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대학원 신입생은 모든걸 포기하는게 맞나요?

2022.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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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올해 3월 입학하기로 한 랩에서 2개월 전부터 연구보조원으로 있는 석사과정 신입생입니다.

다른 랩에서는 업무강도가 어느정도인지 여쭐 겸, 많이 힘든 지금상황이 일반적으로 으레 다들 겪는 수준인지 궁금해서 글 남깁니다.

12월까지는 학부연구생 신분으로 정산같은 잡일만 조금 돕다가, 1월부터 석사입학예정 신입생 신분으로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요령이 없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하달된 스터디 개수는 4개고, 한 프로젝트엔 바로 투입돼서 시스템 아키텍처를 분석하고 있는데 걸리는 시간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교수님께서 데드라인이 밀리는걸 정말 싫어하시고, 일 단위로 플랜을 짜서 보고하니 이를 모두 소화하려면 하루에 잠을 2시간도 채 못잡니다. 그렇게 하루 보고내용을 끝내면, 당일 갑작스레 잡히는 세미나와 보고에 필참해야하니 또 출근시간에는 할 시간이 없어 퇴근하고 원격으로 계속 작업합니다. 취미도 다른 수업도 모두 버리고 매진하다보니, 이렇게 점점 신체와 정신건강이 무너져가고 있습니다.

고맙게도 지인들과 애인, 가족들이 제 이런 환경을 걱정해주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응원의 메시지를 많이 주었습니다만, 갑작스럽게 같이 보내던 시간을 모조리 대학원에 투자하게되어 모두와의 관계도 점차 소원해져가고 있습니다. 특히, 제 애인은 가뜩이나 롱디라 자주 무얼 하기도 힘든데, 온라인으로나마 함께 보내던 시간이 크게 줄어들어 부쩍 힘들어졌다고 헤어지자는걸 어거지로 잡아 결정만 유예시킨게 고작인 상태입니다.

일전에 실력 테스트용 프로젝트에서 썩 괜찮은 결과를 못 보여드린 것 같습니다. 이후 교수님이 공개적 자리에서 잘 못하는애를 왜 프로젝트에 넣어야되냐며 절 많이 비난하셨는데, 이후로 자신감이나 자존감도 꺾여 매사 소극적이고 예전엔 쉽게 하던일도 이젠 할 수 없을거라는 걱정을 우선해서 합니다.

이런 스트레스가 한데 뭉쳐오니 가끔 건물 옥상에서 떨어지는걸 상상하지만, 그 끝에서 저를 걱정해주던 여러 사람들이 슬퍼할 모습을 상상하니 그래선 안된다는걸 깨닫고 다시 마음을 고쳐잡는게 매일 하는 주된 생각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하지만, 결정을 유예시킨 애인의 대답으로 더 못만나겠다는 말을 들으면, 이마저도 버틸 기력이 없을 것 같습니다.

대학원 생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 정도는 당연히 각오하고 들어왔지만, 사나흘씩 무수면 작업이 석사신입이면 당연한 일이라는 교수님의 지도 아래 잃는게 너무 많아서 허망합니다. 무언가 배우고자 왔는데, 배우기보단 석사 신입생들과 학부생들끼리 모여 스터디하는게 전부라 이것이 배움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만둔다고 하더라도, 배우고자 왔다는 본래 목표를 잃거니와 다른 랩에 가기에는 제 실력이 모자라다는걸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원래 대학원 신입생은 이렇게 모든걸 다 포기하고 지내는게 일반적인가요? 아니라면 전 어떻게 이 생활을 버티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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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0개

IF : 5

2022.01.17

써주신것만 보면 교수가 좀 별론데요.. 2년 꾹 참고 석졸하시던지 아니면 빨리 나가는것도 방법

대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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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17

교수가 별로긴 한데 랩에 선배가 있다면 선배는 어떻게 극복했는지 상담해보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동기들과도 얘기해 봐서 동기들은 어떻게 느끼는지 얘기해 보시구요.
다른동기들이 워크로드를 심하게 느끼지 않는다면 지도교수와 상담해서 물리적으로 일이 너무 많다고 상담해 보는게 좋을 것 같네요.
교수와 상담 시 되려 호통친다면 바로 나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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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 2

2022.01.17

비정상적인 상황인 것 같아요. 몸과 마음 모두 많이 힘드시겠네요.
아직 입학도 전인데 프로젝트까지 주어지고... 나머지 일들은 역량 향상을 위한 스터디 위주로 보입니다만 잠도 못자고 해야될 정도로 많은 업무 지시라면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네요.

입학전임에도 번아웃에 우울증 증세까지 있어보이니 심각해 보입니다.
이제 시작이니 입학 취소하시는 것도 방법이고, 만약 그곳에서 석사까지 꼭 하시겠다면 요령껏 하는 능력을 키우시기 바랍니다.
시키는 모든일을 무조건 열심히 하는게 능사는 아니니 주어진 업무의 우선순위를 생각해서 일하시기 바랍니다.
밤새가며 주어진 모든일을 어설프게하는 조금 하는 것보다, 하루에 10시간 내외로 일하더라도 교수의 주관심사 하나만이라도 잘 해내는게 좋은 평가를 받을겁니다.

그런데 느낌이 교수의 가스라이팅이 좀 있는 것 같습니다.
보통은 힘들면 때려칠까라는 생각이 든다는데, 그런 고민은 안하시고 극단적인 고민만 하시는것 같습니다.
이런 경우 가스라이팅이 있다고들 하던데요...
아직 정식 입학도 아닌데 뭔가 잘못되어간다 싶으면 입학 취소하셔도 되니 마음편하게 생활하세요.
석사 안하고 6개월 쉰다고 인생에 별 문제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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