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럽고 매일이 지옥같아요 랩실 들어온 지 며칠 안돼서 큰 실수 하나와 작은 사고 하나를 일으켰었는데 첫 단추부터 잘못된 것 같습니다(두 분의 실험이 24시간, 48시간씩 미뤄졌고 다른 분들도 피해를 보셨습니다)
그날 사고 수습하다가 빈 랩실에서 우연히 모니터 알림에 뜨는 제 뒷담? 험담 카톡 알림을 본 후로 계속 그게 생각나네요(제 문제로 자신의 실험이 밀린 시점 제 탓을 하는건 당연합니다. 저라도 그랬을 거고.. 어느정도 예상했고요. 하지만 눈으로 직접 보니깐 느낌이 다르더군요)
제 불찰이었다는 걸 알고 개인적으로 사과와 뒷수습을 모두 했지만 2학기가 시작된 지금도 여전히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살아오면서 사회생활, 인간관계에 대해 고민해본 적이 없는데 너무 스트레스를 받네요..
분명히 그날 사고는 제 불찰이 맞았지만 첫 단추가 단단히 잘못 끼워진 느낌입니다 제가 타대에서 왔기도 하고 랩실 인원이 소수, 이번 학기에 신입도 들어오지 않아 더 버겁네요 그냥 하소연 한 번 해봅니다.. 제 멘탈이 이렇게 약하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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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2025.09.11
멘탈 약하신거 맞습니다. 카톡이야 뭐 "아 XX 때문에 실험 늦어졌어 개짜증난다. 아 연구실에 ㅄ한명 들어온건가. 우리 다들 XX 때문에 고생하겠네" 등등... 직접 보면 가슴 아플 수 있습니다. 그래도 어쩌겠어요. 근데 실제로 저 사람들도 님이 정말 싫어서가 아니고 그 상황에 짜증이나서 해소한 것일 뿐입니다. 공개된 자리도 아니고 개인 톡으로 한건데 님이 우연이라고해도 훔쳐본 상황인거구요.. 보통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이런 상황이면 몇 일? 몇 주?) 그 실험 밀린거에 의한 님 실수는 사람들 기억에 거의 희미해집니다. 뭐 논문 하나 통채로 날린것도 아니구요.
근데 중요한건 님만 그걸 몇 달, 몇 년 마음속에 꾸준히 응어리잡고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다보니 님이 먼저 그쪽 사람들을 대하는 표정, 말투 등등부터 거리가 느껴질꺼고, 다들 님한테 다가가기 더 힘들어지겠죠. 최악의 경우에는 그런 행동들 때문에 첫 사건이 다시 회고되고 부풀려져서 소문이 될 수도 있는거구요.
제 이야기는 결국 님의 마음가짐과 하기에 따라 달렸다는겁니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남한테 큰 관심 없습니다. 그래서 님만 그냥 털어내고 초반에 딱 깔끔하게 사과하고 좀 시간지나고 아무렇지 않게 다가가면 됩니다. 지금은 어느정도 시점이 흐른진 모르겠으나, 되도록 빨리요. 깔끔하게 술도 한잔하고, 커피도 한잔하고 사적인 이야기도 조금씩 하면서 친해지세요. 그게 사회생활, 인간관계 입니다.
2025.09.14
친구 사귀려고 연구실 오셨어요? 연구하러 오셨으면 연구에나 집중하세요. 딱 재수생이 친구 관계로 우울해하는 수준의 고민이고, 대학원생이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질 낮은 고민 중 하나입니다. 진짜 심각하게 생각하셔야 할 문제는 그딴 걸로 한 학기를 허비했고, 남은 학기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그리고 뭔가 착각하는 것 같은데, 인간 관계는 본인을 정의하는 잣대가 아닙니다. 남이 날 좋아하냐, 싫어하냐에 따라 자존감과 정서가 오락가락하는 건 굉장히 위태롭고 하찮은 인생이에요. 말마따라 그 사람들이 왜 반드시 그 쪽을 좋아해야 하는데요? 당장 저부터 님이 ㅈㄴ 개짜치는데요? 뭐 앞으로 남은 여생은 연구원님이 환영받는 곳에서만 쭉 일하실 계획이신가봐요?
다른 사람들이 날 좋게 보든, 좆같이 보든, 해야 할 일을 하고, 해야할 말을 하고,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 되세요. 설사 남들이 날 개로 봐도, 지금 하시는 연구 자체에 몰입하고 보람을 느끼는 게 가장 중요하고 본질적인 겁니다.
2025.09.11
2025.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