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NA-seq 관련해서 이미 주변 다른 실험실은 최소 학생이나 포닥 한명씩은 전부 다 실험실에서 워크스테이션을 구매해주시던가 AWS 서버를 대여해서 싱글셀 분석을 하고 있는데요..
아얘 Dry lab으로 오믹스 빅데이터 하는 곳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구매해서 진행 중입니다. 솔직히 워크스테이션 가격이야 1,2억 하는 현미경이나, 뭐 4,5천 하는 센돌이라던가에 비하면 엄청나게 싼 장비죠... 아마존 서버 대여하는것도 한달에 시약 몇백 몇천만원으로 재료비 써먹는것보다 훨씬 저렴하죠.... 제가 직접 부품 하나하나 다 사서 조립해도 메인보드+시피유+램 값이 비싸지 나머지 파워나 우리가 딥러닝 안할꺼니까 GPU도 비싼 엔비디아 쿼드로 이런거 안써도 되니까 워크스테이션 가격이 다른 장비에 비하면 껌값인걸 뻔히 압니다.
저는 몇 년전에 제 논문으로 bulk 돌리면서 처음으로 RNA-seq을 했습니다. 근데 그마저도 RNA-seq이 메인인 논문은 아니지만 이거로도 논문이 되구나?싶은 규모였고.. 그것도 근데 데이터 분석은 옆에 오믹스 전문으로 하는 랩에다 맡겨서 받아와서 그래프를 좀 어캐어캐 그린거지.... ㅡ.ㅡ;;; 제가 뭐 우분투 깔아가지고 프로세싱해서 log2 FC, p-value 값을 뽑아가지고 그런거 단 하나도 안 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이제는 bulk가 아니라 싱글셀, 더 여유가 되면 Spatial까지도 하는 시대가 됬습니다. bulk 할때도 너가 배워와라...했더니 이거 저희 실험실 컴퓨터같은 것들로는 안됩니다 교수님. 말씀 드렸는데 사주지도 않으셨고 저렇게 그냥 저쪽 랩에다가 이거 저거 요청해서 받아온거로 그래프 그린게 전부였습니다.
근데 이젠 싱글셀이랑 Spatial에 관심을 가지셔서 저희도 거의 뭐 후발주자 중의 후발주자 수준으로 셋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근데 문제가 저희 조직 특징상 그냥 싱글셀도 아니고 snRNA-seq으로 해야합니다. 셋업 진행하는 과정에서 여러 실험실에 물어봤는데 망하는 경우가 두가지가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1. 핵(혹은 셀)이 너무 적게 나오던가 / 2. Ambient RNA (깨진 RNA)가 너무 많던가. 그 외에는 우리도 몰??루?
근데 제가 셋업하는 과정에서는 핵은 이쁘게 많이 나오는데 2. Ambient RNA (깨진 RNA)가 너무 많은게 문제였습니다. RNase inhibitor도 바꿔보고 FACS 과정도 바꿔보고 뭐 시약도 바꿔보고 뭐 장갑도 매 과정마다 갈아끼우느니 뭐니 별별 쑈를 다 했는데 실패를 하길래 찾아보니 FACS 없이 하는 방법을 찾았고, 이게 또 snRNA-seq이 웃긴게 cDNA까지 라이브러리 만들기 전까지 중간에 QC 과정이 핵 모양이 멀쩡하냐, syto RNAselect 같은걸 염색해서 염색이 잘되냐?로 밖에 분간을 못하는 것 같더라구요 그도 그럴게 RNA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고 핵을 깨버리면 'single'이 아니니까요 ㅡ.ㅡ ㅋㅋㅋㅋ
그래도 암튼 안에 mRNA가 뭐라도 있어야 PCR이 될테니까 핵을 깨서 내가 원하는 gene이 PCR이 되냐 테스트해보래서 했습니다. 하지만 cytosol mRNA에 비해 nuclei mRNA(pre-mRNA 등)는 쥐똥만한게 들어있죠.. 정량하니 엄청 적더라구요. 보통 RT-PCR 할때 500ng, 1ug RNA로 cDNA 합성했던거 생각하면 이건 그것보다 엄청나게 적었습니다.
