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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께 인건비에 대해 말씀드려야 할까요?

2024.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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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부터 학부연구생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교수님과 의견도 맞는 것 같았고 관심있는 분야라서 무급인 거 알면서도 시작했습니다. 실제로도 잘 맞았고요.

그런데 학부연구생 경험이 있던 형이 제가 무급으로 일하는 걸 많이 걱정했습니다. 제가 다니는 랩실이 예산이 전혀 부족하지 않은 랩실인데, 그보다 더 소규모였던 기초과학 랩실에서 일한 형도 개인데탑에 인건비까지 받았는데 제게 둘 다 없는 건 뭔가 이상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저도 돈을 받는 쪽이 맞다고는 생각했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분야라 처음부터 무급인 걸 알고 시작했고, 랩실에 데탑이 크게 필요하지도 않았고, 업무량이 많거나 난이도가 높은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불만을 품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론 랩실에서 돈 받을 만큼 기여하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도 했고요.
그러다 한두 달 쯤 지나니 교수님이 인건비를 주기로 하셨습니다. 예고하신 액수야 어쨋든 기대하지도 않았던 돈을 주시겠다고 하시니 드디어 일을 하고 있다는 걸 인정받은 것 같아서 기쁘기도 하고 설렜네요. 물론 그 달에 바로 주시진 않았고 주시기로 약속한 시기가 있었습니다.

인건비 받을 날을 기다리면서 점차 선배들 일을 도와주다 보니 할 일도 생기고, 주말이나 밤에 잠깐 나와야 되는 경우도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돈 받고 하는 거고 어려운 일 아니라 생각하고 불만없이 일했어요.
그런데 이제 약속하신 시기가 지나가는데 인건비에 대한 언급을 안하시니까 솔직히 애타기 시작합니다. 선배들에 비하면 제가 한 일은 아무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제 몸이 지치지 않은 건 아니었고 저도 적은 돈이지만 인건비 받는 게 기대되기도 했고요.

형은 연구실에서 얼만큼 일을 했든 실제로 일을 했고 그 경험에 대한 인증를 해야 한다고, 교수님께 직접 요청하는 건 합당한 일이라고 충고해줬는데 솔직히 용기가 없습니다. 제가 선배들만큼 일한 것도 아닌데 돈을 달라고 할 수 있는 처지도 아닌 것 같고, 무급인 걸 감안하고 선택한 책임은 저한테 있고, 괜히 돈 얘기 꺼내서 교수님과 충돌할까봐 무섭기도 하고요.
그래도 처음부터 아예 인건비에 대해 언급하지 않으셨다면 생각도 안했을 텐데, 주겠다는 얘기를 듣고 정작 받는 게 없으니 제가 아직 철이 덜 든 건지 점점 실망스럽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합니다. 딱히 큰 돈을 약속한 것도 아니라서요...

그동안 형이나 석졸하신 다른 선배들 말도 떠오르면서 호구같이 손해만 보고 있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좋아하는 분야를 접할 수 있다고 마냥 기뻐하던 제가 바보처럼 보이고 차라리 인건비를 포기하고 졸업 후 다른 좋아하는 분야 쪽으로 연구실을 찾을까 생각도 들고 여러모로 혼란스럽습니다.
그냥 인건비를 포기하는 게 더 불이익이 없을까요?
아니면 교수님께 눈총을 받더라도 건의를 해보는 게 맞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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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2024.11.29

솔직히 학부 인턴에게 인건비를 주는 연구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특히 요새처럼 연구비가 고갈된 상황에서는 거 그렇죠.

학부 인턴은 고사하고 석박 통합 2년차도 뭔가 유의미한 결과를 뽑을 능력을 가르쳐야 하는 상황에서…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지원금을 보장받은 프로그램에 의해서 인턴을 진행하는게 아니라면 연구 방법론을 익힐 수 있는 기회로 만족하는게 좋을 듯 합니다.

2024.11.29

교수님들이 업무량이 많아 학생한테 했던 말을 잊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 번쯤은 조심스레 물어보는 것이 좋다 생각합니다. 언급했을 때 기억 해내시고 챙겨주시면 잘된 것이고 언제 그랬냐는 듯 화내시면 오래 있을 랩이 아니라 판단하시면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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