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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이 수정되지 않는 박제글입니다.

CS분야 선배님들은 박사과정에 진학하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2024.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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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내부 커뮤니티에 올린 글인데 많은 분들이 계시는 김박사넷에도 올리게 되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카이스트 전산학부 석사 1년차 학생입니다. 최근 진로와 관련하여 고민이 있어 두서 없을 수 있지만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사실 석사 과정에 진학할 때에는 큰 고민이 없었습니다. 코딩과 전공 공부는 항상 재미있었고 학점도 나쁘지 않게 유지했습니다. 학사 졸업 후 바로 취업하기에는 아직 공부할 싶은 내용이 더 많이 남아있다고 생각했고, 솔직히 개발자라는 직업을 평생 가지고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기에 대학원에서 공부를 계속하면서 제 전문성을 찾겠다는 마음으로 진학을 결정했습니다. 운좋게도 관심 분야의 연구실에서 인턴을 진행하며 좋은 평가를 받았고, 4학년 초에 컨택을 확정하여 4년졸 후 지금의 연구실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대학원에 입학해 처음으로 본격적인 연구를 진행하다 보니 공부와 연구는 다른 영역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교수님의 지도 스타일이 석사 때부터 팀이나 사수의 개념 없이 큰 키워드만 주어진 채로 스스로 문제를 찾고, 독립적으로 연구를 수행하도록 하는 편이신데 제 주제를 찾지 못하고 중간에 큰 키워드 자체가 몇 번 변경되면서 스트레스를 좀 받았습니다. 동시에 봄학기에 개인적인 일도 겹치면서 붕 뜬 상태를 유지했는데 이제야 정신을 차리고 일단 지금 눈앞에 놓인 주제에 최선을 다해보려 하고 있습니다.

박사 진학을 고민하게 되는 이유는 (1) 박사 졸업 후 제 전공 분야를 살리는 것은 국내 산업계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교수가 되거나 해외로 나가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졸업 후에 학계에 남을 만큼 제가 연구에 맞는 사람인지 아직 잘 모르겠는 상황에서 긴 시간이 걸릴 박사과정에 진학해도 괜찮을지 모르겠습니다. (2) 연구실의 박사 졸업생의 진로가 불확실합니다. 신상이 특정될까봐 자세히는 적지 못하지만, 카이스트부터 학부에서 나온 졸업생이 제가 처음일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3) 개발자라는 직업을 택할 마지막 갈림길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사실 처음에는 함께 연구직을 희망했던 고등학교 친구들이 점점 메디컬, 로스쿨로 빠지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딴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도 전산이 저에게 가장 잘 맞고 재미있는 분야인 것 같아 계속 남아있고 싶습니다. 연구실도 (박사 과정 선배들은 교수님의 압박이 좀 있는 것 같지만) 현재의 제가 다니기에는 매우 좋은 환경에 있고, 선배들도 교수님의 인품과 인프라 자체는 공통적으로 인정하시는 편입니다.

만약 석사 취업을 생각하게 된다면 겨울부터 코테 공부를 비롯한 취업 준비를 시작해야 할 것 같아서 이 시점에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학부 때의 활동이 개별연구와 랩인턴에 치우쳐 있어 개발 경험은 많이 부족한 편입니다.

이에 선배님들은 어떤 생각으로 박사과정에 진학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비판적인 댓글도 달게 받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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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개

2024.11.09

카에서 학석 중이면 여기 말고 학부 동기, 선배, 또는 과고나 영재교 나왔으면 고교 선배한테 가서 상담 해보세요.

인생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데 해서 재밌는거 하면서 살면 좋고 안 되면 잘 하는 거라도 해야죠.

연구가 원래 ‘공부’랑은 좀 다르죠. 그래도 개발보단 공부에 가깝습니다. 재미난 거, 궁금한 거, 찾아보세요.

2024.11.09

과고, 서울공대 나온 옛날학번인데, 고등학교 동기들 중 공부 좀 한다 하는 친구들 중 상당수가 의치약전 변리사 로스쿨 등으로 엄청 빠졌지요. 그래도 그 중 일부는 이공계에 남아서 박사따고 학계에 남아있는데, 고교시절부터 탑이었던 친구들도 있고 중간정도 가던 친구도 있죠. 만나서 얘기해보면 박사 따거나 학계에 남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진리탐구에 큰 가치를 두고 있는 것 같아요.

잘나가는 AI 분야 전공자도 있고 좀 마이너한 수학이나 기계, 화공 등 다양하게 분포해있는데, 각자 분야가 무엇이든 자기 분야에 대한 저마다의 철학과 소신이 있고, 그것을 증명하고자 노력하는 친구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다들 박사학위 받을 무렵쯤에 포지셔닝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걱정을 많이 하게 되긴 합니다. 학위 주제 선정과 더불어 박사과정의 주된 고민이지요. 피할 수 없어요. 하지만 그래도 수월성 교육 잘 받고, 학위도 잘 마칠만큼 저력있는 친구들이 그 단계에서 고꾸라지는 것은 본 적 없어요. 어떻게든 하고싶은 분야 연구 하면서 살 길 찾아냅니다.

2024.11.10

별거 없습니다. 지금 연구하는게 재미있고, 연구는 산업계에서 일하는거랑 다르게 일한 성과가 제 이름으로 남기 때문에 보람도 더 크게 느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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