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박사넷

  • 꿀팁

지도교수와의 관계가 경직된 연구실이 많은 듯

약삭빠른 마키아벨리

2021.08.26 13 5728

우린 교수님하고 거의 격 없이 친구 같이 지내고, 터놓을 수 있는거 다 터놓고 사는 편인데 (연애 상담도 하고, 인생 상담도 하고, 교수님도 자기 고민 많이 털어 놓으시고…) 이렇게 지내면서 교수님께 배운게 진짜 많은 것 같음.

1.
다들 그렇겠지만, 교수님이 신격화가 되면 “난 학생이니까 이만큼만 하고, 교수님은 교수라서 저런걸 할 수 있는거야” 라는 착각을 만드는데, 사실 그들도 우리가 커서 된거라… 그 목적지까지 가면서 겪으신걸 솔직 담백하게 알려주시는게 훨씬 도움이 크게 됨. 덕분에 나도 할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을 더 구체적으로 할 수 있었음.

2.
연구 얘기 할 때, 교수님이 틀릴 수 있고, 특히 랩 미팅에서 연구 방향을 정하거나 주장을 만들 때는 학생이 더 유리한 측면이 많음. 교수는 데이터가 없고 학생은 데이터가 있으니까. 그래서 연구 미팅 할 때 항상 싸우듯이 많이 함. (가끔 서로 감정 안상하려고 영어로 하기도 함)

만약에 교수님이 권위적이시고 찍어 누르시는 편이었다면 교수님이 틀렸다고 말하고 토론하는게 편했을까? 난 좀 소심한 편이라 그게 거의 불가능했을 것 같음.

3.

교수도 학생을 통해 배우고 성장해야 함. 알다시피 교수는 굉장히 바쁘기 때문에 새로운걸 파볼 시간 자체가 없음. 그래서 우리가 말하면 교수님은 대부분 high level 하겐 알고 있어도 그게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잘 모르시는 경우가 많음.

근데 교수님이 학생한테 권위적이면 학생이 가르쳐줄 때 되게 부담되지 않을까?

4.
그리고 생각보다 일반적인 교수님들은 (실제론 꼰대더라도) 자신이 오픈마인드라고 생각함. 단지 학생이 자신이 오픈마인드인 것에 비해 쉽게 다가오지 않고 솔직하지 못한다고 생각하지.

그래서 생각보다 교수님들을 오픈마인드인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대하면 편하게 대해주시는게 있음. 역시 더 편하게 꿀팁도 많이 주시고 솔직하게 느꼈던 것들도 말씀 잘 해주심.

5.

괴수 랩 많은 걸 잘 알고 있는데, 만약 내가 다시 대학원을 고른다고 하면 최소한 서로 얼마나 솔직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고 들어갈 것 같음. 대학원 과정은 어디에서 하든 정말 힘든데, 이때 교수님께 힘들다고 솔직하게 말할 수 있고 진짜 문제를 갖고 얘기할 수 있는 곳을 찾길 바래.

교수님들 대부분이 이미 일가를 이룬 사람들이라, 특히 hard skill 에 대해서는 배우는게 그렇게 어렵진 않다고 보거든. 더 중요한건 어딜 가든 soft skill인데, 이걸 못가르치는 사람은 혼내면서 학생 탓 하는 것 같고 잘 가르치는 사람은 자신이 먼저 모범을 보여주는 것 같음.

시간이든 경제적으로든 비용을 크게 내고 다니는 대학원인 만큼 교수님한테 뽑아먹을걸 최대한 뽑아 먹는게 남는 장사인데, 교수님과 관계가 원활하지 않는건 너무 안타까운 일이라…

최근에 대학원 진학하려는 사람들이 많아 보여서, 단순히 착하냐 나쁘냐 수준이 아니라 얼마나 그 사람이 솔직하게 다른 사람을 대하는 사람인지를 보고 들어갈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 글 남겨봄.

댓글 13

  • 젊은 호르헤 보르헤스

    2021.08.27

    4번 ㄹㅇㅋㅋ

    대댓글 0개

  • 달리는 마르틴 하이데거

    2021.08.27

    저도 연구 관련해서 교수님이랑 토론하고 의견교환하고 자기주장 많이 했었는데 나중엔 너가 나 무시하잖아 소리 들었습니다. 케바케인듯… 씁쓸하네요..

    대댓글 2개

    • 약삭빠른 마키아벨리 (작성자)

      2021.08.27

      교수님도 사람인지라... 친한 정도와 상관없이 감정 잘 안상하게 하는건 일종의 대인관계 스킬이라고 봅니다. 그것도 회사를 가든 패컬티가 되든 똑같이 경험할 일이라, 연습하는 셈 치고 도전 해보세요! 저는 교수님께 말 싸가지 없었냐고 물어봐서 말하는 방법에 대한 피드백도 많이 받았습니다.

    • 후회하는 플라톤

      2021.08.27

      교수님도 사람입니다 그것도 열살 이상 많으신.. 말을 잘 하는 능력도 키워야겠죠

  • 뻔뻔한 에이다 러브레이스

    2021.08.27

    4번 뜨끔 ㅋㅋㅋㅋ

    대댓글 0개

  • 바보같은 버트런드 러셀

    2021.08.27

    누적 신고가 20개 이상인 사용자입니다.

    교수님들 대부분이 이미 일가를 이룬 사람들이라, 특히 hard skill 에 대해서는 배우는게 그렇게 어렵진 않다고 보거든. 더 중요한건 어딜 가든 soft skill인데, 이걸 못가르치는 사람은 혼내면서 학생 탓 하는 것 같고 잘 가르치는 사람은 자신이 먼저 모범을 보여주는 것 같음.

    스크랩하고 싶은 만큼 좋은 글이고 새겨들을 만한 문장들인 거 같습니다. 저는 안타깝게도 할 연애 상담이 없어서 그건 못하는 거 빼고요.

    대댓글 0개

  • 온화한 제임스 맥스웰

    2021.08.27

    4번 맞음. 세상에서 제일가는 꼰대면서 그렇게 생각하는 분이었는데 눈치없는 척하고 나도 걍 오픈리 들이댔더니 어 어 어.....하면서 처음을 그렇게 오픈형 대화로 시작됐었음. 그리고 체면상 이건 아니지 하고 무르기 어려우니 난 그냥 편하게 할 얘기 할 수 있게됨 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때리는건 아니지만 암튼 잘 봐가면서 잘 쓰면 선빵필승임다

    대댓글 0개

  • 방탕한 아리스토텔레스

    2021.08.27

    좋은 글이긴 한데.. 뽑아먹는다는 표현은.. 이미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거 자체가 서로에게 진실되기 어려운 상황..

    대댓글 2개

    • 약삭빠른 마키아벨리 (작성자)

      2021.08.27

      교수님께서 자주 하시는 말씀입니다 ㅎㅎ "나한테 뽑아먹을꺼 다 뽑아 먹으렴 ㅎㅎ"

    • 방탕한 아리스토텔레스

      2021.08.27

      ㅎㅎ 예외로 해두겠습니다

  • 배고픈 막스 베버

    2021.08.28

    아 우리 교수님이 꼭 봤으면 하는 글이다..

    대댓글 0개

  • 팔팔한 임마누엘 칸트

    2021.08.28

    우리 교수님 임용때부터 지금까지 10년알고 지내는데, 첫 1년은 성자님 지도교수님과 비슷했네요

    대댓글 0개

  • 염세적인 도스토예프스키

    2021.09.18

    이거 교수가 쓴글이야 ... 자기마음 알아달라고

    대댓글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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