이 적은걸로도 PCR이 되긴 되나.. 싶어서 100ng 정도를 따서 cDNA 만들고, RT-PCR 해봤는데 Housekeeping gene 잘 뜹니다. 근데 의심되는건 제가 보고싶은 cell들의 marker들을 RT-PCR 했는데 양이 좀 적어서 그런지 평소보다 뒤에서 사이클이 올라오긴 하고, 전기영동으로도 확인 해보니까 밴드도 원밴드로 잘 뜨긴 하더라구요 그럼 좀 맡겨보고 또 라이브러리 실패했다 하면 다시 방법을 찾으면 안되나 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근데 교수님 왈 "야, 100ng 따가지고 그게 PCR 됬으면, 나머지 RNA는 깨져있으면 어쩔래?" ....아니 애당초 100ng 다 따면 반 이상 사라질만큼 적은데.... 뭘 어쩌란거지 싶어서 더 적게 따서 했음에도 또 똑같은 말씀 (...) 이게 알아보니 library kit 값이 제일 비싸더만요.. 뭔 한번 실험할때 4개의 샘플을 동시에 쓸 수 있는걸 최대 4번인가 밖에 못하는데 키트가 10x사 제품은 3천만원..미친 ㅠㅠ 다른 경쟁업체 키트는 그거의 반값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후덜덜덜한건 똑같죠..하...
교수님 입장에서도 3천만원 혹은 1.5천만원 쓰고 결과 날려먹으면 뼈가 아프니까 하는게 부담스럽겠죠. 그 맘 이해합니다. 그래서 그런가 저 얘기만 자꾸 하시면서, 선뜻 재시도를 하라고 과감히 말씀하지는 않으시더라고요.. 위에 언급한 다른 실험실에서도 자기네들 저거 잘 안 뽑혀가지고 library kit값에만 몇천만~1,2억은 썼을거다.라고 다같이 얘기하는데 하! 한번 실패한걸로 못하는 중입니다. 연구재료비도 썩어남아서 행정비서 선생님이 우리는 얼마씩 팍팍 써줘야하는데 왜 맨날 이정도밖에 안쓰냐고 뭐라 할정도로 남을 정도면 좀 과감하게 쓰자고!!!!!!!! ㅠㅠ 교수님도 돈을 안쓰려고 하시니 저도 하기 싫고, 뭐 하란건지 말란건지 모르겠어서 홀드하고 있습니다.
혈액샘플로도 하고 싶어 하시는 것 같은데, 이거 논문을 찾아보면 마우스는 논문이 너무 적습니다. 죄다 환자샘플이에요. 제가 시도해봤는데 아무리 주사기 게이지를 바꿔가며 해봐도, 천천히 뽑으려고 해봐도, 헤파린을 넣든 뭘 하든 해도 적혈구가 용혈되는거 봐서는 논문이 적은 이유가 뻔히 있습니다! 적혈구 용혈 무시하고 하려면 염색해서 FACS 돌려서 PBMC만 걸러내는게 답인 것 같은데요...ㅠㅠ 다른 실험실도 잘 안되서 걍 bulk로 떄려박았다 하셨을 정도면 좀... 일단 뭐.... 해보시죠 그냥... 좀...
근데 위에 말씀 드렸듯 Spatial도 관심을 가지셨는데 이게 Single 보다 가격이 악랄합니다. 무려 슬라이드 한장에 천만원~천오백만원!!! 금액을 듣자마자 숨이 턱 막힙니다. 근데 이건 그래도 다행히 파라핀블록으로 만들어서 업체에 딱 전달해주니 결과는 잘나오더군요.
