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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이 수정되지 않는 박제글입니다.

현직 약사 진로를 바꾸고 싶습니다. (긴글주의)

2023.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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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34세의 현 약국 약사입니다.

일단 저는 어릴때부터 막연하게 생물학자가 꿈이었어요.
뭐 구체적으로 뭘 해야지 하는건 아니었지만
워낙 주변 생물들에 대한 관심도 많았고
이런 저런 생물들 키우는 것도 많이 했고
너무 재미있어서 이런 저런 지식들도 많았고.
왜 연구소같은 곳에서 연구하면서
바깥에 채집도 나가고 연구도 하고 뭐 그런
크면 당연히 그렇게 살게 될 줄 알았어요.

그런데 대학갈때 되니까 생물학과 갈 성적도 안나오고
그냥그냥 일단은 성적 맞춰서 고대 낮은 학과 들어갔는데
일단 가서 생물학 복전 해서 생물학자 할 생각이었죠.

거기서 겪은 일련의 일들과 군대생활을 거치며
일단 사회적으로 무시받지 않고 돈도 좀 벌 수 있는게 중요하다는걸 깨달아서
당장 빨리 그리고 쉽게 할 수 있는게 약대가는거라 그리로 갔죠.. 약사가 하고싶다는건 아니었고.. 그리고 그당시에는 딱히 생물학에 관한 관심도 잃었었으니까..

막상 갔는데 약사가 너무 하기 싫은거에요.
이런 저런 진로를 많이 기웃거렸죠. 실제로 졸업하고 취업 안하고 고시공부를 하기도 했고요.
결론적으로는 다 잘 안되고 결국 약국으로 왔습니다.ㅎ
돈 많이주는건 좋데요.

그런데..
평생 이렇게 비닐봉투 20원으로 욕먹으면서 보람없이 살 자신은 없네요.
약의 전문가?
며칠전엔 식전당뇨약을 식전약이라고 설명하고 보내줬는데
전화와서는 지금까지 쭉 식후에 먹었는데 너 등신이냐고 컴플레인 들어오고
위에서는 컴플레인 안 받게 자세히 설명하지 말고 대충 하고 보내라고 쿠사리나 먹고..
아무리 자기합리화 해봐도 남는것은 허망함뿐..
졸업후 7년 지난 지금 나를 되돌아보니 남은것은 텅 빈 머릿속과 적당한 언변 지친 몸뚱아리밖에 안남았네요.

못해먹겠어요.

와이프 친구중에 설대 농대나와서 농업연구센터 연구사 하는 동생이 있는데..
성향이 저랑 상당히 비슷하거든요.
농작물 관련 해충 이런 쪽 하는데 일하는거 출장가고 밭에나가고 연구하고 벌레키우고 이야기 들으면서 참 부럽다는 생각을 했어요.

와이프도 그러더라구요.
저도 그런걸 하면 정말 재미있게 살텐데 어떻겠냐구.

하여 여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해양생물을 가장 즐겁게 느껴서
수산과학원 이런 쪽에서 일하면 재미있지 않을까 합니다만..

이제와서 자연대 코스 밟고 그쪽으로 진로 밟는게 가능할까요?
사실 저는 연구사 그 친구가 참 잘풀린 케이스가 아닐까 궁금하거든요.
하도 자연대쪽 먹고살기 힘들다 하는 소리를 학생때부터 들어와서, 잘 된 케이스 하나만 보고 환상을 꿈꾸는게 아닐까 싶어서요.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든 약국은 떠날 마음은 확고합니다만
실제로 자연대 나온 현직자들은 자신이 선택한 길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짧고 막연한 질문을 위해서 주저리 주저리 긴 글 써서 죄송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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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4개

2023.09.05

좋은 직장 내비두고 다른 길을 모색하는 것이 굉장히 힘든 일인데, 어떤 길을 가시든 응원합니다

대댓글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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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06

누적 신고가 20개 이상인 사용자입니다.

프로스트가 쓴 가지 않은 길 이라는 시가 떠오르네요 ㅎㅎ
누구나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은 평생 남기 마련이죠.
그런데, 그런 말도 있잖아요
잘하는 것은 업으로,
좋아하는 것은 취미로...

요즘 시대에 호구지책이 중요하니 업은 업으로 잘 지키시고 취미 생활한다는 생각으로 자연대 코스 한 번 밟아보세요. 어차피 공부 좋아하는 사람은 공부 평생하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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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06

뭐 늦은 나이긴 하지만 도전한다면 언제든 가능한 업계라고 봅니다 해양과학은...
만약 수산과학원을 준비하신다면 약학계열인 수산생명의학과나 이쪽을 준비하셔서 석사 박사 후 도전하시는게 어떨까 하네요.
하지만 이쪽 업계가 굉장히 판도 좁고 사람도 적게 뽑아서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페이도 생각보다 낮은 편이구요. 저도 어류를 전공하면서 재미있는게 많은데(어류 사육이라던가) 실제로 미래엔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대댓글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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