 참석했다. 그리고 공개적으로 애기봐줄 사람을 요구했고 시급을 준다고 했다. 내가 보기엔 아무도 원하지 않았지만. 학부생들이 울며겨자먹기로 봐주었다.
상당한 문화 충격이었으며, 어이가 없었다. 내가 공부한 나라에서는 석사도 학사도 심지어 박사도 교수의 뒤를 봐주지 않았었다..
가끔 교수는 학회갈때 나에게 기차역까지 태워달라고 했다. 뭐 당연했다. 당연히 나는 6개월을 끝으로 그곳에서 나왔다. 많은 스토리가 있지만..여기서 그만 멈출란다..
얼마전에 둘째가 태어났다. 그 교수한테 전화해서 둘째를 좀 봐달라고 하고싶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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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3개
2019.05.23
비슷한 종류의 갑질경험을 했던 동지(?)입니다. 조용히 추천누르고 갑니다...
2019.05.23
했던->당했던
2019.05.23
애 봐달라는 건 진짜 충격적이네요.. 애가 있다라면 젊은 교수란 건데..
2019.05.23
노답
Issac Asimov*
2019.05.23
애 봐달란건 황당하지만 딴 조건만 보면 교수가 나름 신경써준걸로 보이는데요
과제도 안하는 입학 1개월된 학생에게 사기업 급여수준 70%를 맞춰준다는것도 놀랍고
대학원생에게 교수 아파트를 빌려준다는 건 더 놀라운데요?
2019.05.23
교수 아파트를 빌려준게아니고.. 그집에 같이산겁니다.
전 석사 마치고, 이미 연구소에 3년 기업에 1년 격력이 있었습니다. 나이도 교수랑 5살밖에 차이나지않았고요..
2019.05.23
ㄴ 교수아파트를 빌려준 게 아니라 자기 집에 같이 있으라고 한 거잖아요 속셈은 자기 애 봐달라고 하려던 거겠지 ㅋㅋ 그리고 애초에 주기로 한 금액을 안 주고 있는데 뭘 신경써줘요 게다가 글에는 나오지도 않는데 “과제를 안 하고 있다”라는 뇌피셜 무엇
2019.05.23
타이밍이 안맞았네 저는 @아시모프 님한테 댓글 단 거였습니다.
공감능력이 심각하게 떨어지며 모든 상황을 자기 위주로 — 남 고려 전.혀. 하지 않는 — 사람을 보면 높은 확률로 교수... 대체 교수들은 왜 그럴까요?
2019.05.23
지금 저는 비슷한 일을 겪고 있네요.
박사 4년차인데, 졸업은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조금 더 냉정하게 생각했으면 좋았을텐데, 그러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저도 원글님과 비슷하게 석사 졸업 후 대기업을 다니다가 나왔는데,
그때 까지는 제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이 있어서 세상물정을 너무 몰랐나 봅니다.
세상에는 참 악한 사람들이 많다는걸 또 한번 느끼네요.
2019.05.23
최초 글 작성자 입니다. 뭔가 논란의 여지가 있는거 같은데요.
너무 자세하게 적지 않아서 그런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 당시 그 교수는 정착과제가 하나 있었고요, 처음 정착을 하는데 그 대학에서 인건비 등을 지원해 주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제가 기업에서 받던 금액에 70% 수준이 아니고, 타협에서 절충안으로 말한 금액의 70% 입니다. 그리고 혹시 지도교수님이랑 같이 사신분들이 얼마나 되실진 모르겠습니다. 혹 학회나 그런데 가서도 편하지 않습니다. 제가 그집에 있는동안 맘이 편하지 않았고요, 눈에 보이는 쓰레기며, 밥먹을 때 밥차리고 등등 아무래도 교수보다야 학생이 더 움직이지 않겠습니까? 암묵적인 룰이지요. 하지만 정말 좋은 교수님들도 전 많이 만났습니다. 물론, 지도학생에서의 입장은 아니지만...처음에 신경을 써준건 집이 멀기 때문에 금요일 오전에 서울가고 월요일 점심 전에만 돌아오라 였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아주 처음 얼마간이고요, 눈치 많이 보입니다. 그집 아이들 많습니다. 나이어린 애들이 교수방에 놀다가 갈때쯤되면 학생들 서로 눈치 봅니다. 누군가는 데려다 줘야 하니깐..뭐 할애기는 많습니다만.. 한국에서 학위하시는 모든 대학원생분들 공감합니다. 힘내시고. 건승하십시요.
2019.05.23
Issac Asimov 같은놈들은 교수되면 아마 똑같이 하겠죠? 뭐가 문제인지도 모르는 수준인데ㅋㅋㅋ결혼은 하고 자식은 키울수 있는 수준의 도덕관념이 있는지조차 궁금하네요ㅋㅋㅋ
2019.05.23
2019.05.23
2019.05.23
2019.05.23
2019.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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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8
2019.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