아, 근데 이 다음이 문제가 생겼습니다. 받은 데이터는 안에 유전자가 허벌나게 광대하게 많은데, 우리가 모르는 유전자가 더 많습니다. 그럼 이걸 우리는 분석해서 어떤 Pathway가 변했고.. 어디가 어떻게 발현하고..뭐 이런걸 알아야하잖습니까?... 근데 또 위에 말씀한 랩에다 맡기자고 (....)
bulk했을때보다 결과가 모호하게 나와서 시벌 이거 돈날린거 아녀?라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다 심지어 그도 그럴게 꼴랑 대조군, 실험군 1마리씩 조직 한장 딸랑 한거 갖고 논문을 쓰자고 하시니 더 미칠거 같습니다. 1,2점짜리로도 충분하면 상관없는데 절대 그럴 분 아니시잖아요 교수님 왜그래요...ㅠㅠ
일단 분석부터 해보자..하시는데.. 오죽하면 분석해준 랩에서 log2 FC로 건질만한게 없어서 다른 방식으로 분석해보자 하셔서 그거로 분석을 맡겨서 받아왔는데, 이 방식으로 나온 논문이 아얘 없는거는 아니지만 진짜 거의 없어요.. 그래서 점점 더 제 머리통은 이거로 논문 못한다..로 확고해져서 제가 이거로 논문 힘들 거 같다.. 이거로 논문이 되나요? 라고 말씀해도 이거 안에 데이터가 얼마나 방대하게 있는 줄아니? 하기나 해라 (...)
아니야..이거 아니에요 교수님 아무리 봐도 아니에요.... 교수님 저보다 머리 좋으시잖아요..이거 아닌거같아요..제발요.. 돈도 많은데 확실하게 한 두세마리씩 더 맡겨서 하면 안돼요? 1,2점짜리 논문 낼거 아니면 제발 쫌... 아니 물론 그렇게 하면 돈이 6,7천만원이긴한데... 아니면 그냥 그거보다 가격 저렴하게 전체 조직말고 일부 region만 분석하는 것도 있는데..(in situ방식이지만..) 그거로라도 하면 안되나요 제발... 나도 이 금액이 부담스러운건 매한가지인데, 솔직히 형광염색 된다고 브로셔에는 써있는데 업체들이 샘플 다 갖다보내놓고 나서 "우린 형광 못함 ㅅㄱ 실패해도 책임 못짐" 이래가지고 통수(?)맞은것도 짱나는데..
제가 제일 하기 싫다고 생각드는 이유는 말이죠.. 무조건 옆 랩에다 분석 지시 맡겨놓고 우린 그거 데이터 나온거 엑셀로 받아서 R로 그래프 깨작깨작 그릴거면 내가 왜 1저자를 해야하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왕 1저자할거면 그냥 내가 분석을 A to Z로 해봐야지 이렇게 분석해주쇼~하고 데이터 받아서 그래프 '딸깍~' 그리는게 맞나..? 저는 이왕이면 이거 제대로 배워서 취업에도 써먹고 논문에 제대로 써먹고 싶어요... 근데 교수님은 하고싶다는 관심에 비해서 그럴 의지가 없는 것 같아요.
교수님, 저희도 그냥 워크스테이션같은거 사서 제대로 하면 안돼요?했더니 하시는 말씀 "우리가 이걸 평생할거니?" ....
적어도 거기서 R로 그래프 그려서 나오는거 더 이쁘게 만들고 싶은데 ㅡㅡ;; 이건 bulk랑 다르게 seurat으로 분석이 돌아가야 그래프가 나와서... 그래프까지 옆 랩에다 맡겨야할 지경인데.. 이 수치 저 수치 다 알려달라고 자꾸 말하기도 그렇고 내가 좀 직접 해보고 싶은데... 심지어 한번 제대로 셋업 해두면 데이터 쌓아서 좋은 논문 잘 나갈꺼 뻔히 아셔서 잘 써먹을꺼 뻔한 분이 왜 그러실까.. 평생 할거니?라고 말할거면 이 실험 뭐하러 하는지도 모르겠고...참... 싫증만 나네요
2025.04.16
2025.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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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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